해고 노동자들의 눈물…회장은 ‘돈벼락’·직원들은 ‘날벼락’

입력 2020.10.15 (21:43) 수정 2020.10.1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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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입니다.

그제부터 이틀간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임 데이'라는 연례 할인행사를 열었는데, 업계에선 75억 달러에서 최대 90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규몹니다.

안그래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아마존이 전염병 대유행 시대를 맞아 이른바 초대박이 난 것입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는 7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미국에서 올해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입니다.

2분기 매출이 889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40% 늘었습니다.

성장세가 아주 무섭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이렇게 잘 나가는데, 이 회사의 전, 현직 노동자들은 미국 전역을 돌며 회사가 부당하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프라임데이 보이콧 운동까지 했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그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의 뉴욕 집 앞에서 아마존 전, 현직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5년간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했던 크리스 씨는 지난 3월, 다른 직원 4명과 함께 해고됐습니다.

회사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겨서라고 했지만, 크리스 씨 생각은 다릅니다.

[크리스 스몰스/아마존 해고 노동자 : "그때는 마스크, 세정제 같은 게 없었어요. 아픈 직원들이 많아졌는데, 나는 창고 관리자로서 회사측에 뭔가를 말해야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일하던 스테이튼아일랜드 물류 창고 앞에서 시위를 했죠. 시위 두 시간 후에 해고됐어요."]

곧바로 해고 무효 소송을 냈고, 회사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일곱 달째 시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L.A, 뉴욕 등 미국 곳곳에 있는 베이조스 회장 집 앞에 섭니다.

아마존 주가가 급등하면서 베이조스 회장의 자산은 1년 전보다 60%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세계 1위 부잡니다.

7월엔 우리 돈으로 하루 15조 원을 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급 30달러, 코로나19 위험수당, 그리고 해고 직원 복직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꿈쩍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데릭 파머/현 아마존 물류 창고 직원 : "(우리의 요구를)거부하는 1조 달러짜리 회사에요. 용납이 안 됩니다. 우리는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그들이 우리 얘기에 귀 기울이고, 동의할 때까지 계속해 나갈 겁니다."]

아마존은 이달 초, 뒤늦게 사내 코로나19 감염 실태를 공개했습니다.

지난달까지 2만 명에 육박하는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걸렸는데, 감염률이 미국 평균보다 낮은 1.5%라며, 큰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크리스 스몰스/아마존 해고 노동자 : "우리는 아플 때마다 쉴 권리를 갖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보수를 받을 자격이 있어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미 연방정부는 '필수노동 분야'를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필수노동자들을 '어떻게 대우해야 한다', 이런 규정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최소한의 하한선은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존 같은 거대 필수 사업장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대목입니다.

[로라 페딘/전국고용법률회의 선임 변호사 : "(아마존은) 정말로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힘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힘은 영원할 수도 있죠. 노동자들에게 좋은 수준의 임금을 주고, 건강과 안전 기준을 시행하는데 쓰여야 합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은 연말연시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해 앞으로 10만 명을 더 채용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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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고 노동자들의 눈물…회장은 ‘돈벼락’·직원들은 ‘날벼락’
    • 입력 2020-10-15 21:43:50
    • 수정2020-10-15 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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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입니다.

그제부터 이틀간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임 데이'라는 연례 할인행사를 열었는데, 업계에선 75억 달러에서 최대 90억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규몹니다.

안그래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아마존이 전염병 대유행 시대를 맞아 이른바 초대박이 난 것입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는 7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미국에서 올해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입니다.

2분기 매출이 889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40% 늘었습니다.

성장세가 아주 무섭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이렇게 잘 나가는데, 이 회사의 전, 현직 노동자들은 미국 전역을 돌며 회사가 부당하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프라임데이 보이콧 운동까지 했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그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의 뉴욕 집 앞에서 아마존 전, 현직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5년간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일했던 크리스 씨는 지난 3월, 다른 직원 4명과 함께 해고됐습니다.

회사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겨서라고 했지만, 크리스 씨 생각은 다릅니다.

[크리스 스몰스/아마존 해고 노동자 : "그때는 마스크, 세정제 같은 게 없었어요. 아픈 직원들이 많아졌는데, 나는 창고 관리자로서 회사측에 뭔가를 말해야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일하던 스테이튼아일랜드 물류 창고 앞에서 시위를 했죠. 시위 두 시간 후에 해고됐어요."]

곧바로 해고 무효 소송을 냈고, 회사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일곱 달째 시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L.A, 뉴욕 등 미국 곳곳에 있는 베이조스 회장 집 앞에 섭니다.

아마존 주가가 급등하면서 베이조스 회장의 자산은 1년 전보다 60%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세계 1위 부잡니다.

7월엔 우리 돈으로 하루 15조 원을 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급 30달러, 코로나19 위험수당, 그리고 해고 직원 복직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꿈쩍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데릭 파머/현 아마존 물류 창고 직원 : "(우리의 요구를)거부하는 1조 달러짜리 회사에요. 용납이 안 됩니다. 우리는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그들이 우리 얘기에 귀 기울이고, 동의할 때까지 계속해 나갈 겁니다."]

아마존은 이달 초, 뒤늦게 사내 코로나19 감염 실태를 공개했습니다.

지난달까지 2만 명에 육박하는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걸렸는데, 감염률이 미국 평균보다 낮은 1.5%라며, 큰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크리스 스몰스/아마존 해고 노동자 : "우리는 아플 때마다 쉴 권리를 갖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보수를 받을 자격이 있어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미 연방정부는 '필수노동 분야'를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필수노동자들을 '어떻게 대우해야 한다', 이런 규정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최소한의 하한선은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존 같은 거대 필수 사업장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대목입니다.

[로라 페딘/전국고용법률회의 선임 변호사 : "(아마존은) 정말로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힘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힘은 영원할 수도 있죠. 노동자들에게 좋은 수준의 임금을 주고, 건강과 안전 기준을 시행하는데 쓰여야 합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은 연말연시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해 앞으로 10만 명을 더 채용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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