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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올겨울 ‘최강한파’ 오고 ‘최악’ 미세먼지 피해 갈까?
입력 2020.10.23 (16:22) 수정 2020.10.23 (19:02) 취재후

하루 사이에 공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어제(22일)는 황사가 밀려와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았다면 오늘(23일)은 차가운 북서풍 덕분에 공기가 깨끗해진 반면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산지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때 이른 추위는 내일 절정에 이른 뒤 누그러지겠는데요. 그러나 동시에 미세먼지 걱정이 시작됐습니다.

■'삼한사미'의 악몽? 다시 찾아온 '미세먼지'의 계절

이번 추위가 물러간 뒤 다음 주 또다시 대기 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한사미'라는 말 기억하시죠? 3일 추웠다가 4일은 추위가 누그러지며 미세먼지가 찾아온다는 뜻의 신조어인데요.
그동안 누려왔던 쾌청한 하늘을 이제는 포기해야 할까요?

[연관기사] 중국서 밀려온 가을 황사, ‘미세먼지와 전쟁’ 또?


가을은 전형적으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시기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복사냉각에 의해 지면의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대기가 굉장히 안정돼있는, 그러니까 역전층이 자주 만들어지는 계절이기도 한데요.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풍이 자주 불어오며 중국발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데다가 대기 중에 오래 정체할 수 있는 기압계가 만들어집니다.

■여름 '강수' 세정 효과, '코로나19' 효과 끝났다

22일 서울에는 지난 5월 11일 이후 165일 만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나쁨' 단계로 다시 악화된 것은 지난 7월 2일 이후 110일 만이었는데요. 여름은 비가 많이 내리고 남동풍이 자주 불어 미세먼지 농도가 1년 중 가장 낮은 계절입니다.


특히 올해 여름은 역대 최장 장마에 태풍 3개가 연이어 오면서 강수가 잦았죠. 대기 질이 깨끗할 수밖에 없었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가을로 접어들며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뚜렷한 계절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10월, 11월이 되면 전반적으로 미세먼지의 계절이 다가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기상학적 요인을 제외하고도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이맘때 중국에서 석탄 난방이 시작되며 오염물질 배출량이 크게 증가하고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효과도 거의 사라졌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2월까지만 해도 중국의 봉쇄 조치의 영향으로 오염물질 배출량이 확연히 줄었지만,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며 다시 예전 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은 가을에도 대기가 정체된 가운데 남풍이나 남서풍이 불면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 겨울 최강 한파? "기록적 미세먼지 가능성은 낮을 듯 "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는 늦가을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겨울과 초봄까지 고농도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앞서 말씀드린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대기 질이 악화되는 날이 최근 잦아졌는데요. 겨울에는 차라리 추운 게 미세먼지보다 낫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이번 겨울은 특히 코로나19와 함께 견뎌야 하는 엄혹한 시기이기도 한데요.

예상욱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는 겨울철 기온과 관련이 있는데 올겨울의 경우 기록적인 고농도 미세먼지가 찾아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 겨울에 강한 한파가 닥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먼저 적도 동태평양의 상황을 보면 현재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점선으로 보이는 적도 부근 푸른색으로 표시된 해역에서 평년보다 1.5도가량 수온이 떨어져 있는데요. 라니냐 시기가 되면 동아시아 몬순이 강화되며 우리나라에 찬 북서풍이 강하게 부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기 순환이 활발해지며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겨울 추위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도 강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재 몽골 북부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에 평년보다 많은 눈이 쌓였기 때문인데요. 시간이 갈수록 눈이 햇볕을 반사하며 냉각 효과가 커지고 시베리아 고기압을 한층 발달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북극 해빙 역시 지난 9월 역대 2번째로 많은 녹은 뒤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북극의 얼음이 많이 녹은 상태가 지속되면 북극 주변을 돌고 있던 제트기류가 구불구불 사행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동아시아에 북극의 찬 공기를 몰고 올 수 있다고 예 교수는 말했습니다.


■이번 겨울, "대기 순환 원활하겠지만, 변동성도 존재"

남은 변수는 있습니다. 예 교수는 이번 겨울은 대기 순환 자체가 원활할 것으로 보이지만 변동성 역시 존재한다며 현재 북대서양 지역의 표층 수온이 굉장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을 꼽았습니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의 몬순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정반대의 작용을 한다는 겁니다.

정리해보면 이번 겨울은 한파를 몰고 오는 동아시아 몬순, 그러니까 북서 계절풍의 강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규모 기후요소들이 혼재돼있는 상황인데요. 여러 요소들이 합쳐지면서 서로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는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추운 겨울을 몰고 올 시그널이 우세해 보입니다. 최근 겨울이 기록적으로 따뜻했기 때문에 한파가 닥쳐올 겨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또 겨울이 춥다고 해도 한 달 내내 추울 수는 없습니다. 추위가 누그러지면 어김없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어 다시 강도 높은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입니다.
  • [취재후] 올겨울 ‘최강한파’ 오고 ‘최악’ 미세먼지 피해 갈까?
    • 입력 2020-10-23 16:22:23
    • 수정2020-10-23 19:02:00
    취재후

하루 사이에 공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어제(22일)는 황사가 밀려와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았다면 오늘(23일)은 차가운 북서풍 덕분에 공기가 깨끗해진 반면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산지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때 이른 추위는 내일 절정에 이른 뒤 누그러지겠는데요. 그러나 동시에 미세먼지 걱정이 시작됐습니다.

■'삼한사미'의 악몽? 다시 찾아온 '미세먼지'의 계절

이번 추위가 물러간 뒤 다음 주 또다시 대기 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한사미'라는 말 기억하시죠? 3일 추웠다가 4일은 추위가 누그러지며 미세먼지가 찾아온다는 뜻의 신조어인데요.
그동안 누려왔던 쾌청한 하늘을 이제는 포기해야 할까요?

[연관기사] 중국서 밀려온 가을 황사, ‘미세먼지와 전쟁’ 또?


가을은 전형적으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시기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복사냉각에 의해 지면의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대기가 굉장히 안정돼있는, 그러니까 역전층이 자주 만들어지는 계절이기도 한데요.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풍이 자주 불어오며 중국발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데다가 대기 중에 오래 정체할 수 있는 기압계가 만들어집니다.

■여름 '강수' 세정 효과, '코로나19' 효과 끝났다

22일 서울에는 지난 5월 11일 이후 165일 만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나쁨' 단계로 다시 악화된 것은 지난 7월 2일 이후 110일 만이었는데요. 여름은 비가 많이 내리고 남동풍이 자주 불어 미세먼지 농도가 1년 중 가장 낮은 계절입니다.


특히 올해 여름은 역대 최장 장마에 태풍 3개가 연이어 오면서 강수가 잦았죠. 대기 질이 깨끗할 수밖에 없었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가을로 접어들며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는 뚜렷한 계절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10월, 11월이 되면 전반적으로 미세먼지의 계절이 다가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기상학적 요인을 제외하고도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이맘때 중국에서 석탄 난방이 시작되며 오염물질 배출량이 크게 증가하고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효과도 거의 사라졌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2월까지만 해도 중국의 봉쇄 조치의 영향으로 오염물질 배출량이 확연히 줄었지만,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며 다시 예전 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은 가을에도 대기가 정체된 가운데 남풍이나 남서풍이 불면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 겨울 최강 한파? "기록적 미세먼지 가능성은 낮을 듯 "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는 늦가을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겨울과 초봄까지 고농도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앞서 말씀드린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대기 질이 악화되는 날이 최근 잦아졌는데요. 겨울에는 차라리 추운 게 미세먼지보다 낫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이번 겨울은 특히 코로나19와 함께 견뎌야 하는 엄혹한 시기이기도 한데요.

예상욱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는 겨울철 기온과 관련이 있는데 올겨울의 경우 기록적인 고농도 미세먼지가 찾아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 겨울에 강한 한파가 닥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먼저 적도 동태평양의 상황을 보면 현재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점선으로 보이는 적도 부근 푸른색으로 표시된 해역에서 평년보다 1.5도가량 수온이 떨어져 있는데요. 라니냐 시기가 되면 동아시아 몬순이 강화되며 우리나라에 찬 북서풍이 강하게 부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기 순환이 활발해지며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겨울 추위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도 강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재 몽골 북부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에 평년보다 많은 눈이 쌓였기 때문인데요. 시간이 갈수록 눈이 햇볕을 반사하며 냉각 효과가 커지고 시베리아 고기압을 한층 발달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북극 해빙 역시 지난 9월 역대 2번째로 많은 녹은 뒤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북극의 얼음이 많이 녹은 상태가 지속되면 북극 주변을 돌고 있던 제트기류가 구불구불 사행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동아시아에 북극의 찬 공기를 몰고 올 수 있다고 예 교수는 말했습니다.


■이번 겨울, "대기 순환 원활하겠지만, 변동성도 존재"

남은 변수는 있습니다. 예 교수는 이번 겨울은 대기 순환 자체가 원활할 것으로 보이지만 변동성 역시 존재한다며 현재 북대서양 지역의 표층 수온이 굉장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을 꼽았습니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의 몬순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정반대의 작용을 한다는 겁니다.

정리해보면 이번 겨울은 한파를 몰고 오는 동아시아 몬순, 그러니까 북서 계절풍의 강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규모 기후요소들이 혼재돼있는 상황인데요. 여러 요소들이 합쳐지면서 서로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는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추운 겨울을 몰고 올 시그널이 우세해 보입니다. 최근 겨울이 기록적으로 따뜻했기 때문에 한파가 닥쳐올 겨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또 겨울이 춥다고 해도 한 달 내내 추울 수는 없습니다. 추위가 누그러지면 어김없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어 다시 강도 높은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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