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바꿀 보험업법…통과는 ‘불투명’

입력 2020.10.26 (21:26) 수정 2020.10.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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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7년, 이건희 회장 취임 당시 삼성전자의 매출은 2조 4천억 원.

30년 뒤인 지난해 말엔 230조 4천억 원, 100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이 숫자가 이건희 회장의 업적이라면, 이제 관심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은 어떤 모습이 될까'입니다.

우리 수출의 5분의 1을 책임지는 삼성, 하지만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등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관련 재판들도 그렇지만, 여권에서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 등 법적 변수들도 삼성의 앞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삼성전자.

삼성생명이 지분 8.51%를 갖고 있습니다.

시장 가치로 환산하면, 삼성생명 총자산의 10%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때 총자산의 3%를 넘기지 못하게 합니다.

삼성생명은 10%, 어떻게 가능할까.

계산법 때문입니다.

보험사들은 자산에 포함된 주식을 시장 가격이 아닌 취득 가격으로 평가합니다.

삼성생명도 전자 주식을 취득가로 계산하면 5천억 원대, 총자산의 0.2%도 안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취득가가 아닌 시장 가격을 쓰도록 하겠다는 게 보험업법 개정안입니다.

법이 개정되면 생명과 화재는 전자 주식 24조 원 어치를 팔아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총수 일가 측 지분은 기존 21%에서 14%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안상희/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 : "(총수) 지배력이 많이 약화될 것은 뻔한 거 같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좀 더 불투명해질 수 있는 점이 있지 않을까."]

개정안을 발의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보험 계약자의 돈이 들어간 주식으로 총수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게 옳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김경래의 최강시사' 출연 : "지금까지 이것을 그냥 유지토록 해주었던 것 자체가 특혜예요. 다른 보험업자, 기업들도 똑같이 하겠다고 그러면 어쩌겠습니까?"]

이에 대해 생명보험협회는 "계열사 투자 한도를 규제하는 나라는 우리와 일본뿐"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 소위에 계류 중입니다.

소위위원인 국민의 힘 윤창현 의원도 "삼성전자 주식이 대량으로 시장에 나오면 충격이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있어 실제 통과 여부는 미지숩니다.

KBS 뉴스 박대깁니다.

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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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지배구조 바꿀 보험업법…통과는 ‘불투명’
    • 입력 2020-10-26 21:26:17
    • 수정2020-10-26 22:05:07
    뉴스 9
[앵커]

1987년, 이건희 회장 취임 당시 삼성전자의 매출은 2조 4천억 원.

30년 뒤인 지난해 말엔 230조 4천억 원, 100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이 숫자가 이건희 회장의 업적이라면, 이제 관심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은 어떤 모습이 될까'입니다.

우리 수출의 5분의 1을 책임지는 삼성, 하지만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등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관련 재판들도 그렇지만, 여권에서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 등 법적 변수들도 삼성의 앞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삼성전자.

삼성생명이 지분 8.51%를 갖고 있습니다.

시장 가치로 환산하면, 삼성생명 총자산의 10%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때 총자산의 3%를 넘기지 못하게 합니다.

삼성생명은 10%, 어떻게 가능할까.

계산법 때문입니다.

보험사들은 자산에 포함된 주식을 시장 가격이 아닌 취득 가격으로 평가합니다.

삼성생명도 전자 주식을 취득가로 계산하면 5천억 원대, 총자산의 0.2%도 안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취득가가 아닌 시장 가격을 쓰도록 하겠다는 게 보험업법 개정안입니다.

법이 개정되면 생명과 화재는 전자 주식 24조 원 어치를 팔아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총수 일가 측 지분은 기존 21%에서 14%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안상희/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 : "(총수) 지배력이 많이 약화될 것은 뻔한 거 같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좀 더 불투명해질 수 있는 점이 있지 않을까."]

개정안을 발의한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보험 계약자의 돈이 들어간 주식으로 총수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게 옳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김경래의 최강시사' 출연 : "지금까지 이것을 그냥 유지토록 해주었던 것 자체가 특혜예요. 다른 보험업자, 기업들도 똑같이 하겠다고 그러면 어쩌겠습니까?"]

이에 대해 생명보험협회는 "계열사 투자 한도를 규제하는 나라는 우리와 일본뿐"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 소위에 계류 중입니다.

소위위원인 국민의 힘 윤창현 의원도 "삼성전자 주식이 대량으로 시장에 나오면 충격이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있어 실제 통과 여부는 미지숩니다.

KBS 뉴스 박대깁니다.

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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