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이상 반응 신고하라더니…현장 대응체계 ‘혼선’

[앵커]

최근 독감 백신과 관련한 논란들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 매뉴얼에는 이상 반응이 의심될 경우, 지역 보건소에 즉시 신고하게 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뒤 두통과 설사 증상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75살 A 씨,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혈액검사와 CT 촬영 등을 했습니다.

검사 결과 독감 백신 이상 반응은 아니었지만, 60만 원가량을 내야 했습니다.

[A씨/음성변조 : "원래는 안 아팠는데 이번에 맞고 나니 그날부터 아파서... 설명도 없이 가자 하는 대로 다 따라 다니고 했더니 다 하고 났더니 돈이 저만큼 많이 나왔다니까요."]

질병관리청이 마련한 독감백신 이상 반응 대응 매뉴얼에는 이상 반응을 진단 또는 검안할 경우 의료기관은 지체 없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하고, 이후 매뉴얼에 따라 관련 검사를 진행해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해당 병원에서는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임의로 고가의 검사를 진행해 A 씨에게 치료비를 청구한 겁니다.

병원 측은 이 같은 지침이 있는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병원만 (매뉴얼이) 없는 게 아니고 병원에서 직접 신고하라는 지침이 보건소에서 내려온 거나 이런 게 없고, 인과관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환자 본인이 신고하는 거로."]

질병관리청도 매뉴얼이 현장에 전달됐는지,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음성변조 : "배포를 했을텐데요. 관리 감독은 되고 있지 않을까요? 배포 프로세스를 (확인해보겠습니다)."]

독감 백신 이상 반응 신고가 전국적으로 천 건을 넘어서며 국민 불안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보다 꼼꼼한 대응 체계 구축과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인푸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