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전세소멸론’…“급격한 월세화 없다”

입력 2020.10.30 (21:17) 수정 2020.10.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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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 시대가 가고, 월세 세상이 온다.

전세난이 심각할 때마다 대책을 바라는 시민들에게 정치권은 때로 이렇게 답해왔습니다.

전 세계에 우리만 있다는 전세 제도, 다주택 보유를 쉽게 하는 부작용도 있지만, 서민들에게는 집 장만을 위한 사다리 역할을 해왔죠.

그래서 전세가 사라질 거란 전망은 특히 내 집 장만을 꿈꾸는 분들의 마음을 더 답답하게 할 겁니다.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가을 이사철과 함께 찾아온 전세난 때문에 전세 소멸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겁습니다.

전세 계속 남아있을 수 있을까요?

먼저 이지윤 기자가 진단해봤습니다.

[리포트]

3천8백 세대 규모의 서울의 아파트 단지입니다.

이번 달 정부에 신고된 임대 계약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월세나 반전세가 전세보다 오히려 많았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순수전세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부동산 중개인/음성변조 : "전세가 씨가 말랐어요. 요즘에 너무 없어서. 두 개밖에 없어요. 24평(전용면적59㎡)이."]

이렇게 전세 물건이 줄면서 월세 전환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전혀 다릅니다.

통계로 보면 최근 아파트 전세 거래는 오히려 계속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4년 전부터 전세와 월세 비율은 4:6 정도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며 장기적인 전세 소멸론도 반박했습니다.

충분한 자기 자본 없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가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갭투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담긴 6·17 대책이 나온 뒤에도 3명 중 1명은 전세금을 끼고 집을 샀을 정도입니다.

68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전세 보증금을 한꺼번에 돌려줄 수 있는 집주인이 많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함영진/직방 빅데이터랩장 :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능력이 되면 가능하겠지만 요새 전세자금대출강화라든지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강화로 무조건 대출로 해결해서 보증금 내주긴 쉽지 않거든요."]

다만 대부분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의 10% 정도는 당장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돼 반전세 전환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또, 저금리 상황이 길어지고 보유세 증가로 집주인의 부담이 늘면서 반전세나 월세 선호 현상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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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불거진 ‘전세소멸론’…“급격한 월세화 없다”
    • 입력 2020-10-30 21:17:47
    • 수정2020-10-30 22: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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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 시대가 가고, 월세 세상이 온다.

전세난이 심각할 때마다 대책을 바라는 시민들에게 정치권은 때로 이렇게 답해왔습니다.

전 세계에 우리만 있다는 전세 제도, 다주택 보유를 쉽게 하는 부작용도 있지만, 서민들에게는 집 장만을 위한 사다리 역할을 해왔죠.

그래서 전세가 사라질 거란 전망은 특히 내 집 장만을 꿈꾸는 분들의 마음을 더 답답하게 할 겁니다.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가을 이사철과 함께 찾아온 전세난 때문에 전세 소멸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겁습니다.

전세 계속 남아있을 수 있을까요?

먼저 이지윤 기자가 진단해봤습니다.

[리포트]

3천8백 세대 규모의 서울의 아파트 단지입니다.

이번 달 정부에 신고된 임대 계약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월세나 반전세가 전세보다 오히려 많았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순수전세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부동산 중개인/음성변조 : "전세가 씨가 말랐어요. 요즘에 너무 없어서. 두 개밖에 없어요. 24평(전용면적59㎡)이."]

이렇게 전세 물건이 줄면서 월세 전환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전혀 다릅니다.

통계로 보면 최근 아파트 전세 거래는 오히려 계속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4년 전부터 전세와 월세 비율은 4:6 정도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며 장기적인 전세 소멸론도 반박했습니다.

충분한 자기 자본 없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가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갭투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담긴 6·17 대책이 나온 뒤에도 3명 중 1명은 전세금을 끼고 집을 샀을 정도입니다.

68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전세 보증금을 한꺼번에 돌려줄 수 있는 집주인이 많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함영진/직방 빅데이터랩장 :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능력이 되면 가능하겠지만 요새 전세자금대출강화라든지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강화로 무조건 대출로 해결해서 보증금 내주긴 쉽지 않거든요."]

다만 대부분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의 10% 정도는 당장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돼 반전세 전환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또, 저금리 상황이 길어지고 보유세 증가로 집주인의 부담이 늘면서 반전세나 월세 선호 현상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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