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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재보궐 공천’ 당원투표에 쏟아지는 비판
입력 2020.11.01 (06:00) 취재K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재보궐선거 공천 수순을 공식화한 이후,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했던 발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10월, 경남 고성군수 재선거 유세 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고성군 선거는 새누리당 전임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되는 바람에 치러지게 된 선거입니다. 이 재선거 하는데 예산만 수십억 원 됩니다. 우리 고성군민들이 부담해야 할 돈입니다. 그랬으면 새누리당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책임집니까? 후보 내지 말아야죠. 우리 당에서는 이번 재보선에서 우리 당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지역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았습니다. 책임지는 것이죠.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여기 고성에서 무책임하게 또다시 후보를 내놓고 또 표를 찍어달라고 합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어제(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뉴스 캡처를 공유하며 이렇게 썼습니다.

"민주당의 새 당헌 제1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다."

민주당의 당헌 개정에 대한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5년 전 "우리 당의 잘못으로 인한 선거엔 후보를 내지 않겠다"던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지금은 "후보를 내는 것이 공당의 도리"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5년 동안 무슨일이 있었나?

▲2015년 9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안 당 중앙위 의결: '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재보궐 선거의 원인을 제공할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안 당헌에 반영.

▲2020년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 오 전 시장, 사퇴 기자회견에서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언급.

▲2020년 7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박 전 시장, 사망 하루 전 서울시청 소속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함.

▲2020년 10월
더불어민주당 당원투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잘못으로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에도 당원투표를 통해 공천할 수 있도록 하는 당헌 개정안이 안건.

▲2021년 4월 (예정)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후안무치"…오늘은 '긴급 기자회견'

야당인 국민의힘은 "그럴 줄 알았다" 면서도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를 부각하면서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공당의 도리"라면서 공천 수순을 공식화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온갖 비양심은 다 한다"며 "천벌이 있을 지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지난달 30일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무신불립'(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재보궐선거 후보를 안 내는 게 (피해자에 대한) 가장 제대로 된 사죄"라고 지적했습니다.

주말이었던 어제(31일)는 김예령 대변인이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목소리로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아야 도리 아니냐'고 외치던 장면이 생생하다"며 "문 대통령의 응답이 필요하다"고 논평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민주당 공천 이슈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1일)도 국회에서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재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집중 규탄합니다.

정의당 류호정 "민주당 비겁해"..피해 여성 "무엇을 사과한 것이냐"

정의당도 민주당에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류호정 의원은 지난달 30일, '공천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이낙연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해괴한 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째서 집권당은 두 전직 대표의 책임정치를 곡해하고 내로남불의 덫에 제 발로 들어가는 것인가”라며 “비겁한 결정을 당원의 몫으로 남겼으니 민주당은 비겁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도 같은 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내년 재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인사의 성비위 문제로 치러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바로 당원 총 투표에 부쳐 당헌을 개정하겠다는 것이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의 피해자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피해 여성은 "이 대표가 당헌 개정 전 당원 투표를 밝히면서 '특히 피해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했는데, 피해자와 지원단체 등은 민주당으로부터 그 어떤 사과도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 "무엇에 대해 사과한다는 뜻이냐. 당 소속 정치인의 위력 성추행을 단속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지지자들의 2차 가해 속에 저를 방치하는 현실에 사과하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민주당, 조용히 당원 투표..공천 준비 본격화

민주당은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관련 언급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당원투표가 시작된 어제(31일) 이낙연 대표 의원실 트위터에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간 것 이외엔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오늘 당원투표가 끝나면 당헌 개정은 이번 주 중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내일 최고위원회에서 투표 결과가 보고되면, 당무위와 중앙위 의결을 거쳐 당헌이 개정됩니다. 이번 달 중순부터는 서울과 부산시장 후보 공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 민주 ‘재보궐 공천’ 당원투표에 쏟아지는 비판
    • 입력 2020-11-01 06:00:01
    취재K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재보궐선거 공천 수순을 공식화한 이후,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했던 발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10월, 경남 고성군수 재선거 유세 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고성군 선거는 새누리당 전임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되는 바람에 치러지게 된 선거입니다. 이 재선거 하는데 예산만 수십억 원 됩니다. 우리 고성군민들이 부담해야 할 돈입니다. 그랬으면 새누리당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책임집니까? 후보 내지 말아야죠. 우리 당에서는 이번 재보선에서 우리 당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지역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았습니다. 책임지는 것이죠.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여기 고성에서 무책임하게 또다시 후보를 내놓고 또 표를 찍어달라고 합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어제(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뉴스 캡처를 공유하며 이렇게 썼습니다.

"민주당의 새 당헌 제1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다."

민주당의 당헌 개정에 대한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5년 전 "우리 당의 잘못으로 인한 선거엔 후보를 내지 않겠다"던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지금은 "후보를 내는 것이 공당의 도리"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5년 동안 무슨일이 있었나?

▲2015년 9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안 당 중앙위 의결: '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재보궐 선거의 원인을 제공할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안 당헌에 반영.

▲2020년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 오 전 시장, 사퇴 기자회견에서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언급.

▲2020년 7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박 전 시장, 사망 하루 전 서울시청 소속 비서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함.

▲2020년 10월
더불어민주당 당원투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잘못으로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에도 당원투표를 통해 공천할 수 있도록 하는 당헌 개정안이 안건.

▲2021년 4월 (예정)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후안무치"…오늘은 '긴급 기자회견'

야당인 국민의힘은 "그럴 줄 알았다" 면서도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를 부각하면서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공당의 도리"라면서 공천 수순을 공식화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온갖 비양심은 다 한다"며 "천벌이 있을 지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지난달 30일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무신불립'(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재보궐선거 후보를 안 내는 게 (피해자에 대한) 가장 제대로 된 사죄"라고 지적했습니다.

주말이었던 어제(31일)는 김예령 대변인이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목소리로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아야 도리 아니냐'고 외치던 장면이 생생하다"며 "문 대통령의 응답이 필요하다"고 논평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민주당 공천 이슈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1일)도 국회에서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재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집중 규탄합니다.

정의당 류호정 "민주당 비겁해"..피해 여성 "무엇을 사과한 것이냐"

정의당도 민주당에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류호정 의원은 지난달 30일, '공천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이낙연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해괴한 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째서 집권당은 두 전직 대표의 책임정치를 곡해하고 내로남불의 덫에 제 발로 들어가는 것인가”라며 “비겁한 결정을 당원의 몫으로 남겼으니 민주당은 비겁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도 같은 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내년 재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인사의 성비위 문제로 치러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바로 당원 총 투표에 부쳐 당헌을 개정하겠다는 것이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의 피해자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피해 여성은 "이 대표가 당헌 개정 전 당원 투표를 밝히면서 '특히 피해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했는데, 피해자와 지원단체 등은 민주당으로부터 그 어떤 사과도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 "무엇에 대해 사과한다는 뜻이냐. 당 소속 정치인의 위력 성추행을 단속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지지자들의 2차 가해 속에 저를 방치하는 현실에 사과하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민주당, 조용히 당원 투표..공천 준비 본격화

민주당은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관련 언급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당원투표가 시작된 어제(31일) 이낙연 대표 의원실 트위터에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간 것 이외엔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오늘 당원투표가 끝나면 당헌 개정은 이번 주 중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내일 최고위원회에서 투표 결과가 보고되면, 당무위와 중앙위 의결을 거쳐 당헌이 개정됩니다. 이번 달 중순부터는 서울과 부산시장 후보 공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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