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줄 알았는데”…매몰 65시간 만에 구조된 3살 어린이

입력 2020.11.03 (12:39) 수정 2020.11.0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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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진으로 무너진 터키의 건물 잔해 속에서 3살 어린이가 매몰 65시간 만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구조대원은 숨진 듯 누워 있던 어린이가 갑자기 눈을 떴다며 감격했는데, 이 어린이는 병원에서도 씩씩한 모습을 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습니다.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건물 잔해 속에서 3살 여자 어린이 엘리프 페린첵이 발견된 건 지진이 일어난 지 만 사흘이 다 돼 가던 어제 오전.

얼굴에 먼지가 쌓인 채 잔해 사이 좁은 틈에 누워 있던 어린이는 처음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합니다.

[구조대원 : "엘리프가 반듯이 누워 있었어요. 숨진 줄 알고, 다른 대원에게 시신 가방을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구조대원이 얼굴을 만지자 이 어린이는 갑자기 눈을 뜨더니 대원의 손가락을 꼭 잡았습니다.

[구조대원 : "아이가 제 엄지를 잡는 순간 우리는 모두 놀라서 얼어 붙었습니다. 그리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매몰 65시간 만에 이뤄진 구조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이 어린이는 한쪽 눈이 심하게 붓고 얼굴에 상처가 난 상태였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림을 그리는 등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 어린이의 언니 역시 이틀 전 구조되면서 당찬 모습을 보였던 소녀였습니다.

[엘젬 페린첵/11살 언니 : "나는 괜찮아요. 발만 끼어 있었어요. 그 발이 엄청나게 아파요."]

이 가족은 엄마가 포기하지 않고 건물 잔해를 두드린 덕분에 구조대원들이 매몰 위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극적 구조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인명 피해 집계는 늘어 이번 터키 그리스 강진으로 인한 사망은 아흔 명, 부상은 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영상편집:박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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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줄 알았는데”…매몰 65시간 만에 구조된 3살 어린이
    • 입력 2020-11-03 12:39:07
    • 수정2020-11-03 12: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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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으로 무너진 터키의 건물 잔해 속에서 3살 어린이가 매몰 65시간 만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구조대원은 숨진 듯 누워 있던 어린이가 갑자기 눈을 떴다며 감격했는데, 이 어린이는 병원에서도 씩씩한 모습을 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습니다.

두바이 박석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건물 잔해 속에서 3살 여자 어린이 엘리프 페린첵이 발견된 건 지진이 일어난 지 만 사흘이 다 돼 가던 어제 오전.

얼굴에 먼지가 쌓인 채 잔해 사이 좁은 틈에 누워 있던 어린이는 처음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합니다.

[구조대원 : "엘리프가 반듯이 누워 있었어요. 숨진 줄 알고, 다른 대원에게 시신 가방을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구조대원이 얼굴을 만지자 이 어린이는 갑자기 눈을 뜨더니 대원의 손가락을 꼭 잡았습니다.

[구조대원 : "아이가 제 엄지를 잡는 순간 우리는 모두 놀라서 얼어 붙었습니다. 그리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매몰 65시간 만에 이뤄진 구조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이 어린이는 한쪽 눈이 심하게 붓고 얼굴에 상처가 난 상태였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림을 그리는 등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 어린이의 언니 역시 이틀 전 구조되면서 당찬 모습을 보였던 소녀였습니다.

[엘젬 페린첵/11살 언니 : "나는 괜찮아요. 발만 끼어 있었어요. 그 발이 엄청나게 아파요."]

이 가족은 엄마가 포기하지 않고 건물 잔해를 두드린 덕분에 구조대원들이 매몰 위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극적 구조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인명 피해 집계는 늘어 이번 터키 그리스 강진으로 인한 사망은 아흔 명, 부상은 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영상편집:박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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