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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탈환’ 속도 내는 김종인…금태섭·서민에도 ‘손짓’
입력 2020.11.03 (17:18) 취재K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보궐선거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로 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확정한 어제(2일), 김 위원장은 서울과 부산 지역 중진들을 연달아 만났습니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중진들과 소통을 통해 최근 불거진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겁니다.

어제 만찬 끝나고 퇴장하는 의원들어제 만찬 끝나고 퇴장하는 의원들

■ 김종인-중진 회동, 무슨 얘기 오갔나

김 위원장은 어제(2일) 부산지역 3선 이상 의원들과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과 이헌승·김도읍 의원, 그리고 김 위원장의 퇴진을 최근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5선 조경태 의원도 참석했습니다. 저녁에는 서울에 지역구를 둔 전·현직 의원들과 만났습니다. 현역 4선인 권영세·박진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김성태·김용태·이혜훈 전 의원 등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 중인 당 안팎 인사들이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정양석 사무총장 등 지도부도 합석했습니다.

일차적으론 김 위원장이 보궐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리더십을 다잡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보입니다. 재선의원 출신인 정양석 사무총장이 지난달 취임 직후 김 위원장에게 회동을 건의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과 부산 지역을 책임질 당사자들을 만나봐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중진들 사이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독선적’이라는 반발과 함께, 김 위원장 ‘퇴진론’도 뚜렷이 확산하는 중이었습니다. 지도부 내에서도 이런 리더십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면 보궐선거 준비 과정에서 비대위가 자주 흔들릴 수 있을 거란 위기론이 적잖이 제기됐습니다.

어제 회동에서 김 위원장은 중진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일단 효과는 괜찮아 보입니다. ‘반 김종인’ 대표격이었던 조경태 의원은 김 위원장과 오찬을 한 후 KBS와의 통화에서 “내가 비대위를 흔들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 김 위원장에게 소통에 신경을 써달라고 말했고, 앞으로 중진들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고 말했다”며, 한층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습니다.

쓴소리도 오가긴 했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김 위원장이 정치적 결정을 할 때 당내 의견을 충실히 수렴했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3선 의원 출신인 다른 원외 인사는 “‘시장 후보감이 안 보인다’는 말씀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매우 정중하게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취지가 잘못 전달된 말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주 후인 11월 중순쯤, 김 위원장과 서울 지역 전·현직 의원들과의 회동을 재추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 “시민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경선 문호 어디까지 개방?

김 위원장은 중진들에게 서울은 집값과 세금이, 부산은 경제 문제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거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이번 선거의 핵심 키워드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대폭 높이고 경선 문호도 더욱 개방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습니다. 중진들에게 경선 방향을 미리 알리고 협조를 구하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김 위원장은 만찬 후 기자들에게도 보궐선거 후보의 조건으로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를 꼽으며, 경선 규칙도 시민 의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거라고 답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침에 따라 국민의힘은 당원 조사와 일반 시민 여론조사를 50:50으로 합산하도록 한 기존 경선 규칙과 달리, 시민 여론조사 반영 비중을 최대 80%까지 대폭 높일 예정입니다.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규칙을 달리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보다 보수 지지세가 약한 서울에선 시민 여론조사 반영 비중을 더 높이는 방식입니다.

시민 여론조사 비중을 높이면, 인지도가 높고 보수 색채가 옅은 후보가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당내 경선에 관심이 낮았던 외부 인사들을 경선에 참여하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처럼 당원 50대 일반여론조사 50으로 경선하는 체제라면 새 인물을 영입하기 굉장히 힘들다”면서, “지금은 국민경선 100%를 해도 되는 상황이지만, 당원 의견을 아예 무시할 수 없으니 최적의 비율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당내 기득권을 갖춘 전·현직 의원들의 불만을 살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 경선 규칙이 확정되면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가 가능할지를 생각할 것이다. 후보 선출에서 잡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며 경선 승복을 에둘러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달 말 경선 규칙을 완성할 예정입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과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과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 금태섭·서민에도 손짓…‘반문(反文) 텐트’ 이번엔?

김 위원장과 중진들은 또 이른바 ‘반 문재인’ 세력 규합은 선거 승리의 필수 요건이라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거나(비문), 싫어하는(반문) 유권자를 전부 끌어모아야 이길 수 있다는 겁니다. 당내에선 당 소속 전현직 의원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당장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는 오는 11일 이른바 ‘조국 흑서’의 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를, 오는 18일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을 초빙해 강연을 열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이 국민의힘 연단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제 만찬 참석자인 B 의원은 “‘반문’ 빅텐트 언급까진 안 나왔지만, 지지층 결집과 함께 외연 확장을 해야 한다는 얘기들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반문’ 세력 규합은 2017년 대선 이후로 성공한 적이 없었습니다. 2017년 홍준표 전 대표가 대선에 나서 반문연대를 형성하자고 주장했지만 참패했고, 국민의힘은 이후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내리 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역 한 전직 의원은 “우리끼리 잔치를 치러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또 실패하면, 이번엔 정말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서울·부산 탈환’ 속도 내는 김종인…금태섭·서민에도 ‘손짓’
    • 입력 2020-11-03 17:18:58
    취재K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보궐선거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로 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확정한 어제(2일), 김 위원장은 서울과 부산 지역 중진들을 연달아 만났습니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중진들과 소통을 통해 최근 불거진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겁니다.

어제 만찬 끝나고 퇴장하는 의원들어제 만찬 끝나고 퇴장하는 의원들

■ 김종인-중진 회동, 무슨 얘기 오갔나

김 위원장은 어제(2일) 부산지역 3선 이상 의원들과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과 이헌승·김도읍 의원, 그리고 김 위원장의 퇴진을 최근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5선 조경태 의원도 참석했습니다. 저녁에는 서울에 지역구를 둔 전·현직 의원들과 만났습니다. 현역 4선인 권영세·박진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김성태·김용태·이혜훈 전 의원 등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 중인 당 안팎 인사들이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정양석 사무총장 등 지도부도 합석했습니다.

일차적으론 김 위원장이 보궐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리더십을 다잡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보입니다. 재선의원 출신인 정양석 사무총장이 지난달 취임 직후 김 위원장에게 회동을 건의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과 부산 지역을 책임질 당사자들을 만나봐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중진들 사이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독선적’이라는 반발과 함께, 김 위원장 ‘퇴진론’도 뚜렷이 확산하는 중이었습니다. 지도부 내에서도 이런 리더십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면 보궐선거 준비 과정에서 비대위가 자주 흔들릴 수 있을 거란 위기론이 적잖이 제기됐습니다.

어제 회동에서 김 위원장은 중진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일단 효과는 괜찮아 보입니다. ‘반 김종인’ 대표격이었던 조경태 의원은 김 위원장과 오찬을 한 후 KBS와의 통화에서 “내가 비대위를 흔들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 김 위원장에게 소통에 신경을 써달라고 말했고, 앞으로 중진들 의견을 잘 수렴하겠다고 말했다”며, 한층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습니다.

쓴소리도 오가긴 했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김 위원장이 정치적 결정을 할 때 당내 의견을 충실히 수렴했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3선 의원 출신인 다른 원외 인사는 “‘시장 후보감이 안 보인다’는 말씀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매우 정중하게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취지가 잘못 전달된 말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주 후인 11월 중순쯤, 김 위원장과 서울 지역 전·현직 의원들과의 회동을 재추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 “시민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경선 문호 어디까지 개방?

김 위원장은 중진들에게 서울은 집값과 세금이, 부산은 경제 문제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거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이번 선거의 핵심 키워드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대폭 높이고 경선 문호도 더욱 개방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습니다. 중진들에게 경선 방향을 미리 알리고 협조를 구하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김 위원장은 만찬 후 기자들에게도 보궐선거 후보의 조건으로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를 꼽으며, 경선 규칙도 시민 의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거라고 답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침에 따라 국민의힘은 당원 조사와 일반 시민 여론조사를 50:50으로 합산하도록 한 기존 경선 규칙과 달리, 시민 여론조사 반영 비중을 최대 80%까지 대폭 높일 예정입니다.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규칙을 달리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보다 보수 지지세가 약한 서울에선 시민 여론조사 반영 비중을 더 높이는 방식입니다.

시민 여론조사 비중을 높이면, 인지도가 높고 보수 색채가 옅은 후보가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당내 경선에 관심이 낮았던 외부 인사들을 경선에 참여하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처럼 당원 50대 일반여론조사 50으로 경선하는 체제라면 새 인물을 영입하기 굉장히 힘들다”면서, “지금은 국민경선 100%를 해도 되는 상황이지만, 당원 의견을 아예 무시할 수 없으니 최적의 비율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당내 기득권을 갖춘 전·현직 의원들의 불만을 살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 경선 규칙이 확정되면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가 가능할지를 생각할 것이다. 후보 선출에서 잡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며 경선 승복을 에둘러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달 말 경선 규칙을 완성할 예정입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과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과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 금태섭·서민에도 손짓…‘반문(反文) 텐트’ 이번엔?

김 위원장과 중진들은 또 이른바 ‘반 문재인’ 세력 규합은 선거 승리의 필수 요건이라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거나(비문), 싫어하는(반문) 유권자를 전부 끌어모아야 이길 수 있다는 겁니다. 당내에선 당 소속 전현직 의원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당장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는 오는 11일 이른바 ‘조국 흑서’의 저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를, 오는 18일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을 초빙해 강연을 열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이 국민의힘 연단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제 만찬 참석자인 B 의원은 “‘반문’ 빅텐트 언급까진 안 나왔지만, 지지층 결집과 함께 외연 확장을 해야 한다는 얘기들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반문’ 세력 규합은 2017년 대선 이후로 성공한 적이 없었습니다. 2017년 홍준표 전 대표가 대선에 나서 반문연대를 형성하자고 주장했지만 참패했고, 국민의힘은 이후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내리 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역 한 전직 의원은 “우리끼리 잔치를 치러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또 실패하면, 이번엔 정말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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