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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K] 11월 집중 ‘로드킬’…피해 줄이려면?
입력 2020.11.03 (19:56) 수정 2020.11.03 (20:02) 뉴스7(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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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2차선 도로를 달리던 차량 사이로 갑자기 흰 물체가 튀어나오더니, 순식간에 차량과 부딪힙니다.

또 다른 블랙박스 영상.

비 오는 도로 위,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차량 앞을 아슬아슬하게 내달립니다.

운전자가 가까스로 속력을 줄여 사고는 피했지만 보기만 해도 아찔한 순간입니다.

도로에서 동물들이 차에 치여 죽는 동물 찻길사고, '로드킬'.

로드킬 발생 건수가 한 해 평균 만 오천 건을 넘어선 가운데, 로드킬이 집중되는 11월, 운전자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송의근/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 : "작물들을 찾아서 동물들이 이동하다 보니까, 새끼가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동 거리가 길어지거든요. 도로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까 로드킬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특정 달이 있는 거고요."]

취재진이 직접 지역의 한 지방도를 따라 주행을 해봤습니다.

도로 위로 들어선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 잇따라 동물 사체들이 발견됩니다.

처음 사체를 발견한 지점부터 1킬로미터를 지나는 동안 사체 4마리가 더 발견됐습니다.

이번엔 방금 사고를 당한 듯, 차선에 그대로 방치된 고라니도 눈에 띕니다.

운전자들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운전자/음성변조 : "많아요. 고라니도 나오고 고양이도 나오고 개도 나오고. (운전하실 때 실제로 많이 보셨어요?) 네. 네. 보기야 수없이 보죠. 난감하겠어요. 만약에 (사고당하면)."]

많은 차가 속력을 높이는 고속도로는 더 위험합니다.

최근 들어 로드킬 피해 신고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정양훈/한국도로공사 전주지사 순찰원 : "(동물들이) 많이 이동하다 보니까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평소보다 저희가 처리하는 동물 수도 한 30% 정도 많아지기도 하고요. 또 신고도 많이 들어옵니다. 고라니가 많이 들어오고요. 그 다음에 너구리 같은 거…."]

실제,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봄철인 5~6월과 늦가을인 10~11월 사이.

지난해를 살펴보니, 이 시기에 발생한 로드킬 건수가 전체의 절반에 달할 정도입니다.

전북권 고속도로에서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구간 중 한 곳에 나와 있습니다.

이처럼 인근에 농경지나 야산과 같이 야생동물 서식지가 많은 곳일수록 사고 위험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조사한 전북권 고속도로 내 사고 다발구간은 모두 5곳.

서남원 나들목에서 남원 분기점 사이, 서전주 나들목에서 전주 나들목 구간 등입니다.

야생동물은 예고 없이 갑작스레 튀어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사고를 막기 어렵습니다.

특히, 다른 차들이 운행하고 있는 도로 한가운데서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들은 정차해야 할지, 그대로 주행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운전자/음성변조 : "(로드킬 사고를 당했을 때 혹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세요?) 밤에는 일단 어디 세우기가 그러니까,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운전자/음성변조 : "고속도로 같은 경우는 달리고 있는 상황이니까 멈춰서 (조치를)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판단이 잘 안 서는 것 같아요."]

고라니처럼 몸집이 큰 야생동물의 경우, 사고 충격으로 급정거하는 사례가 많아 뒤따르는 차량과 2차 사고 위험도 커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양창길/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시설팀 과장 : "차를 그 장소에 정차를 바로 하게 되면 뒤에 있는 차들이 그걸 인지를 못 해서 사고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바로 갓길로 차를 대시고 후속 조치를 해주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주행 중 로드킬이 발생했을 때는 안전한 곳에 주차한 뒤, 무리하게 상황을 살피기보다는 도로공사나 지자체 콜센터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 살아있는 야생동물을 마주치게 될 때는 시야를 막는 상향등은 끄고, 경적을 울려 동물이 도로 밖으로 나가게끔 유도해야 합니다.

사고 다발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것도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한편, 생태 전문가들은 도로를 만들 때 생태축 훼손을 최소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우동걸/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 : "우리나라의 국토의 주요 생태축이 있어요. DMZ 생태축이라던가 백두대간 생태축. 그 생태축을 통해서 야생동물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데 각종 개발과 도로와 같은 선형 개발에 있어서는 최대한 이런 생태축을 훼손을 저감하는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기존 도로의 경우 배수관을 활용해 로드킬 방지 시설도 갖춰야 합니다.

[이정현/환경운동연합 사무부총장 : "사실 생태통로 하나 만드는 데 많게는 5~60억 원까지 들어가니까요. 수로나 도로를 횡단하는 배수관 같은 게 있거든요. 이런 배수관도 잘만 설계하면 야생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겠다. 야생동물의 이동을 고려한 그리고 로드킬을 방지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어야 하고요."]

지금 이 순간에도 운전자를 위협할 수 있는 로드킬, 실태조사와 그에 따른 지원이 절실한 때입니다.

KBS 뉴스 길금희입니다.
  • [안전K] 11월 집중 ‘로드킬’…피해 줄이려면?
    • 입력 2020-11-03 19:56:40
    • 수정2020-11-03 20:02:13
    뉴스7(전주)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2차선 도로를 달리던 차량 사이로 갑자기 흰 물체가 튀어나오더니, 순식간에 차량과 부딪힙니다.

또 다른 블랙박스 영상.

비 오는 도로 위,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차량 앞을 아슬아슬하게 내달립니다.

운전자가 가까스로 속력을 줄여 사고는 피했지만 보기만 해도 아찔한 순간입니다.

도로에서 동물들이 차에 치여 죽는 동물 찻길사고, '로드킬'.

로드킬 발생 건수가 한 해 평균 만 오천 건을 넘어선 가운데, 로드킬이 집중되는 11월, 운전자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송의근/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 : "작물들을 찾아서 동물들이 이동하다 보니까, 새끼가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동 거리가 길어지거든요. 도로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까 로드킬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특정 달이 있는 거고요."]

취재진이 직접 지역의 한 지방도를 따라 주행을 해봤습니다.

도로 위로 들어선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 잇따라 동물 사체들이 발견됩니다.

처음 사체를 발견한 지점부터 1킬로미터를 지나는 동안 사체 4마리가 더 발견됐습니다.

이번엔 방금 사고를 당한 듯, 차선에 그대로 방치된 고라니도 눈에 띕니다.

운전자들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운전자/음성변조 : "많아요. 고라니도 나오고 고양이도 나오고 개도 나오고. (운전하실 때 실제로 많이 보셨어요?) 네. 네. 보기야 수없이 보죠. 난감하겠어요. 만약에 (사고당하면)."]

많은 차가 속력을 높이는 고속도로는 더 위험합니다.

최근 들어 로드킬 피해 신고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정양훈/한국도로공사 전주지사 순찰원 : "(동물들이) 많이 이동하다 보니까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평소보다 저희가 처리하는 동물 수도 한 30% 정도 많아지기도 하고요. 또 신고도 많이 들어옵니다. 고라니가 많이 들어오고요. 그 다음에 너구리 같은 거…."]

실제,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봄철인 5~6월과 늦가을인 10~11월 사이.

지난해를 살펴보니, 이 시기에 발생한 로드킬 건수가 전체의 절반에 달할 정도입니다.

전북권 고속도로에서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구간 중 한 곳에 나와 있습니다.

이처럼 인근에 농경지나 야산과 같이 야생동물 서식지가 많은 곳일수록 사고 위험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조사한 전북권 고속도로 내 사고 다발구간은 모두 5곳.

서남원 나들목에서 남원 분기점 사이, 서전주 나들목에서 전주 나들목 구간 등입니다.

야생동물은 예고 없이 갑작스레 튀어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사고를 막기 어렵습니다.

특히, 다른 차들이 운행하고 있는 도로 한가운데서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들은 정차해야 할지, 그대로 주행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운전자/음성변조 : "(로드킬 사고를 당했을 때 혹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세요?) 밤에는 일단 어디 세우기가 그러니까,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운전자/음성변조 : "고속도로 같은 경우는 달리고 있는 상황이니까 멈춰서 (조치를)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판단이 잘 안 서는 것 같아요."]

고라니처럼 몸집이 큰 야생동물의 경우, 사고 충격으로 급정거하는 사례가 많아 뒤따르는 차량과 2차 사고 위험도 커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양창길/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시설팀 과장 : "차를 그 장소에 정차를 바로 하게 되면 뒤에 있는 차들이 그걸 인지를 못 해서 사고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바로 갓길로 차를 대시고 후속 조치를 해주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주행 중 로드킬이 발생했을 때는 안전한 곳에 주차한 뒤, 무리하게 상황을 살피기보다는 도로공사나 지자체 콜센터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 살아있는 야생동물을 마주치게 될 때는 시야를 막는 상향등은 끄고, 경적을 울려 동물이 도로 밖으로 나가게끔 유도해야 합니다.

사고 다발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것도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한편, 생태 전문가들은 도로를 만들 때 생태축 훼손을 최소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우동걸/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 : "우리나라의 국토의 주요 생태축이 있어요. DMZ 생태축이라던가 백두대간 생태축. 그 생태축을 통해서 야생동물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데 각종 개발과 도로와 같은 선형 개발에 있어서는 최대한 이런 생태축을 훼손을 저감하는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기존 도로의 경우 배수관을 활용해 로드킬 방지 시설도 갖춰야 합니다.

[이정현/환경운동연합 사무부총장 : "사실 생태통로 하나 만드는 데 많게는 5~60억 원까지 들어가니까요. 수로나 도로를 횡단하는 배수관 같은 게 있거든요. 이런 배수관도 잘만 설계하면 야생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겠다. 야생동물의 이동을 고려한 그리고 로드킬을 방지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어야 하고요."]

지금 이 순간에도 운전자를 위협할 수 있는 로드킬, 실태조사와 그에 따른 지원이 절실한 때입니다.

KBS 뉴스 길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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