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피해 배상” 첫 판결…가덕신공항 명분?

입력 2020.11.03 (21:37) 수정 2020.11.0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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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김해공항 소음 피해를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소음 피해가 거의 없다던 정부 주장을 받아들인 1심 판결을 뒤집은 건데요,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소음 피해 지역이 더 넓어져 주민 줄소송이 불가피해 파장이 예상됩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해공항과 인접한 부산 강서구의 한 마을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마을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 주민들이 소음에 시달립니다.

[이외경/마을 주민 : "(소음으로)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병이 오려고 합니다. 귀가 또 잘 안 들려요. 그게 문제고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견디가 못한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최근 2심 법원이 항공기 소음 피해를 인정하며 주민 56명에게 천8백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음 피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겁니다.

항공기 소음은 바로 이 고정형 장비로 측정하는데, 일반적인 소리 측정 단위인 데시벨 대신 웨클을 국제기준으로 활용합니다.

2014년부터 4년간 측정한 이 마을의 연평균 항공기 소음은 84.1에서 93.2웨클로, 정부가 지정·고시한 제3종 소음 대책 지역에 해당됐습니다.

정부가 항공기 소음 피해를 배상하라는 이번 판결이 주목되는 건 김해공항 인근 주민들의 줄소송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이 유지되면 소음 피해 지역이 더 넓어져 정부가 배상해야하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소음 피해 가구가 8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정호/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장 : "활주로가 하나 더 생기고 국제선 운항횟수가 늘어나게 되면 (소음이) 훨씬 많이 늘어나게 되죠. 총리실 검증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그런 내용이 다 적나라하게 드러날 겁니다. 더더욱 안되는 거죠."]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도 이번 판결이 소음 피해에서 자유로운 가덕 신공항 건설에 명분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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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음 피해 배상” 첫 판결…가덕신공항 명분?
    • 입력 2020-11-03 21:37:27
    • 수정2020-11-03 21:44:03
    뉴스9(부산)
[앵커]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김해공항 소음 피해를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소음 피해가 거의 없다던 정부 주장을 받아들인 1심 판결을 뒤집은 건데요,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소음 피해 지역이 더 넓어져 주민 줄소송이 불가피해 파장이 예상됩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해공항과 인접한 부산 강서구의 한 마을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마을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 주민들이 소음에 시달립니다.

[이외경/마을 주민 : "(소음으로)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병이 오려고 합니다. 귀가 또 잘 안 들려요. 그게 문제고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견디가 못한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최근 2심 법원이 항공기 소음 피해를 인정하며 주민 56명에게 천8백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음 피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겁니다.

항공기 소음은 바로 이 고정형 장비로 측정하는데, 일반적인 소리 측정 단위인 데시벨 대신 웨클을 국제기준으로 활용합니다.

2014년부터 4년간 측정한 이 마을의 연평균 항공기 소음은 84.1에서 93.2웨클로, 정부가 지정·고시한 제3종 소음 대책 지역에 해당됐습니다.

정부가 항공기 소음 피해를 배상하라는 이번 판결이 주목되는 건 김해공항 인근 주민들의 줄소송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이 유지되면 소음 피해 지역이 더 넓어져 정부가 배상해야하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소음 피해 가구가 8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정호/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장 : "활주로가 하나 더 생기고 국제선 운항횟수가 늘어나게 되면 (소음이) 훨씬 많이 늘어나게 되죠. 총리실 검증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그런 내용이 다 적나라하게 드러날 겁니다. 더더욱 안되는 거죠."]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도 이번 판결이 소음 피해에서 자유로운 가덕 신공항 건설에 명분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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