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또 대규모 주거단지 전락?…석연찮은 개발계획

입력 2020.11.03 (21:41) 수정 2020.11.0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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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0층 넘는 초고층 건물 엘시티는 온갖 특혜를 받으며 해안가 난개발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런데 엘시티 인근의 그랜드 호텔 터도 이와 비슷한 난개발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는 오늘부터 석연찮은 해운대그랜드호텔 개발 방향에 대해 연속 보도합니다.

먼저 논란에 휩싸인 개발 계획부터 최위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갑작스레 폐업한 해운대그랜드호텔입니다.

5성 특급호텔로 지정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은 시점입니다.

2007년 러시아인이 천20억 원에 매수한 이 호텔을 올해 3월, 국내 1위 부동산개발업체 MDM의 자회사, MDM 플러스가 현금 2천480억 원을 주고 사들였습니다.

10여 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매입한 겁니다.

이 땅을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받기 위해 MDM 플러스가 작성한 신탁 계약서입니다.

37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 즉 '레지던스'를 새로 짓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호텔을 허물고 사실상 주거시설을 짓겠다는 겁니다.

37층이면 높이가 약 103m에 이르는데 시가지 경관지구인 이곳의 기준 높이는 70m. 50% 가까이 기준을 초과합니다.

공익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모든 인센티브를 받으면 최고 90m까지 올릴 수 있고, 건축심의를 통해 더 완화할 수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부산시 건축위원회가 해당 지구에서 100m 넘는 건축물을 허가한 곳은 비리로 얼룩진 엘시티를 제외하고는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MDM 플러스 측은 신탁계약서상 개발계획은 대출을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MDM 플러스에 대출해준 금융권 얘기는 다릅니다.

땅의 담보 가치뿐 아니라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겠다는 사업계획 등을 평가해 돈을 빌려줬다는 겁니다.

[○○금융사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나중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되면 저희는 상환을 받거든요. 그래서 사업성이 중요한 거죠. 평가는 각 금융기관마다 나름의 규정대로 평가를 하는 거고요."]

MDM 측은 호텔 터를 인수한 지 7개월이 넘도록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안일규/부산경남 미래정책 사무처장 : "현재 신탁사는 사실상 정해진 바 없다고 얘기합니다만, 이것은 시간 끌기에 불과하고 시간이 지연되고 나면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개발 계획으로…."]

해운대가 또 한 번의 난개발로 몸살을 앓는 건 아닌지 벌써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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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① 또 대규모 주거단지 전락?…석연찮은 개발계획
    • 입력 2020-11-03 21:41:02
    • 수정2020-11-03 21:48:03
    뉴스9(부산)
[앵커]

100층 넘는 초고층 건물 엘시티는 온갖 특혜를 받으며 해안가 난개발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런데 엘시티 인근의 그랜드 호텔 터도 이와 비슷한 난개발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는 오늘부터 석연찮은 해운대그랜드호텔 개발 방향에 대해 연속 보도합니다.

먼저 논란에 휩싸인 개발 계획부터 최위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갑작스레 폐업한 해운대그랜드호텔입니다.

5성 특급호텔로 지정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은 시점입니다.

2007년 러시아인이 천20억 원에 매수한 이 호텔을 올해 3월, 국내 1위 부동산개발업체 MDM의 자회사, MDM 플러스가 현금 2천480억 원을 주고 사들였습니다.

10여 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매입한 겁니다.

이 땅을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받기 위해 MDM 플러스가 작성한 신탁 계약서입니다.

37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 즉 '레지던스'를 새로 짓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호텔을 허물고 사실상 주거시설을 짓겠다는 겁니다.

37층이면 높이가 약 103m에 이르는데 시가지 경관지구인 이곳의 기준 높이는 70m. 50% 가까이 기준을 초과합니다.

공익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모든 인센티브를 받으면 최고 90m까지 올릴 수 있고, 건축심의를 통해 더 완화할 수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부산시 건축위원회가 해당 지구에서 100m 넘는 건축물을 허가한 곳은 비리로 얼룩진 엘시티를 제외하고는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MDM 플러스 측은 신탁계약서상 개발계획은 대출을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MDM 플러스에 대출해준 금융권 얘기는 다릅니다.

땅의 담보 가치뿐 아니라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겠다는 사업계획 등을 평가해 돈을 빌려줬다는 겁니다.

[○○금융사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나중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되면 저희는 상환을 받거든요. 그래서 사업성이 중요한 거죠. 평가는 각 금융기관마다 나름의 규정대로 평가를 하는 거고요."]

MDM 측은 호텔 터를 인수한 지 7개월이 넘도록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안일규/부산경남 미래정책 사무처장 : "현재 신탁사는 사실상 정해진 바 없다고 얘기합니다만, 이것은 시간 끌기에 불과하고 시간이 지연되고 나면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개발 계획으로…."]

해운대가 또 한 번의 난개발로 몸살을 앓는 건 아닌지 벌써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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