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까지 준다더니” 오락가락 안내, 희망자금 언제 받나?

입력 2020.11.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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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묵 씨는 경기도 용인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 씨는 지난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보름 정도 태권도장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 실내체육시설에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석 전 4차 추가경정예산을 마련해 오 씨 같은 소상공인들에게 '새희망자금'을 지원했다.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까지 줬는데, 오 씨는 집합금지명령 시설이라 200만 원 지원 대상이었다.

그러나 오 씨는 추석 전에 100만 원을 받은 이후 나머지 100만 원은 받지 못했다. 언제 받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 "10월 말까지 그냥 기다리면 된다"고 안내

오 씨는 추석 전에 정부에서 새희망자금을 신청하라고 했을 때 곧바로 신청했다. 2주가량 영업을 못 했기 때문에 당연히 200만 원이 들어올 줄 알았다.

그런데 100만 원만 입금이 됐고, 오 씨는 담당 구청에 문의했다. 구청에서는 국세청 자료만으로는 확인이 어려워서 지방자치단체 자료 등으로 추가 확인을 거친 뒤 나머지 100만 원은 10월 말에 입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석 전 빠른 지급을 위해 국세청의 세금 납부 자료로 업종을 확인했다. 태권도장은 이 자료만으로는 정확한 업종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다.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진 실내체육시설인지, 일반 학원인지 알 수 없었다는 얘기다.

오 씨는 구청 말을 믿고 기다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월 중순쯤 새희망자금 상담 콜센터에 문의도 했다. 이 콜센터에서도 구청과 마찬가지로 그냥 기다리면 10월 말에 입금이 될 거라고 했다. 오 씨는 기다리며 한 달을 보냈다.

■ "추가 신청 해라" 11월에 말 바꿔

안내받았던 10월 말이 됐는데도 100만 원은 들어오지 않았다. 오 씨는 11월 2일 오전부터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연결이 잘 안 됐다. 3시간가량 시도한 끝에 통화 연결이 됐다. 거의 가득 차 있었던 휴대전화 배터리가 바닥이 날 정도였다.

콜센터에서는 오 씨에게 10월 안내와는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 추가 신청을 하거나 추가 신청 기간이 끝나면 이의 신청을 하라는 안내였다.

오 씨는 "좀 당황스러웠다"며 "(콜센터에) '담당 책임자 통화를 좀 할 수 있느냐' 했더니 '연락처가 없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추가 신청은 인터넷으로 하라는 콜센터 안내에 인터넷 신청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이미 신청을 한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1차 지급을 받을 때 신청한 기록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오 씨는 현장 접수처인 근처 동사무소로 갔다. 동사무소에서는 내용을 잘 몰랐고, 인터넷으로 신청하라고 안내했다. 이번에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문의했다. 여기에서는 또 콜센터와는 다르게 현장 신청을 하라고 했다.

결국, 이런 우여곡절 끝에 현장 신청을 했는데, 돈을 언제 준다는 안내는 받지 못했다.

■ 중소벤처기업부 "추가 신청이 맞다"

새희망자금 담당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오 씨를 대신해 지난 2일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 담당자는 추가 신청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 이후로 어제(6일)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 연락이 없어서 지난 3일 한 번 더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 문자를 남겼고, 5일 오전에 한 번 더 전화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부는 새희망자금 지원 대상 소상공인 294만 명 가운데 추석 전에 지급을 받은 신속지급 대상자 246만 명을 제외하고 48만 명이 2차 지원 대상이라며 지난달 16일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에는 48만 명 중 33만 명은 예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간단한 서류 확인만 거쳐서 지원금을 주겠다고 쓰여 있다. 이 33만 명에게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겠다는 내용도 있고, 온라인 추가 신청은 10월 16일~11월 6일, 현장 추가 신청은 10월 26일~11월 6일이라는 내용도 있다.

오 씨는 직접 콜센터에 문의하기 전까지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했다. 오 씨가 48만 명 중 33만 명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나머지 15만 명에 해당하는지도 알 수 없다. 중기부에 이런 내용을 물어보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오 씨는 "문의를 해야만 (정부가) 안내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정보에 약한 사람들은 지원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어떻게 보면 굉장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중 오 씨 같이 받을 지원금이 더 남아 있는데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한 경우는 반드시 새희망자금 콜센터(☎1899-1082)나 24시간 채팅상담(인터넷 홈페이지 '새희망자금.kr' 통해서 접속)을 통해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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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말까지 준다더니” 오락가락 안내, 희망자금 언제 받나?
    • 입력 2020-11-07 09:02:35
    취재K

오영묵 씨는 경기도 용인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 씨는 지난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보름 정도 태권도장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 실내체육시설에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석 전 4차 추가경정예산을 마련해 오 씨 같은 소상공인들에게 '새희망자금'을 지원했다.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까지 줬는데, 오 씨는 집합금지명령 시설이라 200만 원 지원 대상이었다.

그러나 오 씨는 추석 전에 100만 원을 받은 이후 나머지 100만 원은 받지 못했다. 언제 받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 "10월 말까지 그냥 기다리면 된다"고 안내

오 씨는 추석 전에 정부에서 새희망자금을 신청하라고 했을 때 곧바로 신청했다. 2주가량 영업을 못 했기 때문에 당연히 200만 원이 들어올 줄 알았다.

그런데 100만 원만 입금이 됐고, 오 씨는 담당 구청에 문의했다. 구청에서는 국세청 자료만으로는 확인이 어려워서 지방자치단체 자료 등으로 추가 확인을 거친 뒤 나머지 100만 원은 10월 말에 입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석 전 빠른 지급을 위해 국세청의 세금 납부 자료로 업종을 확인했다. 태권도장은 이 자료만으로는 정확한 업종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다.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진 실내체육시설인지, 일반 학원인지 알 수 없었다는 얘기다.

오 씨는 구청 말을 믿고 기다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월 중순쯤 새희망자금 상담 콜센터에 문의도 했다. 이 콜센터에서도 구청과 마찬가지로 그냥 기다리면 10월 말에 입금이 될 거라고 했다. 오 씨는 기다리며 한 달을 보냈다.

■ "추가 신청 해라" 11월에 말 바꿔

안내받았던 10월 말이 됐는데도 100만 원은 들어오지 않았다. 오 씨는 11월 2일 오전부터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연결이 잘 안 됐다. 3시간가량 시도한 끝에 통화 연결이 됐다. 거의 가득 차 있었던 휴대전화 배터리가 바닥이 날 정도였다.

콜센터에서는 오 씨에게 10월 안내와는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 추가 신청을 하거나 추가 신청 기간이 끝나면 이의 신청을 하라는 안내였다.

오 씨는 "좀 당황스러웠다"며 "(콜센터에) '담당 책임자 통화를 좀 할 수 있느냐' 했더니 '연락처가 없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추가 신청은 인터넷으로 하라는 콜센터 안내에 인터넷 신청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이미 신청을 한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1차 지급을 받을 때 신청한 기록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오 씨는 현장 접수처인 근처 동사무소로 갔다. 동사무소에서는 내용을 잘 몰랐고, 인터넷으로 신청하라고 안내했다. 이번에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문의했다. 여기에서는 또 콜센터와는 다르게 현장 신청을 하라고 했다.

결국, 이런 우여곡절 끝에 현장 신청을 했는데, 돈을 언제 준다는 안내는 받지 못했다.

■ 중소벤처기업부 "추가 신청이 맞다"

새희망자금 담당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오 씨를 대신해 지난 2일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 담당자는 추가 신청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 이후로 어제(6일)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 연락이 없어서 지난 3일 한 번 더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 문자를 남겼고, 5일 오전에 한 번 더 전화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부는 새희망자금 지원 대상 소상공인 294만 명 가운데 추석 전에 지급을 받은 신속지급 대상자 246만 명을 제외하고 48만 명이 2차 지원 대상이라며 지난달 16일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에는 48만 명 중 33만 명은 예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간단한 서류 확인만 거쳐서 지원금을 주겠다고 쓰여 있다. 이 33만 명에게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겠다는 내용도 있고, 온라인 추가 신청은 10월 16일~11월 6일, 현장 추가 신청은 10월 26일~11월 6일이라는 내용도 있다.

오 씨는 직접 콜센터에 문의하기 전까지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했다. 오 씨가 48만 명 중 33만 명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나머지 15만 명에 해당하는지도 알 수 없다. 중기부에 이런 내용을 물어보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오 씨는 "문의를 해야만 (정부가) 안내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정보에 약한 사람들은 지원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어떻게 보면 굉장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중 오 씨 같이 받을 지원금이 더 남아 있는데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한 경우는 반드시 새희망자금 콜센터(☎1899-1082)나 24시간 채팅상담(인터넷 홈페이지 '새희망자금.kr' 통해서 접속)을 통해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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