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가 사라졌다”…천수만에 무슨 일이?

입력 2020.11.09 (11:18) 수정 2020.11.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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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래 이맘때면 환상적인 가창오리떼의 군무로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 바로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서산 천수만인데요.

어찌된 일인지 올해도 이 가창오리떼가 천수만을 찾지 않고 있습니다.

벌써 10년째입니다.

왜 그런건지 유진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 질 무렵, 가창오리떼가 집단비행을 시작합니다.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순간순간 엮어내는 군무는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30만 마리의 겨울철새가 찾아온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천수만.

하지만 가창오리는 없습니다.

해마다 40∼50만 마리씩 몰려왔던 가창오리 떼가 2010년쯤부터 천수만에서 사라졌습니다.

[한성우/서산버드랜드 조류학 박사 : "가창오리들이 이곳에 도래를 하더라도 이곳에서 월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스쳤다 지나가는 그런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수를 마친 천수만 간척지.

철새 먹이인 낙곡은 찾아보기 힘들고 볏짚도 가축사료로 모두 거둬갑니다.

10여 년 전, 현대가 천수만 간척지를 개인에게 분양한 뒤 소규모 영농으로 바뀌고 농기계 성능이 개선돼 생긴 결과입니다.

40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월동에 필요한 낙곡만 해도 대략 3천여 톤.

이제 천수만은 이런 먹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김신환/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자문위원 : "머무를 수 있는 곡식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영원히 가창오리가 천수만에 오기는 이 상태로써는 어렵습니다."]

시베리아에서 흩어져 사는 가창오리는 90% 이상이 이때쯤 우리나라를 찾아 화려한 군무를 연출합니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천수만에 가창오리가 사라지면서 그 명성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환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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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창오리가 사라졌다”…천수만에 무슨 일이?
    • 입력 2020-11-09 11:18:23
    • 수정2020-11-09 13:30:10
    930뉴스(대전)
[앵커]

원래 이맘때면 환상적인 가창오리떼의 군무로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 바로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서산 천수만인데요.

어찌된 일인지 올해도 이 가창오리떼가 천수만을 찾지 않고 있습니다.

벌써 10년째입니다.

왜 그런건지 유진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 질 무렵, 가창오리떼가 집단비행을 시작합니다.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순간순간 엮어내는 군무는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30만 마리의 겨울철새가 찾아온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천수만.

하지만 가창오리는 없습니다.

해마다 40∼50만 마리씩 몰려왔던 가창오리 떼가 2010년쯤부터 천수만에서 사라졌습니다.

[한성우/서산버드랜드 조류학 박사 : "가창오리들이 이곳에 도래를 하더라도 이곳에서 월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스쳤다 지나가는 그런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수를 마친 천수만 간척지.

철새 먹이인 낙곡은 찾아보기 힘들고 볏짚도 가축사료로 모두 거둬갑니다.

10여 년 전, 현대가 천수만 간척지를 개인에게 분양한 뒤 소규모 영농으로 바뀌고 농기계 성능이 개선돼 생긴 결과입니다.

40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월동에 필요한 낙곡만 해도 대략 3천여 톤.

이제 천수만은 이런 먹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김신환/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자문위원 : "머무를 수 있는 곡식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영원히 가창오리가 천수만에 오기는 이 상태로써는 어렵습니다."]

시베리아에서 흩어져 사는 가창오리는 90% 이상이 이때쯤 우리나라를 찾아 화려한 군무를 연출합니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천수만에 가창오리가 사라지면서 그 명성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환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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