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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같이 갑시다”…역대 정상들 ‘축전’ 외교는?
입력 2020.11.09 (15:49) 취재K

"앞으로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물론 전 세계 인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기대합니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국 대통령이 보낸 축하 전문입니다. 정부는 핵 폐기 등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미국은 언제, 어디서나 북한과 만나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정부 관계자들은 앞으로 북한이 회담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도 전망했습니다.


16년 전인 2004년,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당시, 노무현 정부 때 이야기입니다.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러시아와 북한이 모여 북핵 문제를 논의하던 시기였습니다. 북한은 미국 차기 정권을 누가 잡느냐를 두고 관망하면서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의 모습과 많은 부분이 겹칩니다.


■ 20년 만에 '진보' 동시 집권.."같이 갑시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을 확정 지은 어제(8일),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첫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우리의 동맹은 강력하고 한미 양국 간 연대는 매우 견고합니다. 나는 우리 공동의 가치를 위해 두 분과 함께 일해 나가기를 고대합니다. 두 분과 함께 열어나갈 양국 관계의 미래 발전에 기대가 매우 큽니다. 같이 갑시다!"

특별한 메시지는 없었지만 기대감이 읽혔습니다. 앞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과는 달리 양측은 진보 진영 정권으로 분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두 나라에서 동시에 진보 진영이 집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공화당과 현재 국내 야권이 '보수'에 가깝다면 그 반대 진영이 동시에 대통령이 된 것은 20여 년 만입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재차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둘도 없는 우방국이자 든든한 동맹국으로서 우리 정부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 바이든 부통령 당선 때에도 축전 보낸 적 있어

미국에서 새 대통령이 당선되거나 재선에 성공하면 우리 측 대통령은 매번 '축전'의 형태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바이든 현 대통령 당선인은 이런 '축전'을 한국으로부터 받은 적이 있습니다. 2008년 11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부통령에 당선됐을 때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인뿐 아니라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에게도 축전을 보냈습니다. 축전을 통해 "한국의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을 위해 보여주신 지지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양 국민들 간 상호이해가 증진돼 양국 간 진정한 협력관계를 위한 기반이 공고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90일 이하의 미국 방문에 대해 비자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상원의원으로서 지지해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 것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전 세계 금융위기를 언급하면서 "위기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세계가 분열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또 "한국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에 건설적으로 이바지하고 아울러 미국과 당선인에게 우리의 전적인 협조를 약속한다"고도 밝혔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대선 후보로서 '축하 메시지' 보내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2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때,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냈습니다. 당시 문 후보는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 님, 미합중국 제44대 대통령으로 재선되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당선인에 대해 '각하'라는 표현을 썼다가 황급히 정정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습니다. 애초 보내려던 축전에서 한국말로 "각하, 각하가 미합중국 제45대 대통령으로 재선되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합니다"라고 썼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각하라는 표현은 김대중 정부 시절 이후 권위주의적인 용어라는 이유로 잘 쓰이지 않던 표현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축전은 영어로 보냈기 때문에 영어 표현인 'Mr. President'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트럼프 당선 때는 의례적 표현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어김없이 축전은 건네졌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축전을 발송했는데, 내용은 "선거 승리를 축하하면서 앞으로 북한 문제 등 현안 해결과 한미 동맹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굳건히 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정도만 전해졌습니다. 당시는 '국정 농단' 사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입지가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의례적인 표현만 건넸거나 짧게 공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비슷하게 이명박 대통령도 2012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때 간단한 환영의 뜻만 전했습니다. 당시 청와대는 축하 서한의 내용을 공개하는 대신 별도의 논평으로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밝혔습니다. 당시 국내에선 차기 대통령 선거를 한 달가량 앞두고 있었고, 본인도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었던 점 등이 감안된 것으로 보입니다.


■ 문 대통령 공식 '축전'은 언제?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축하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다른 때 '축전'을 보냈던 것과 다른 이유는 패자, 즉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예고하고 있는만큼 공식 축전을 보내는 것은 한참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축전 이후 추진됐던 당선자와 대통령의 축하 전화 역시 그때까지 미뤄질 전망입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식적인 확정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미국의 오랜 민주적 전통과 법치주의, 성숙한 시민의식의 가치 위에서 선거의 마지막 과정을 잘 마무리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이렇게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예전에 다소 어색한 경우를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였던 2000년 11월 7일 미국 대선이 치러진 뒤 부시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발표되자 다음 날 바로 축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고어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이후 한 달간 경합지역에 재검표 등이 이뤄졌고 고어 후보 측은 그 결과를 본 뒤에야 결과에 승복했습니다. 그러자 당시 청와대는 12월 14일 다시 한 번 축전을 보냈고, 이틀 뒤 부시 당선인과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 문재인 “같이 갑시다”…역대 정상들 ‘축전’ 외교는?
    • 입력 2020-11-09 15:49:17
    취재K

"앞으로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물론 전 세계 인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기대합니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국 대통령이 보낸 축하 전문입니다. 정부는 핵 폐기 등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미국은 언제, 어디서나 북한과 만나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정부 관계자들은 앞으로 북한이 회담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도 전망했습니다.


16년 전인 2004년,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당시, 노무현 정부 때 이야기입니다.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러시아와 북한이 모여 북핵 문제를 논의하던 시기였습니다. 북한은 미국 차기 정권을 누가 잡느냐를 두고 관망하면서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의 모습과 많은 부분이 겹칩니다.


■ 20년 만에 '진보' 동시 집권.."같이 갑시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을 확정 지은 어제(8일),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첫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우리의 동맹은 강력하고 한미 양국 간 연대는 매우 견고합니다. 나는 우리 공동의 가치를 위해 두 분과 함께 일해 나가기를 고대합니다. 두 분과 함께 열어나갈 양국 관계의 미래 발전에 기대가 매우 큽니다. 같이 갑시다!"

특별한 메시지는 없었지만 기대감이 읽혔습니다. 앞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과는 달리 양측은 진보 진영 정권으로 분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두 나라에서 동시에 진보 진영이 집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공화당과 현재 국내 야권이 '보수'에 가깝다면 그 반대 진영이 동시에 대통령이 된 것은 20여 년 만입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재차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둘도 없는 우방국이자 든든한 동맹국으로서 우리 정부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 바이든 부통령 당선 때에도 축전 보낸 적 있어

미국에서 새 대통령이 당선되거나 재선에 성공하면 우리 측 대통령은 매번 '축전'의 형태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바이든 현 대통령 당선인은 이런 '축전'을 한국으로부터 받은 적이 있습니다. 2008년 11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부통령에 당선됐을 때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인뿐 아니라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에게도 축전을 보냈습니다. 축전을 통해 "한국의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을 위해 보여주신 지지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양 국민들 간 상호이해가 증진돼 양국 간 진정한 협력관계를 위한 기반이 공고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90일 이하의 미국 방문에 대해 비자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상원의원으로서 지지해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 것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전 세계 금융위기를 언급하면서 "위기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세계가 분열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또 "한국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에 건설적으로 이바지하고 아울러 미국과 당선인에게 우리의 전적인 협조를 약속한다"고도 밝혔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대선 후보로서 '축하 메시지' 보내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2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때,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냈습니다. 당시 문 후보는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 님, 미합중국 제44대 대통령으로 재선되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당선인에 대해 '각하'라는 표현을 썼다가 황급히 정정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습니다. 애초 보내려던 축전에서 한국말로 "각하, 각하가 미합중국 제45대 대통령으로 재선되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합니다"라고 썼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각하라는 표현은 김대중 정부 시절 이후 권위주의적인 용어라는 이유로 잘 쓰이지 않던 표현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축전은 영어로 보냈기 때문에 영어 표현인 'Mr. President'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트럼프 당선 때는 의례적 표현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어김없이 축전은 건네졌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축전을 발송했는데, 내용은 "선거 승리를 축하하면서 앞으로 북한 문제 등 현안 해결과 한미 동맹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굳건히 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정도만 전해졌습니다. 당시는 '국정 농단' 사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입지가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의례적인 표현만 건넸거나 짧게 공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비슷하게 이명박 대통령도 2012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때 간단한 환영의 뜻만 전했습니다. 당시 청와대는 축하 서한의 내용을 공개하는 대신 별도의 논평으로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밝혔습니다. 당시 국내에선 차기 대통령 선거를 한 달가량 앞두고 있었고, 본인도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었던 점 등이 감안된 것으로 보입니다.


■ 문 대통령 공식 '축전'은 언제?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축하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다른 때 '축전'을 보냈던 것과 다른 이유는 패자, 즉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예고하고 있는만큼 공식 축전을 보내는 것은 한참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축전 이후 추진됐던 당선자와 대통령의 축하 전화 역시 그때까지 미뤄질 전망입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식적인 확정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미국의 오랜 민주적 전통과 법치주의, 성숙한 시민의식의 가치 위에서 선거의 마지막 과정을 잘 마무리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이렇게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예전에 다소 어색한 경우를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였던 2000년 11월 7일 미국 대선이 치러진 뒤 부시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발표되자 다음 날 바로 축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고어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이후 한 달간 경합지역에 재검표 등이 이뤄졌고 고어 후보 측은 그 결과를 본 뒤에야 결과에 승복했습니다. 그러자 당시 청와대는 12월 14일 다시 한 번 축전을 보냈고, 이틀 뒤 부시 당선인과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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