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중도입국 청소년…실태도 몰라

입력 2020.11.11 (09:54) 수정 2020.11.11 (11: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탈북 여성이 북한이 아닌 중국 등 제3국에서 낳아 데려온 자녀를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이라고 합니다.

북한서 태어나 탈북한 청소년들과 달리 불리는데요.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은 몇 명이나 있는지 실태 파악도 제대로 안 된 채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먼저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중국에서 태어나 5년 전 한국에 들어온 탈북 여성의 아이입니다.

태어난 중국에선 '북한' 신분을 숨겨야 했고, 한국으로 와서도 1년간 무국적 상태로 지냈습니다.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음성변조 : "중국에서 한 달 동안 걸어서 태국에 가서 감옥 같은 데에서 한두 달 있다가 라오스 가서 라오스에서 한국으로 왔어요."]

이처럼 탈북 여성이 제3국에서 낳은 자녀는, 북한서 태어난 탈북 청소년과 달리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으로 불립니다.

국적 취득이 어려워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고 학교를 들어가도 태어난 곳이 제3국이다 보니 한국말조차 서툽니다.

대부분 생활고에 시달리며 언어도 생활도 배울 곳이 없습니다.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음성변조 : "한국어를 전혀 모르니까 친구들이 놀지도 않고 왕따 당하는 기분이어서 너무 슬펐어요."]

단지 제3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탈북 청소년과도 차별받습니다.

지원 기관 자체가 없어 보통 교회 등 종교시설에서 헌금과 기부금으로 겨우 돌보고 있습니다.

[황희수/교회 목사 : "통일부에 지원 요청을 하고 거기에서 실사를 나왔거든요. 실사 나와서 애들 보면서 훌륭한 일 하신다며 도와줄 것 같이 이야기하지만 도울 수 있는 법적인 근거, 법령 근거가 없어서…."]

이런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은 2015년 기준으로 파악된 수만 천 2백여 명이며, 북한에서 태어난 탈북 청소년 수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부산지역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은 학교를 다니는 경우에 한정해 90여 명으로만 집계됐을 뿐, 이들이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제대로 된 실태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방치된 중도입국 청소년…실태도 몰라
    • 입력 2020-11-11 09:54:48
    • 수정2020-11-11 11:49:41
    930뉴스(부산)
[앵커]

탈북 여성이 북한이 아닌 중국 등 제3국에서 낳아 데려온 자녀를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이라고 합니다.

북한서 태어나 탈북한 청소년들과 달리 불리는데요.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은 몇 명이나 있는지 실태 파악도 제대로 안 된 채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먼저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중국에서 태어나 5년 전 한국에 들어온 탈북 여성의 아이입니다.

태어난 중국에선 '북한' 신분을 숨겨야 했고, 한국으로 와서도 1년간 무국적 상태로 지냈습니다.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음성변조 : "중국에서 한 달 동안 걸어서 태국에 가서 감옥 같은 데에서 한두 달 있다가 라오스 가서 라오스에서 한국으로 왔어요."]

이처럼 탈북 여성이 제3국에서 낳은 자녀는, 북한서 태어난 탈북 청소년과 달리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으로 불립니다.

국적 취득이 어려워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고 학교를 들어가도 태어난 곳이 제3국이다 보니 한국말조차 서툽니다.

대부분 생활고에 시달리며 언어도 생활도 배울 곳이 없습니다.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음성변조 : "한국어를 전혀 모르니까 친구들이 놀지도 않고 왕따 당하는 기분이어서 너무 슬펐어요."]

단지 제3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탈북 청소년과도 차별받습니다.

지원 기관 자체가 없어 보통 교회 등 종교시설에서 헌금과 기부금으로 겨우 돌보고 있습니다.

[황희수/교회 목사 : "통일부에 지원 요청을 하고 거기에서 실사를 나왔거든요. 실사 나와서 애들 보면서 훌륭한 일 하신다며 도와줄 것 같이 이야기하지만 도울 수 있는 법적인 근거, 법령 근거가 없어서…."]

이런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은 2015년 기준으로 파악된 수만 천 2백여 명이며, 북한에서 태어난 탈북 청소년 수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부산지역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은 학교를 다니는 경우에 한정해 90여 명으로만 집계됐을 뿐, 이들이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제대로 된 실태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부산-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