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일학습병행제’…예산만 줄줄?

입력 2020.11.11 (21:37) 수정 2020.11.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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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동 현장에서 교육을 함께하도록 지원하는 '일학습병행제'에 한해 3천억 원이 넘는 국비가 지원되고 있습니다.

일하는 시간에 교육을 하는 비용과 기업의 손실을 부담해주고 있는데요,

정작, 현장 노동자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 거제의 한 조선소 협력업체가 2018년 도입한 일학습병행제!

고숙련 직원이 교사로 나서 신입 직원에게 한해 600시간 이상의 현장 교육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격주 주말마다 회사에서 진행되는 강의 말고는 현장 교육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일학습병행제 학습 노동자/음성변조 : "교육을 1년 동안 하면서 한 번도 없었습니다. (회사가) 저희 그냥 현장에서 일하는 것 계속하라고 이야기했죠."]

교사로 참여했던 한 퇴직 직원도 현장 교육 없이 서류에 서명만 받아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가 지난 2년 동안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해 지원받은 국비는 모두 2억 5천만 원!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회사가 산업인력공단의 예산만 지원받고 현장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의혹이 크다며, 경찰과 노동부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업체는 교육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일학습병행제 참여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실질적으로 (교육)했기 때문에 서명받은 것을 올려서 지원받은 거로 알고 있어요."]

일학습병행제 학습 노동자 10명이 참여했을 때 교육비와 생산손실금 명목으로 업체에 지원되는 돈은 한해 1억 원 안팎, 올해만 6천490여 업체가 참여해 3천300억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산업인력공단은 온라인 시스템으로 출석과 결석, 학습활동서를 확인하지만 거짓으로 꾸며 올리면 적발할 방법이 없습니다.

현장 점검을 나가도 진술에 의존하게 됩니다.

[일학습병행제 학습 노동자/음성변조 : "(산업인력공단) 담당하는 분이 와서도 잘 모르니까 어느 정도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해도 수긍하고 가셨어요. (면담하는 데) 옆에 소장님 계시고 다 계시기 때문에 거기다 대고 안 했다고 할 수 없잖아요."]

국회 예산정책처는 일학습병행제가 산업직종훈련 등 다른 사업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고용유지율 같은 성과는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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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도는 ‘일학습병행제’…예산만 줄줄?
    • 입력 2020-11-11 21:37:55
    • 수정2020-11-11 21:50:43
    뉴스9(창원)
[앵커]

노동 현장에서 교육을 함께하도록 지원하는 '일학습병행제'에 한해 3천억 원이 넘는 국비가 지원되고 있습니다.

일하는 시간에 교육을 하는 비용과 기업의 손실을 부담해주고 있는데요,

정작, 현장 노동자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 거제의 한 조선소 협력업체가 2018년 도입한 일학습병행제!

고숙련 직원이 교사로 나서 신입 직원에게 한해 600시간 이상의 현장 교육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격주 주말마다 회사에서 진행되는 강의 말고는 현장 교육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일학습병행제 학습 노동자/음성변조 : "교육을 1년 동안 하면서 한 번도 없었습니다. (회사가) 저희 그냥 현장에서 일하는 것 계속하라고 이야기했죠."]

교사로 참여했던 한 퇴직 직원도 현장 교육 없이 서류에 서명만 받아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가 지난 2년 동안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해 지원받은 국비는 모두 2억 5천만 원!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회사가 산업인력공단의 예산만 지원받고 현장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의혹이 크다며, 경찰과 노동부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업체는 교육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일학습병행제 참여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실질적으로 (교육)했기 때문에 서명받은 것을 올려서 지원받은 거로 알고 있어요."]

일학습병행제 학습 노동자 10명이 참여했을 때 교육비와 생산손실금 명목으로 업체에 지원되는 돈은 한해 1억 원 안팎, 올해만 6천490여 업체가 참여해 3천300억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산업인력공단은 온라인 시스템으로 출석과 결석, 학습활동서를 확인하지만 거짓으로 꾸며 올리면 적발할 방법이 없습니다.

현장 점검을 나가도 진술에 의존하게 됩니다.

[일학습병행제 학습 노동자/음성변조 : "(산업인력공단) 담당하는 분이 와서도 잘 모르니까 어느 정도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해도 수긍하고 가셨어요. (면담하는 데) 옆에 소장님 계시고 다 계시기 때문에 거기다 대고 안 했다고 할 수 없잖아요."]

국회 예산정책처는 일학습병행제가 산업직종훈련 등 다른 사업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고용유지율 같은 성과는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그래픽:김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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