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표류하는 ‘3R 재활용센터’…1년여 동안 무슨 일이?

입력 2020.11.11 (21:44) 수정 2020.11.1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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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R 업사이클링'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쓰레기를 줄이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문화를 만들자는 건데요.

제주시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3R 재활용센터 건립을 추진했는데, 아직도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 나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낡은 옷과 현수막을 재가공하니 뚝딱 가방과 인형이 완성됩니다.

다 쓴 세제 용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조립식 장난감으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버려지는 자원을 줄여 다시 쓰면 재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3R 업사이클링 상품'이 됩니다.

제주시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3R 재활용센터 건립을 추진한 것도 이러한 자원순환 문화를 만들기 위해섭니다.

[고희범/전 제주시장/지난해 8월 : "버려지는 폐자원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센터 건립 추진, 모든 공공 건축물을 제로에너지 하우스로 짓는 일도 제주의 환경을 지키는 의미 있는 일…."]

1년이 지난 지금, 사업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현장을 찾았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진입로를 제외하곤 기반공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제주시가 추진하는 3R 재활용센터 부지입니다.

당초 올해 말 준공이 목표였지만 건물 공사는커녕 잡풀만 무성히 자라고 있는 현실입니다.

제주시가 처음 3R 재활용센터 건축 설계공모를 진행한 건 지난해 9월입니다.

제주시 오등동에 38억 원을 들여 전체면적 천9백여㎡ 건물 2동을 짓겠다며 현상공모 방식을 통해 업체까지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긴급공고로 관련 시설의 입찰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지난 1년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제주시는 비공개 인터뷰에서 애초 선정 업체가 2배 가까운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며 설계 용역 기한을 지연하는 등 계약의무를 위반했다고 설명합니다.

이 때문에 해당 업체에 뒤늦게 업체 선정 취소와 지체보상금 부과는 물론, 사업 재추진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는 겁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의 입장은 다릅니다.

목적에 맞는 건축물을 짓기 위해선 사업비를 늘리거나 면적 축소가 불가피했지만, 제주시가 협의 자체를 거부하며 일방적으로 설계물 접수를 거부했다는 겁니다.

제주시가 최근 공고한 입찰 내용을 보면, 사업비는 43억 원으로 늘고 전체면적은 줄이는 등 사실상 업체가 애초 요구했던 내용을 반영해 재추진하고 있다며 일종의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변정현/현상공모 선정 업체 팀장 : "금액 자체도 (면적당) 사업비가 52%나 늘었고, 면적은 저희가 처음에 요청했듯이 24%나 줄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요청안대로 건물은 두 동을 한 동으로 조정해서 재공고가 났습니다."]

제주시와 해당 업체가 힘겨루기한 지난 1년 동안 사업명만 '업사이클링센터'로 바뀐 채 표류하고 있는 3R 재활용센터 사업.

서로의 책임을 묻는 양측의 팽팽한 입장은 소송으로까지 번지며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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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표류하는 ‘3R 재활용센터’…1년여 동안 무슨 일이?
    • 입력 2020-11-11 21:44:44
    • 수정2020-11-11 21:48:02
    뉴스9(제주)
[앵커]

'3R 업사이클링'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쓰레기를 줄이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문화를 만들자는 건데요.

제주시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3R 재활용센터 건립을 추진했는데, 아직도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 나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낡은 옷과 현수막을 재가공하니 뚝딱 가방과 인형이 완성됩니다.

다 쓴 세제 용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조립식 장난감으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버려지는 자원을 줄여 다시 쓰면 재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3R 업사이클링 상품'이 됩니다.

제주시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3R 재활용센터 건립을 추진한 것도 이러한 자원순환 문화를 만들기 위해섭니다.

[고희범/전 제주시장/지난해 8월 : "버려지는 폐자원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센터 건립 추진, 모든 공공 건축물을 제로에너지 하우스로 짓는 일도 제주의 환경을 지키는 의미 있는 일…."]

1년이 지난 지금, 사업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현장을 찾았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진입로를 제외하곤 기반공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제주시가 추진하는 3R 재활용센터 부지입니다.

당초 올해 말 준공이 목표였지만 건물 공사는커녕 잡풀만 무성히 자라고 있는 현실입니다.

제주시가 처음 3R 재활용센터 건축 설계공모를 진행한 건 지난해 9월입니다.

제주시 오등동에 38억 원을 들여 전체면적 천9백여㎡ 건물 2동을 짓겠다며 현상공모 방식을 통해 업체까지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긴급공고로 관련 시설의 입찰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지난 1년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제주시는 비공개 인터뷰에서 애초 선정 업체가 2배 가까운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며 설계 용역 기한을 지연하는 등 계약의무를 위반했다고 설명합니다.

이 때문에 해당 업체에 뒤늦게 업체 선정 취소와 지체보상금 부과는 물론, 사업 재추진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는 겁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의 입장은 다릅니다.

목적에 맞는 건축물을 짓기 위해선 사업비를 늘리거나 면적 축소가 불가피했지만, 제주시가 협의 자체를 거부하며 일방적으로 설계물 접수를 거부했다는 겁니다.

제주시가 최근 공고한 입찰 내용을 보면, 사업비는 43억 원으로 늘고 전체면적은 줄이는 등 사실상 업체가 애초 요구했던 내용을 반영해 재추진하고 있다며 일종의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변정현/현상공모 선정 업체 팀장 : "금액 자체도 (면적당) 사업비가 52%나 늘었고, 면적은 저희가 처음에 요청했듯이 24%나 줄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요청안대로 건물은 두 동을 한 동으로 조정해서 재공고가 났습니다."]

제주시와 해당 업체가 힘겨루기한 지난 1년 동안 사업명만 '업사이클링센터'로 바뀐 채 표류하고 있는 3R 재활용센터 사업.

서로의 책임을 묻는 양측의 팽팽한 입장은 소송으로까지 번지며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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