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에 ‘유흥주점’을?…수상한 어업 피해 보상

입력 2020.11.15 (21:22) 수정 2020.11.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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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발전소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강원도 삼척에서 사업주가 어민들의 어업 손실에 대한 보상으로 유흥주점 건물을 사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업 피해에 대한 보상이라기엔 납득이 잘 가지 않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박성은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리포트]

삼척 도심에 있는 2층 건물.

유흥주점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의 주인은 현재 지역의 한 어촌계.

어촌계가 지난해 9월 유흥주점의 업주로부터 건물을 사들였습니다.

건물 매입 비용은 화력발전소를 짓는 기업이 어업 피해 보상 명목으로 내줬습니다.

매매가는 22억 원.

너무 비싸게 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A 부동산업체/음성변조 : "내가 지금 봤을 때는 잘 잡아봐야 12~13억 원 그 정도 안 잡아주겠나."]

건물 가격은 3.3㎡당 1,300만 원이 넘습니다.

넉 달 전 팔린 바로 옆 상가건물 매매가에 비해 2배 이상 비쌌습니다.

건물을 판 유흥주점 주인은 임대료를 내가며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유흥주점 전 건물주/음성변조 : "권리금이라는 게 있고, 거기에 장사가 안되는 집도 아니고. 그 당시 제가 그걸 그냥 25억 원에 내놨다가 누가 사면은 팔고, 안 그러면 말려고 이랬는데."]

화력발전소는 11억5천만 원을 들여 어촌계에 펜션 한 채를 사 줬습니다.

어촌계장이 가지고 있던 펜션이었습니다.

어촌계장도 월세를 내가면서 그대로 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업 피해 보상의 혜택이 어민이 아닌 건물주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합니다.

[어촌계원/음성변조 : "불쌍한 어민들이, 쉽게 말하면, 쌀이라도 한 포 사 먹게 해주시면 좋은데. 그 사람들을 처벌해 주길 원하는 거죠."]

어촌계가 두 건물을 사게 된 의결과정도 불투명합니다.

피해 보상과 관련된 어촌계 총회 기록을 보면 서명부에 일부 비슷한 필체가 보입니다.

서명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모 씨/당시 어촌계장/음성변조 : "글씨는 뭐 우리가 대신 써줄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왜 그러냐면, 글을 잘 못 쓰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이 지역 일부 어민들은 어업 피해 보상금으로 건물을 산 어촌계의 거래를 수사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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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촌계에 ‘유흥주점’을?…수상한 어업 피해 보상
    • 입력 2020-11-15 21:22:40
    • 수정2020-11-15 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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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발전소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강원도 삼척에서 사업주가 어민들의 어업 손실에 대한 보상으로 유흥주점 건물을 사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업 피해에 대한 보상이라기엔 납득이 잘 가지 않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박성은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리포트]

삼척 도심에 있는 2층 건물.

유흥주점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의 주인은 현재 지역의 한 어촌계.

어촌계가 지난해 9월 유흥주점의 업주로부터 건물을 사들였습니다.

건물 매입 비용은 화력발전소를 짓는 기업이 어업 피해 보상 명목으로 내줬습니다.

매매가는 22억 원.

너무 비싸게 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A 부동산업체/음성변조 : "내가 지금 봤을 때는 잘 잡아봐야 12~13억 원 그 정도 안 잡아주겠나."]

건물 가격은 3.3㎡당 1,300만 원이 넘습니다.

넉 달 전 팔린 바로 옆 상가건물 매매가에 비해 2배 이상 비쌌습니다.

건물을 판 유흥주점 주인은 임대료를 내가며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유흥주점 전 건물주/음성변조 : "권리금이라는 게 있고, 거기에 장사가 안되는 집도 아니고. 그 당시 제가 그걸 그냥 25억 원에 내놨다가 누가 사면은 팔고, 안 그러면 말려고 이랬는데."]

화력발전소는 11억5천만 원을 들여 어촌계에 펜션 한 채를 사 줬습니다.

어촌계장이 가지고 있던 펜션이었습니다.

어촌계장도 월세를 내가면서 그대로 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업 피해 보상의 혜택이 어민이 아닌 건물주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합니다.

[어촌계원/음성변조 : "불쌍한 어민들이, 쉽게 말하면, 쌀이라도 한 포 사 먹게 해주시면 좋은데. 그 사람들을 처벌해 주길 원하는 거죠."]

어촌계가 두 건물을 사게 된 의결과정도 불투명합니다.

피해 보상과 관련된 어촌계 총회 기록을 보면 서명부에 일부 비슷한 필체가 보입니다.

서명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모 씨/당시 어촌계장/음성변조 : "글씨는 뭐 우리가 대신 써줄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왜 그러냐면, 글을 잘 못 쓰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이 지역 일부 어민들은 어업 피해 보상금으로 건물을 산 어촌계의 거래를 수사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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