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일본해’ 명칭 대신 고유번호로…표준 해도집 개정판 나온다

입력 2020.11.17 (10:39) 수정 2020.11.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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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바다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이 되는 국제수로기구(IHO) 표준 해도(海圖) 집에 '동해'나 '일본해' 같은 이름 대신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이 도입됩니다.

국제수로기구(IHO) 회원국들은 어제(16일) 화상 총회를 열고, 그동안 사용해온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대신 개정판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개정판의 핵심 내용은 바다를 명칭 대신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기존 'S-23'은 해역의 범위를 문장으로 적은 종이 출판물 형태라 지리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었지만, 개정판에는 전자해도 뿐만 아니라 해저 지형과 조속, 조류, 항해 정보 등 다양한 정보가 디지털 프로그램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새 개정판을 개발하는 동안, 기존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는 IHO 출판물로서 남게 됩니다.

개정판 도입은 마티아스 요나스 IHO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추진됐으며, 회원국들 모두 수로 업무가 전자화됨에 따라 IHO 디지털 표준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변화의 흐름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역시 사무총장 제안 지지 의사를 밝히고, 사전에 제출한 서면 의견 외에 추가적인 의견은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1929년 초판이 나온 기존 'S-23'은 두 차례 개정되는 동안에도 줄곧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해, 동해의 명칭이 '일본해'라는 일본 측 주장의 근거가 돼 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해도에 '동해'를 병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2017년 4월부터 이를 두고 일본·북한과 비공식 협의를 해 왔습니다.

또 '동해 연구회' 등 여러 민간·학술 단체 등이 '일본해' 단독 표기 바로 잡기에 나서면서, 전 세계 지도의 동해 병기는 2002년 기준 2.8%에서 현재 41% 가량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새 개정판이 도입된 데에는 이처럼 동해 병기 비율이 크게 늘면서, IHO와 각 회원국이 우리 측 주장을 무시하기 어려웠던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벤 더 덩크 의장이 이번 제안의 최종 승인을 통해 IHO 내에서 장기간 지속돼 온 지명에 대한 논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하고 제안을 컨센서스(합의)로 정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동해 대신 고유 식별번호로 해도 표기가 바뀌더라도, 추가로 속성 정보에서 동해라는 명칭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HO는 총회 결과를 회원국에 서면으로 회람한 뒤, 다음 달 1일 결과를 최종 발표할 예정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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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일본해’ 명칭 대신 고유번호로…표준 해도집 개정판 나온다
    • 입력 2020-11-17 10:39:28
    • 수정2020-11-17 14:56:42
    정치
세계 각국이 바다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이 되는 국제수로기구(IHO) 표준 해도(海圖) 집에 '동해'나 '일본해' 같은 이름 대신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이 도입됩니다.

국제수로기구(IHO) 회원국들은 어제(16일) 화상 총회를 열고, 그동안 사용해온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대신 개정판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개정판의 핵심 내용은 바다를 명칭 대신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기존 'S-23'은 해역의 범위를 문장으로 적은 종이 출판물 형태라 지리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었지만, 개정판에는 전자해도 뿐만 아니라 해저 지형과 조속, 조류, 항해 정보 등 다양한 정보가 디지털 프로그램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새 개정판을 개발하는 동안, 기존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는 IHO 출판물로서 남게 됩니다.

개정판 도입은 마티아스 요나스 IHO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추진됐으며, 회원국들 모두 수로 업무가 전자화됨에 따라 IHO 디지털 표준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변화의 흐름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역시 사무총장 제안 지지 의사를 밝히고, 사전에 제출한 서면 의견 외에 추가적인 의견은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1929년 초판이 나온 기존 'S-23'은 두 차례 개정되는 동안에도 줄곧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해, 동해의 명칭이 '일본해'라는 일본 측 주장의 근거가 돼 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해도에 '동해'를 병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2017년 4월부터 이를 두고 일본·북한과 비공식 협의를 해 왔습니다.

또 '동해 연구회' 등 여러 민간·학술 단체 등이 '일본해' 단독 표기 바로 잡기에 나서면서, 전 세계 지도의 동해 병기는 2002년 기준 2.8%에서 현재 41% 가량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새 개정판이 도입된 데에는 이처럼 동해 병기 비율이 크게 늘면서, IHO와 각 회원국이 우리 측 주장을 무시하기 어려웠던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벤 더 덩크 의장이 이번 제안의 최종 승인을 통해 IHO 내에서 장기간 지속돼 온 지명에 대한 논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하고 제안을 컨센서스(합의)로 정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동해 대신 고유 식별번호로 해도 표기가 바뀌더라도, 추가로 속성 정보에서 동해라는 명칭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HO는 총회 결과를 회원국에 서면으로 회람한 뒤, 다음 달 1일 결과를 최종 발표할 예정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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