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데이트 폭력① 달라진 피해자들의 삶

입력 2020.11.17 (19:07) 수정 2020.11.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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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헤어지자는 이유로 전 여자친구를 무차별 감금·폭행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는 소식,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줬죠.

KBS는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재발 방지 대책은 없는지 심층취재 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을 허지영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전 연인들로부터 세 차례 데이트 폭력을 당한 20대 피해 여성.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17살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첫 번째) 남자친구가 나이가 좀 많았거든요. 그때는 24살이었는데."]

["그 남자친구가 술 먹으면, 같이 살았었거든요. 칼로 막 위협하면서 죽여버리겠다고. 강압적으로 관계를 가지려고 하고."]

["말 안 듣는다고 때리고. 술병으로 머리를 깬 적도 있었어요."]

가까스로 이별을 통보했지만, 가해자의 덫에 벗어나긴 쉽지 않았습니다.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헤어져도) 술 먹으면 전화가 와요. 왜 안 들어오냐고. 찾아가서 너랑 같이 있는 그 모든 사람을 죽여버리겠다고. 무서워서 다시 돌아가죠."]

또 다른 남자친구들에게도 수차례 맞길 반복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신고를 안 해줬어요. 정말 저는 죽는 줄 알았거든요."]

매번 자신만 탓하게 되면서 삶의 의욕마저 잃었습니다.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심신이 너무 불안정해서 잠을 잘 못 잤고."]

["왜 태어났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지, 의미 없는 삶을 살고 있지? 그러면 의미 없는 삶을 끝내면 되겠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그때 당시에는 내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내가 남자 보는 눈이 없는 거고, 내가 사람 보는 눈이 그렇게 낮았던 거고."]

데이트 폭력이 성인 남녀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피해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로, 10대 피해 여성도 전 남자친구의 집착으로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1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어플이 있거든요. 위치추적 어플. 그거 가지고 왜 거기 있냐고 (물어보고)."]

["어디, 어떻게, 누구랑 왜 가는지 일거수일투족 다 설명해야 되고. 막 제가 뭐 잘못하면 욕하고."]

헤어지자고 용기 내 말했지만, 학교 안팎으론 왜곡된 소문이 돌았습니다.

[1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얘가 남자를 만나고 다녀서 자기가 집착을 했다, 그렇게 말을 했는데 사실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말했죠. 그건 사실이 아니다."]

피해자들이 되려 2차, 3차 피해를 겪는 상황.

당시 아픔을 '극복했다'고 말하는 피해자들은 한목소리로 움츠러들지 말라고 말합니다.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누군가가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 선뜻 손을 잡았으면 좋겠어요."]

[1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피해자들이 숨어 살고, 비공개 시설에 들어가고 그러잖아요. 저는 그런 게 너무 싫어서."]

["사회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피해자가 숨어 사는 사회가 아니라, 가해자들이 숨어 사는 사회로."]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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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데이트 폭력① 달라진 피해자들의 삶
    • 입력 2020-11-17 19:07:16
    • 수정2020-11-17 19:35:21
    뉴스7(제주)
[앵커]

헤어지자는 이유로 전 여자친구를 무차별 감금·폭행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는 소식,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줬죠.

KBS는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재발 방지 대책은 없는지 심층취재 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을 허지영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전 연인들로부터 세 차례 데이트 폭력을 당한 20대 피해 여성.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17살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첫 번째) 남자친구가 나이가 좀 많았거든요. 그때는 24살이었는데."]

["그 남자친구가 술 먹으면, 같이 살았었거든요. 칼로 막 위협하면서 죽여버리겠다고. 강압적으로 관계를 가지려고 하고."]

["말 안 듣는다고 때리고. 술병으로 머리를 깬 적도 있었어요."]

가까스로 이별을 통보했지만, 가해자의 덫에 벗어나긴 쉽지 않았습니다.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헤어져도) 술 먹으면 전화가 와요. 왜 안 들어오냐고. 찾아가서 너랑 같이 있는 그 모든 사람을 죽여버리겠다고. 무서워서 다시 돌아가죠."]

또 다른 남자친구들에게도 수차례 맞길 반복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신고를 안 해줬어요. 정말 저는 죽는 줄 알았거든요."]

매번 자신만 탓하게 되면서 삶의 의욕마저 잃었습니다.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심신이 너무 불안정해서 잠을 잘 못 잤고."]

["왜 태어났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지, 의미 없는 삶을 살고 있지? 그러면 의미 없는 삶을 끝내면 되겠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그때 당시에는 내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어요. 내가 남자 보는 눈이 없는 거고, 내가 사람 보는 눈이 그렇게 낮았던 거고."]

데이트 폭력이 성인 남녀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피해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로, 10대 피해 여성도 전 남자친구의 집착으로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1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어플이 있거든요. 위치추적 어플. 그거 가지고 왜 거기 있냐고 (물어보고)."]

["어디, 어떻게, 누구랑 왜 가는지 일거수일투족 다 설명해야 되고. 막 제가 뭐 잘못하면 욕하고."]

헤어지자고 용기 내 말했지만, 학교 안팎으론 왜곡된 소문이 돌았습니다.

[1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얘가 남자를 만나고 다녀서 자기가 집착을 했다, 그렇게 말을 했는데 사실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말했죠. 그건 사실이 아니다."]

피해자들이 되려 2차, 3차 피해를 겪는 상황.

당시 아픔을 '극복했다'고 말하는 피해자들은 한목소리로 움츠러들지 말라고 말합니다.

[2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누군가가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 선뜻 손을 잡았으면 좋겠어요."]

[10대 데이트 폭력 피해자/음성변조 : "피해자들이 숨어 살고, 비공개 시설에 들어가고 그러잖아요. 저는 그런 게 너무 싫어서."]

["사회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피해자가 숨어 사는 사회가 아니라, 가해자들이 숨어 사는 사회로."]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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