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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K] 출소 D-25 직업교육 신청 조두순…취업제한 가능한가?
입력 2020.11.18 (06:00) 팩트체크K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가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조두순이 다음 달 13일 만기 출소를 앞두고, 정부가 지원하는 직업 훈련을 신청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피해자 가족들은 조두순을 피해 안산을 떠날 처지인데, 정부는 교육비를 지원해가며 조두순의 사회 복귀를 장려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누리꾼들은 조두순의 취업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성범죄자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성범죄자 취업제한 제도'가 시행 중입니다. 그렇다면 조두순의 취업, 제한할 수 있을까요?

■ 조두순, 10년 취업제한 이미 지나…. 취업제한 대상 아니다

조두순은 2009년 9월 징역 12년형이 확정됐습니다. 판결 전 구속 기간도 형기에 포함되기 때문에 조두순은 다음 달 13일 만기 출소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두순이 아동이나 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할 때 법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왜일까요?

조두순은 2008년 범행을 저질렀는데, 당시 해당 법률은 취업제한 기간을 "형 확정 후 10년"으로 한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조두순이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동안 '취업제한 10년' 기간은 이미 지났기 때문에 해당 법으로 취업 제한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당시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2008년) 42조 1항을 보면 "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자는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동안 청소년 관련 교육기관 등을 운영하거나 청소년 관련 교육기관 등에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범죄자의 취업제한 제도는 조두순 사건 이후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 헌재, 성범죄자 일률적 취업제한 '위헌'…"조두순 취업제한 5년 더 줄었을 뻔"

2016년 헌법재판소(2015헌마98)는 성범죄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취업제한 기간 10년을 부과하는 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해 과도하다며 위헌 결정을 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도 이에 따라 개정이 여러 번 이뤄지게 됐는데요. 2009년까지는 형 집행일로부터 취업제한 기간을 따졌다가, 2010년부터 2018년 7월까지는 형량에 따라 제한 기간이 5년, 3년, 1년으로 차등적용 되었습니다.


2018년 1월에도 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당시의 부칙을 보면 "종전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성범죄를 범하고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해당 법에 따르면 조두순은 형 확정일로부터 취업제한 10년과 5년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두순은 해당 기간에 계속 복역 중이어서 결과적으로는 취업제한 기간의 적용이 사실상 무의미했습니다. 성범죄자의 취업제한 기간 산정과 집행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후 해당 법은 다시 바뀌게 되어 법원이 취업제한 기간을 최대 10년까지 형 집행 이후 선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형량에 따른 차등 제한 등을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법무부, "조두순 신청 엄격하게 검토할 것"

조두순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허그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요. 취업을 원하는 출소자라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단의 심사를 거쳐 단계별로 취업 계획을 세우고 교육비로 최대 3백만 원이 지급됩니다. 취업에 성공하면 수당도 별도로 지급됩니다.

조두순은 1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하면서 직업 훈련을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법무부 관계자는 "교도소 내에서 직업 훈련을 강제할 순 없고, 수용자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참여자 선발 기준에 대해 ▲심신상 정상적인 사업 참여가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자 ▲취업 의지가 없는 자·직업 훈련에만 관심 있는 자 등으로 홈페이지에 명시해두고 있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단계별로 신청자 상담을 하고 여러 가지 상황을 판단해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현재까지는 조두순의 신청만 이뤄진 상태라 엄격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독일은 성범죄자 '직업 금지'…'조두순' 제재 강화해야

조두순의 출소를 계기로 성범죄자 취업제한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조두순에 대한 사회적인 공분은 여전합니다.

앞서 헌재가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에 위헌을 결정한 사례에 대해 윤석진 강남대 교수는 2018년 논문에서 "성범죄 피해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함에도 가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관점에서만 위헌의 법리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헌재의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윤 교수는 2018년 중앙법학에 발표한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 위헌결정례에 대한 비판적 고찰>에서 독일의 '직업금지명령(Anordnung des Berufsverbots)' 제도를 소개했는데요.

해당 제도는 "직업활동 금지 기간의 법정 상한이 행위자로부터 예상되는 위험의 방지를 위해 충분하지 않다고 예상되는 경우에는 영구적인 직업금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판결의 확정과 함께 효력을 가집니다.

법무법인 소헌의 천정아 변호사는 "현행 취업제한 관련법은 초범, 재범의 위험성 등에 따라 단서 조항을 두어서 취업 제한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범죄의 경중에 따른 차등 제한은 수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에는 취업제한 기간을 '확정'했다면 지금은 완화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천정아 변호사는 "헌재의 결정에 따라 법을 개정한다면 취업제한을 최대 10년으로 둘 것이 아니라, 죄질에 따라 오히려 취업제한 기한을 30년이나 영구 제한 등으로 확대하는 재량을 발휘해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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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출소 D-25 직업교육 신청 조두순…취업제한 가능한가?
    • 입력 2020-11-18 06:00:43
    팩트체크K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가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조두순이 다음 달 13일 만기 출소를 앞두고, 정부가 지원하는 직업 훈련을 신청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피해자 가족들은 조두순을 피해 안산을 떠날 처지인데, 정부는 교육비를 지원해가며 조두순의 사회 복귀를 장려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누리꾼들은 조두순의 취업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성범죄자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성범죄자 취업제한 제도'가 시행 중입니다. 그렇다면 조두순의 취업, 제한할 수 있을까요?

■ 조두순, 10년 취업제한 이미 지나…. 취업제한 대상 아니다

조두순은 2009년 9월 징역 12년형이 확정됐습니다. 판결 전 구속 기간도 형기에 포함되기 때문에 조두순은 다음 달 13일 만기 출소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두순이 아동이나 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할 때 법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왜일까요?

조두순은 2008년 범행을 저질렀는데, 당시 해당 법률은 취업제한 기간을 "형 확정 후 10년"으로 한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조두순이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동안 '취업제한 10년' 기간은 이미 지났기 때문에 해당 법으로 취업 제한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당시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2008년) 42조 1항을 보면 "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형이 확정된 자는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동안 청소년 관련 교육기관 등을 운영하거나 청소년 관련 교육기관 등에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범죄자의 취업제한 제도는 조두순 사건 이후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 헌재, 성범죄자 일률적 취업제한 '위헌'…"조두순 취업제한 5년 더 줄었을 뻔"

2016년 헌법재판소(2015헌마98)는 성범죄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취업제한 기간 10년을 부과하는 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해 과도하다며 위헌 결정을 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도 이에 따라 개정이 여러 번 이뤄지게 됐는데요. 2009년까지는 형 집행일로부터 취업제한 기간을 따졌다가, 2010년부터 2018년 7월까지는 형량에 따라 제한 기간이 5년, 3년, 1년으로 차등적용 되었습니다.


2018년 1월에도 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당시의 부칙을 보면 "종전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성범죄를 범하고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해당 법에 따르면 조두순은 형 확정일로부터 취업제한 10년과 5년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두순은 해당 기간에 계속 복역 중이어서 결과적으로는 취업제한 기간의 적용이 사실상 무의미했습니다. 성범죄자의 취업제한 기간 산정과 집행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후 해당 법은 다시 바뀌게 되어 법원이 취업제한 기간을 최대 10년까지 형 집행 이후 선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형량에 따른 차등 제한 등을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법무부, "조두순 신청 엄격하게 검토할 것"

조두순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허그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요. 취업을 원하는 출소자라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단의 심사를 거쳐 단계별로 취업 계획을 세우고 교육비로 최대 3백만 원이 지급됩니다. 취업에 성공하면 수당도 별도로 지급됩니다.

조두순은 1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하면서 직업 훈련을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법무부 관계자는 "교도소 내에서 직업 훈련을 강제할 순 없고, 수용자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참여자 선발 기준에 대해 ▲심신상 정상적인 사업 참여가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자 ▲취업 의지가 없는 자·직업 훈련에만 관심 있는 자 등으로 홈페이지에 명시해두고 있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단계별로 신청자 상담을 하고 여러 가지 상황을 판단해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현재까지는 조두순의 신청만 이뤄진 상태라 엄격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독일은 성범죄자 '직업 금지'…'조두순' 제재 강화해야

조두순의 출소를 계기로 성범죄자 취업제한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조두순에 대한 사회적인 공분은 여전합니다.

앞서 헌재가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에 위헌을 결정한 사례에 대해 윤석진 강남대 교수는 2018년 논문에서 "성범죄 피해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함에도 가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관점에서만 위헌의 법리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헌재의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윤 교수는 2018년 중앙법학에 발표한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 위헌결정례에 대한 비판적 고찰>에서 독일의 '직업금지명령(Anordnung des Berufsverbots)' 제도를 소개했는데요.

해당 제도는 "직업활동 금지 기간의 법정 상한이 행위자로부터 예상되는 위험의 방지를 위해 충분하지 않다고 예상되는 경우에는 영구적인 직업금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판결의 확정과 함께 효력을 가집니다.

법무법인 소헌의 천정아 변호사는 "현행 취업제한 관련법은 초범, 재범의 위험성 등에 따라 단서 조항을 두어서 취업 제한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범죄의 경중에 따른 차등 제한은 수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에는 취업제한 기간을 '확정'했다면 지금은 완화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천정아 변호사는 "헌재의 결정에 따라 법을 개정한다면 취업제한을 최대 10년으로 둘 것이 아니라, 죄질에 따라 오히려 취업제한 기한을 30년이나 영구 제한 등으로 확대하는 재량을 발휘해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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