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일가족 덮친 화물차…두 살배기 숨져

[앵커]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가족이 화물차에 치여 두 살 배기 자녀가 숨지고 어머니 등 3명이 다쳤습니다.

운전자가 앞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서 난 사고인데, 사고 전 유모차를 끈 가족이 횡단보도 앞에서 건너려고 서 있었지만 맞은편 차로 운전자들도 이들이 건널수 있게 멈추거나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린 아이와 함께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의 절반 정도 지나 서 있는 일가족.

유모차 속 두 자녀까지 삼남매를 데리고 길을 나선 30대 여성은 맞은 편 차로에서 차량이 달려오자 횡단보도의 남은 절반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화물차가 그대로 직진합니다.

이 사고로 유모차 속 2명의 자녀 가운데 2살 배기가 숨졌고 어머니와 첫째, 막내 등 3명도 다쳤습니다.

사고를 낸 8.5톤 화물차 운전자는 40미터 앞에 있는 신호만 보고 그대로 주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안지숙/인근 상인 : "밑에 의자까지 같이 달려있는 그런 유모차인데 의자 달린 부분이 아예 떨어져 나갈 정도로 아예 부서졌어요. 두 동강이 났다고 봐야죠."]

유모차를 끈 일가족이 횡단보도 한가운데 서있었지만, 맞은편 도로의 운전자들도 차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도로교통법상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면 일시정지해야 하지만, 일시 멈춤도, 보행자를 위한 양보도 없었고, 결국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횡단보도에는 과속방지턱도 설치됐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습니다.

[김광빈/광주시 운암동 : "보시다시피 (사고 현장을) 지나다니는 차들은 횡단보도에 관심 없이 저 앞에 신호등만 보고 달리는 경향이 굉장히 많아요."]

2017년부터 3년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숨진 어린이는 모두 17명.

운전자들의 부주의가 어린이 사망 사고라는 참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영상편집:이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