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인영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아…북과 최상의 대화 준비”

입력 2020.11.18 (21:18) 수정 2020.11.1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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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바이든 시대의 개막으로 북미, 남북 관계에 중요한 외적 변수가 생겼습니다.

정세 변화의 시기, 우리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는지,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바이든 당선인,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무의미한 프로젝트다 이렇게 비난해 왔거든요. 그러면 우리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함께 해왔다고 생각하는 이런 북미 관계의 성과가 다 사장되어 버리는 것 아닌가,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변]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북의 핵 능력이 감축되면 정상회담할 수 있다, 이런 조건부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놨지 않습니까? 그것은 다른 한편에서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이야기했던 비핵화의 과정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합의한다면 이행은 단계적으로 하는 게 어떠냐, 이런 우리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정책 구상, 이런 것들하고 유사한 점들이 오히려 많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동안 해온 남북미의 노력을 되살리겠다, 이런 의지도 제가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의 행정부에게 우리의 입장을 어떤 논리로 설명하실 계획이신지요?

[답변]

아무래도 바이든 당선자는 동맹을 우선하고,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그것을 상당 부분, 많은 부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북한이 도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도움이 안 된다, 이렇게 여러 번 말씀을 하셨어요. 과거 전례를 봤을 때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정세 판단이 궁금합니다.

[답변]

이전에 오바마 정부 시절을 보면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전혀 없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지구'를 이야기할 때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했으니까요.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북도 자신들의 그 당시의 정책이 올바른 접근이었는지 되짚어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북이 이번에는 그런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할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으로서는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이렇게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 오는 방식보다는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좋은 효과와 합리적 접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저는 권하고 싶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한미연합훈련 하는 3월쯤에 오히려 도발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냐 이런 시선도 있는데, 그럼 그때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십니까?

[답변]

우선 통일부 장관으로서 군사적인 긴장보다는 평화회담의 분위기가 많아지는 것을 당연히 원합니다. 북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그런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것을 피해 나갈 수 있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그런 정세의 여지들, 이런 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구체적으로 좀 직접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 고위급 회담이라든지, 특사 파견이라든지 이런 조치를 하셔야 하는 것 아닐까요?

[답변]

아무래도 고위급 회담이나 특사 파견과 같은 것은 대통령님의 최고 정무적인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가 임의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으로서 말씀드리면 이미 서너 차례에 걸쳐서 남북 간에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한 바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입니다.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으니까요, 북이 응하기만 한다면 저는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첫 출근길에서도 남북대화 복원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연락사무소가 폭파됐고 대화는 단절됐는데 비공식 접촉은 전혀 없었던 겁니까?

[답변]

비공식 접촉은 저로서는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제 우리 남북관계의 발전도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이고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영역에서 서로 제안을 주고받고 그런 차원에서 대화와 또 협력, 이런 것들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조금 더 지나서, 앞에 말씀드렸습니다만,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에 대화하자, 이렇게 제안할 생각도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최근에 코로나 백신과 치료약이 '게임체인저',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얘기를 하셨습니다. 우선 방역으로 물꼬를 터보자는 생각이신지요?

[답변]

만약에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이런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보도를 했습니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푸에블로호 송환에 굉장히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이게 북미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요? 매개점?

[답변]

물론 그렇습니다.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 이런 것들이 북미 간에 서로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작은 조치들로써 그동안 이따금씩 전개돼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푸에블로호를 만약에 평양이 워싱턴으로 송환한다, 이렇게 되면 저는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굉장히 적극적인 신뢰조치로 받아들이고, 그런 측면에서는 북미 간의 신뢰를 통해서 대화와 협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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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인영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아…북과 최상의 대화 준비”
    • 입력 2020-11-18 21:18:56
    • 수정2020-11-19 07: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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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 것처럼 바이든 시대의 개막으로 북미, 남북 관계에 중요한 외적 변수가 생겼습니다.

정세 변화의 시기, 우리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하려고 하는지,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바이든 당선인,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무의미한 프로젝트다 이렇게 비난해 왔거든요. 그러면 우리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함께 해왔다고 생각하는 이런 북미 관계의 성과가 다 사장되어 버리는 것 아닌가,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변]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북의 핵 능력이 감축되면 정상회담할 수 있다, 이런 조건부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놨지 않습니까? 그것은 다른 한편에서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이야기했던 비핵화의 과정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합의한다면 이행은 단계적으로 하는 게 어떠냐, 이런 우리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정책 구상, 이런 것들하고 유사한 점들이 오히려 많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동안 해온 남북미의 노력을 되살리겠다, 이런 의지도 제가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의 행정부에게 우리의 입장을 어떤 논리로 설명하실 계획이신지요?

[답변]

아무래도 바이든 당선자는 동맹을 우선하고,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그것을 상당 부분, 많은 부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북한이 도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도움이 안 된다, 이렇게 여러 번 말씀을 하셨어요. 과거 전례를 봤을 때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정세 판단이 궁금합니다.

[답변]

이전에 오바마 정부 시절을 보면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전혀 없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지구'를 이야기할 때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했으니까요.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북도 자신들의 그 당시의 정책이 올바른 접근이었는지 되짚어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북이 이번에는 그런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할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으로서는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이렇게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 오는 방식보다는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좋은 효과와 합리적 접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저는 권하고 싶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한미연합훈련 하는 3월쯤에 오히려 도발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냐 이런 시선도 있는데, 그럼 그때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십니까?

[답변]

우선 통일부 장관으로서 군사적인 긴장보다는 평화회담의 분위기가 많아지는 것을 당연히 원합니다. 북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그런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것을 피해 나갈 수 있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그런 정세의 여지들, 이런 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구체적으로 좀 직접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 고위급 회담이라든지, 특사 파견이라든지 이런 조치를 하셔야 하는 것 아닐까요?

[답변]

아무래도 고위급 회담이나 특사 파견과 같은 것은 대통령님의 최고 정무적인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가 임의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으로서 말씀드리면 이미 서너 차례에 걸쳐서 남북 간에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한 바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입니다.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으니까요, 북이 응하기만 한다면 저는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첫 출근길에서도 남북대화 복원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연락사무소가 폭파됐고 대화는 단절됐는데 비공식 접촉은 전혀 없었던 겁니까?

[답변]

비공식 접촉은 저로서는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제 우리 남북관계의 발전도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이고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영역에서 서로 제안을 주고받고 그런 차원에서 대화와 또 협력, 이런 것들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조금 더 지나서, 앞에 말씀드렸습니다만,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에 대화하자, 이렇게 제안할 생각도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최근에 코로나 백신과 치료약이 '게임체인저',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얘기를 하셨습니다. 우선 방역으로 물꼬를 터보자는 생각이신지요?

[답변]

만약에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이런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보도를 했습니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푸에블로호 송환에 굉장히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이게 북미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요? 매개점?

[답변]

물론 그렇습니다.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 이런 것들이 북미 간에 서로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작은 조치들로써 그동안 이따금씩 전개돼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푸에블로호를 만약에 평양이 워싱턴으로 송환한다, 이렇게 되면 저는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굉장히 적극적인 신뢰조치로 받아들이고, 그런 측면에서는 북미 간의 신뢰를 통해서 대화와 협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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