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환경 보호·기부…가치를 사는 소비

입력 2020.11.25 (18:13) 수정 2020.11.2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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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1월25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전민기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팀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01125&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몸이 끼어 기형으로 자란 거북이입니다. 무심코 버린 페트병이 이렇게 물개의 베개가 돼 버리기도 하네요. 어느 때보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것, 바로 가치 소비입니다. 빅데이터로 생활의 지혜를 발견하는 시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 함께하겠습니다. 팀장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반갑습니다. 전민기입니다.

[앵커]
소비 하면 몇 해 전부터 유행했던 용어 있잖아요. 가성비, 가격 대비 성능. 저도 이거 많이 따지는데 요즘은 좀 분위기가 달라졌나 보네요.

[답변]
가성비에서 최근에는 이제 가격대비 마음에 만족감을 나타내는 가심비로 트렌드가 이동했고요. 최근엔 착한 소비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가격과 만족감을 넘어서 환경이라든지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이제는 어떤 물건을 고르는데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죠.

[앵커]
가성비에서 가심비로 그리고 가심비에서도 또 업그레이드된 소비 형태가 나타났다는 얘기예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착한 소비와 관련된 빅데이터, 갖고 오셨죠?

[답변]
빅데이터 보시면요, 착한 소비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어떤 키워드를 연관어로 뽑는지 볼 수가 있는데요. 보시면 기부나 후원, 가치, 친환경, 캠페인, 이런 식으로 환경이라든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키워드들이 다양하게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서도 환경오염에 대한 폐해를 사진으로도 잠깐 봤습니다만 소비 시장, 유통 시장, 다 지금 친환경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답변]
아무래도 이런 소비자들의 성향이 드러나고 있고요. 물건을 사면서 내가 죄책감을 덜 느낄 수 있는 그런 것들에 대한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니까 기업들도 거기에 맞는 제품을 당연히 내놔야겠죠. 소비자들이 기업이 내놓은 그 물건을 선택하는 그런 형태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고요. 최근에 페트병에 붙여진 라벨, 일일이 떼야 재활용이 가능하거든요. 최근에 쉽게 뗄 수 있는 에코 라벨이 나왔는데 라벨 역시 어떻게 보면 비닐 폐기물입니다. 그래서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무라벨 페트병 제품이 나왔습니다.

[앵커]
무라벨? 라벨이 없다?

[답변]
그렇죠. 라벨 대신에 페트병에 제품명을 음각으로 새긴 거고요. 물건 살 때 물건이 중요하지 사실은 택배가 어떻게 오는지, 어디에 담겨오는지 중요하지 않죠. 내가 산 내용물 뺀 상자는 바로 쓰레기가 됩니다. 한 쇼핑몰에서는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접으면 되는 핑거박스. 접착제가 필요 없는 거 이런 게 나왔거든요.

[앵커]
접착제 안 붙이면 뚫리지 않을까요?

[답변]
그래서 핑거박스라는 게 손가락 모양으로 종이가 접혀 있는데 이런 것들을 단단하게 여러 군데 만들어서 열리지 않도록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컬러 잉크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박스도 제작이 되고 있고요. 사실 아이스팩이 최근엔 가장 문제입니다. 신선식품 안에 들어오는 건데 재활용이 안 되거든요. 갈비탕 상품에 물로 채운 생수병을 넣는다든지 이렇게 처리하기 힘든 아이스팩을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고요. 쓰레기가 발생할 때 생기는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부담감을 줄여주는 게 기업들의 하나의 어떤 목표가 됐습니다.

[앵커]
친환경 소비의 한 갈래라고 하면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동물에게도 이롭고 사람에게도 이로운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답변]
그래서 언젠가부터 동물복지라는 그런 말도 많이 나왔는데 지금 마크 보이시죠? 이게 동물복지 인증 마크인데 이걸 확인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사육장에 빽빽하게 들어가 있는 닭 그다음에 초원을 뛰어다니는 닭 어떤 게 조금 더 행복해 보이세요, 앵커님?

[앵커]
조금이 아니라 많이 행복해 보여요, 왼쪽 닭이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렇게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서 자란 닭이나 돼지, 소를 먹지 않는 거, 이게 동물복지에 집중하는 그런 소비자들의 운동인데 최근에 비건 음식 트렌드도 추구하는 가치를 소비에 표현하는 변화된 소비 기준에서 나타났다. 저희가 비건 관련한 이야기도 나눠드렸었는데

[앵커]
비건, 완벽한 채식.

[답변]
그렇죠. 이것도 착한 소비의 한 일환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상품을 소비한다기보다 가치를 소비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아요. 관련 연관어 중에 보면 기부, 후원 이런 것도 나오는데. 사실 기부는 소비와는 전혀 다른 개념인데.

[답변]
그렇죠. 물건 살 돈 아껴서 기부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사실은 물건 사면 기부가 된다는 건 생소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개념들이 많이 들어와 있고요. 한 비타민 업체 같은 경우는 'buy one, give one' 슬로건을 내걸고서 소비자가 하나 사면 국내외 소외 계층 하나에 비타민 하나를 기부하는 그런.

[앵커]
또 다른 1+1이네요?

[답변]
그렇게 볼 수가 있겠죠. 현재 40만 개 약 50억 원의 비타민이 기부가 됐고요. 홈페이지에 기부 내역을 공개하면서 내 소비가 어떤 사람을 도왔는지도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이유고요. 한 화장품 브랜드는 제품 사면 구매 건당 구매 금액에서 천 원씩 기부가 되는 그런 상품도 있습니다. 이곳은 내가 기부처를 택할 수 있는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선택이 가능하고.

[답변]
기부처 고르면서 내 기부가 어떤 도움이 될지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 이것도 소비의 한 즐거움을 끌어올리는 그런 형태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겠네요. 막상 기부를 해서 이게 어디에 쓰이는지 참 궁금했거든요.

[답변]
그렇죠.

[앵커]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변심을 알아차려야 할 텐데요. 마케팅 전략의 변화 같은 건 없을까요?

[답변]
최근에 코즈 마케팅이라는 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건 뭐냐면 환경이나 빈곤, 사회적 이슈를 이런 기업의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최근에 착한 기업이라는 것들도 있어요.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지 않는 경향도 있고요. 개인의 신념을 적극으로 표현하는 MZ 세대들한테는 주요 소비층이 됐잖아요, 최근에. 그러면서 일상적인 소비를 공익활동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그런 상품을 만드는 기업들에 대해서 더 열광하고 더 많이 소비를 해 준다라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 가격보다는 이제 가치다. 이런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답변]
아무래도 SNS나 IT 기계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세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본인의 가치를 이런 걸 통해서 드러낼 수 있다는 거. 그런 게 좀 하나의 소비 트렌드가 되고 있죠.

[녹취]
“그냥 보고만 있을래?”
“아니, 지금 움직여야지”

[앵커]
보지만 말고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움직여라?

[답변]
그렇죠. 나는 개념 있는 사람이다 이런 것도 보여줄 수가 있고요. 그래서 모금 캠페인 서명이라든지 후원 티셔츠 착용, 봉사활동. 단순히 돈만 모으는 모금이 아니라 내가 직접 행동의 주체가 됨으로 인해서 세상을 바꾸고 움직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할 수 있다는 거를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계십니다.

[앵커]
방금 티셔츠 보기도 했어요, 슬로건 적힌 티셔츠. 아마 자신을 드러내기에 가장 좋은 건 패션일 거 같은데. 패션 시장의 변화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요?

[답변]
그래서 이제 옷이나 가방 등에 특정 메시지를 담아서 문구를 새기는 슬로건 패션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단순히 패션을 걸치는 게 아닌 내 신념을 표현하는 거고요. 명품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Fur free 정책도 있습니다. 지금 영국, 오스트리아 세계 1위 모피 생산국 노르웨이 최근에 화제가 됐는데 10개 넘는 국가가 모피 농업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동물 털 대신에 인공 털을 100% 사용하고요. 겨울에 오리나 거위 깃털로 만든 옷도 많잖아요. 이것 또한 인공 충전재라든지 아니면 버려진 솜이불 같은 걸 재활용한 충전재를 사용해서 제품으로 만들고 또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앵커]
Fur free? 털이 없다?

[답변]
그렇죠.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가죽, 모피, 울 이런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이 아니면 이제는 아마 가까운 미래에 의류 매장에 이런 제품들 아니고서는 들어서기 힘든 그런 세상도 올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행보와 반대로 가는 브랜드는 어떻게 해요? 소비자들 선택을 어떻게 받겠다는 건지.

[답변]
사실 최근에 에르메스가 악어 농장을 만들겠다고 해가지고 큰 논란이 됐습니다. 악어 제품으로 만든 건 특히나 비싼데 5천만 원에서 비싼 건 1억까지 한다고 합니다. 여기 하나에 3마리 정도 해당하는 악어가죽이 사용돼요. 스크래치 없고 피부조직이 고른,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은 악어의 가죽을 선호하기 때문에 농장이 필요한 건데 동물단체가 항의하고 있고요. 최근에 기업이 친환경적인 방식을 지향한다고 선언한 것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어쨌든 의식 있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기업과 브랜드가 그만큼 긴장할 수밖에 없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과 빅데이터로 내 생활의 변화 들여다봤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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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환경 보호·기부…가치를 사는 소비
    • 입력 2020-11-25 18:13:38
    • 수정2020-11-25 19:43:12
    통합뉴스룸ET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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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 : 전민기 한국인사이트연구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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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몸이 끼어 기형으로 자란 거북이입니다. 무심코 버린 페트병이 이렇게 물개의 베개가 돼 버리기도 하네요. 어느 때보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것, 바로 가치 소비입니다. 빅데이터로 생활의 지혜를 발견하는 시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 함께하겠습니다. 팀장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반갑습니다. 전민기입니다.

[앵커]
소비 하면 몇 해 전부터 유행했던 용어 있잖아요. 가성비, 가격 대비 성능. 저도 이거 많이 따지는데 요즘은 좀 분위기가 달라졌나 보네요.

[답변]
가성비에서 최근에는 이제 가격대비 마음에 만족감을 나타내는 가심비로 트렌드가 이동했고요. 최근엔 착한 소비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가격과 만족감을 넘어서 환경이라든지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이제는 어떤 물건을 고르는데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죠.

[앵커]
가성비에서 가심비로 그리고 가심비에서도 또 업그레이드된 소비 형태가 나타났다는 얘기예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착한 소비와 관련된 빅데이터, 갖고 오셨죠?

[답변]
빅데이터 보시면요, 착한 소비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어떤 키워드를 연관어로 뽑는지 볼 수가 있는데요. 보시면 기부나 후원, 가치, 친환경, 캠페인, 이런 식으로 환경이라든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키워드들이 다양하게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서도 환경오염에 대한 폐해를 사진으로도 잠깐 봤습니다만 소비 시장, 유통 시장, 다 지금 친환경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답변]
아무래도 이런 소비자들의 성향이 드러나고 있고요. 물건을 사면서 내가 죄책감을 덜 느낄 수 있는 그런 것들에 대한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니까 기업들도 거기에 맞는 제품을 당연히 내놔야겠죠. 소비자들이 기업이 내놓은 그 물건을 선택하는 그런 형태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고요. 최근에 페트병에 붙여진 라벨, 일일이 떼야 재활용이 가능하거든요. 최근에 쉽게 뗄 수 있는 에코 라벨이 나왔는데 라벨 역시 어떻게 보면 비닐 폐기물입니다. 그래서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무라벨 페트병 제품이 나왔습니다.

[앵커]
무라벨? 라벨이 없다?

[답변]
그렇죠. 라벨 대신에 페트병에 제품명을 음각으로 새긴 거고요. 물건 살 때 물건이 중요하지 사실은 택배가 어떻게 오는지, 어디에 담겨오는지 중요하지 않죠. 내가 산 내용물 뺀 상자는 바로 쓰레기가 됩니다. 한 쇼핑몰에서는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접으면 되는 핑거박스. 접착제가 필요 없는 거 이런 게 나왔거든요.

[앵커]
접착제 안 붙이면 뚫리지 않을까요?

[답변]
그래서 핑거박스라는 게 손가락 모양으로 종이가 접혀 있는데 이런 것들을 단단하게 여러 군데 만들어서 열리지 않도록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컬러 잉크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박스도 제작이 되고 있고요. 사실 아이스팩이 최근엔 가장 문제입니다. 신선식품 안에 들어오는 건데 재활용이 안 되거든요. 갈비탕 상품에 물로 채운 생수병을 넣는다든지 이렇게 처리하기 힘든 아이스팩을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고요. 쓰레기가 발생할 때 생기는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부담감을 줄여주는 게 기업들의 하나의 어떤 목표가 됐습니다.

[앵커]
친환경 소비의 한 갈래라고 하면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동물에게도 이롭고 사람에게도 이로운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답변]
그래서 언젠가부터 동물복지라는 그런 말도 많이 나왔는데 지금 마크 보이시죠? 이게 동물복지 인증 마크인데 이걸 확인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사육장에 빽빽하게 들어가 있는 닭 그다음에 초원을 뛰어다니는 닭 어떤 게 조금 더 행복해 보이세요, 앵커님?

[앵커]
조금이 아니라 많이 행복해 보여요, 왼쪽 닭이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렇게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서 자란 닭이나 돼지, 소를 먹지 않는 거, 이게 동물복지에 집중하는 그런 소비자들의 운동인데 최근에 비건 음식 트렌드도 추구하는 가치를 소비에 표현하는 변화된 소비 기준에서 나타났다. 저희가 비건 관련한 이야기도 나눠드렸었는데

[앵커]
비건, 완벽한 채식.

[답변]
그렇죠. 이것도 착한 소비의 한 일환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상품을 소비한다기보다 가치를 소비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아요. 관련 연관어 중에 보면 기부, 후원 이런 것도 나오는데. 사실 기부는 소비와는 전혀 다른 개념인데.

[답변]
그렇죠. 물건 살 돈 아껴서 기부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사실은 물건 사면 기부가 된다는 건 생소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개념들이 많이 들어와 있고요. 한 비타민 업체 같은 경우는 'buy one, give one' 슬로건을 내걸고서 소비자가 하나 사면 국내외 소외 계층 하나에 비타민 하나를 기부하는 그런.

[앵커]
또 다른 1+1이네요?

[답변]
그렇게 볼 수가 있겠죠. 현재 40만 개 약 50억 원의 비타민이 기부가 됐고요. 홈페이지에 기부 내역을 공개하면서 내 소비가 어떤 사람을 도왔는지도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이유고요. 한 화장품 브랜드는 제품 사면 구매 건당 구매 금액에서 천 원씩 기부가 되는 그런 상품도 있습니다. 이곳은 내가 기부처를 택할 수 있는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선택이 가능하고.

[답변]
기부처 고르면서 내 기부가 어떤 도움이 될지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 이것도 소비의 한 즐거움을 끌어올리는 그런 형태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겠네요. 막상 기부를 해서 이게 어디에 쓰이는지 참 궁금했거든요.

[답변]
그렇죠.

[앵커]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변심을 알아차려야 할 텐데요. 마케팅 전략의 변화 같은 건 없을까요?

[답변]
최근에 코즈 마케팅이라는 게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건 뭐냐면 환경이나 빈곤, 사회적 이슈를 이런 기업의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최근에 착한 기업이라는 것들도 있어요.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지 않는 경향도 있고요. 개인의 신념을 적극으로 표현하는 MZ 세대들한테는 주요 소비층이 됐잖아요, 최근에. 그러면서 일상적인 소비를 공익활동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그런 상품을 만드는 기업들에 대해서 더 열광하고 더 많이 소비를 해 준다라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 가격보다는 이제 가치다. 이런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답변]
아무래도 SNS나 IT 기계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세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본인의 가치를 이런 걸 통해서 드러낼 수 있다는 거. 그런 게 좀 하나의 소비 트렌드가 되고 있죠.

[녹취]
“그냥 보고만 있을래?”
“아니, 지금 움직여야지”

[앵커]
보지만 말고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움직여라?

[답변]
그렇죠. 나는 개념 있는 사람이다 이런 것도 보여줄 수가 있고요. 그래서 모금 캠페인 서명이라든지 후원 티셔츠 착용, 봉사활동. 단순히 돈만 모으는 모금이 아니라 내가 직접 행동의 주체가 됨으로 인해서 세상을 바꾸고 움직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할 수 있다는 거를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계십니다.

[앵커]
방금 티셔츠 보기도 했어요, 슬로건 적힌 티셔츠. 아마 자신을 드러내기에 가장 좋은 건 패션일 거 같은데. 패션 시장의 변화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요?

[답변]
그래서 이제 옷이나 가방 등에 특정 메시지를 담아서 문구를 새기는 슬로건 패션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단순히 패션을 걸치는 게 아닌 내 신념을 표현하는 거고요. 명품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Fur free 정책도 있습니다. 지금 영국, 오스트리아 세계 1위 모피 생산국 노르웨이 최근에 화제가 됐는데 10개 넘는 국가가 모피 농업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동물 털 대신에 인공 털을 100% 사용하고요. 겨울에 오리나 거위 깃털로 만든 옷도 많잖아요. 이것 또한 인공 충전재라든지 아니면 버려진 솜이불 같은 걸 재활용한 충전재를 사용해서 제품으로 만들고 또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앵커]
Fur free? 털이 없다?

[답변]
그렇죠.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가죽, 모피, 울 이런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이 아니면 이제는 아마 가까운 미래에 의류 매장에 이런 제품들 아니고서는 들어서기 힘든 그런 세상도 올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행보와 반대로 가는 브랜드는 어떻게 해요? 소비자들 선택을 어떻게 받겠다는 건지.

[답변]
사실 최근에 에르메스가 악어 농장을 만들겠다고 해가지고 큰 논란이 됐습니다. 악어 제품으로 만든 건 특히나 비싼데 5천만 원에서 비싼 건 1억까지 한다고 합니다. 여기 하나에 3마리 정도 해당하는 악어가죽이 사용돼요. 스크래치 없고 피부조직이 고른,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은 악어의 가죽을 선호하기 때문에 농장이 필요한 건데 동물단체가 항의하고 있고요. 최근에 기업이 친환경적인 방식을 지향한다고 선언한 것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어쨌든 의식 있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기업과 브랜드가 그만큼 긴장할 수밖에 없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민기 팀장과 빅데이터로 내 생활의 변화 들여다봤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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