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꼭 ‘인형’ 들고 우주선 타는 비행사들, 이유가 뭘까

입력 2020.11.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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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각),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우주선 '리질리언스'.

발사 9분여 만에 정상 궤도에 진입한 우주선 안에서 비행사들 사이로 인형 하나가 둥실 떠오릅니다.

인형은 미국 인기 TV 시리즈인 '더 만달로리안'에 나오는 '베이비요다'. 우주 비행사 마이크 홉킨스는 "베이비요다가 우리에게 미소와 희망을 가져다주길 바라는 마음에 데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우주선 ‘리질리언스’에 탑승한 ‘베이비요다’우주선 ‘리질리언스’에 탑승한 ‘베이비요다’

베이비요다는 비행사에게 미소를 주는 것 외에도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정상 궤도에 진입한 우주선이 무중력 상태(zero-G)가 됐음을 알려주는 지표 역할을 합니다. 우주선 안에서 안전띠를 차고 있는 비행사들 대신 몸이 떠올라, 우주선이 무중력에 진입했음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비행사들이 가져가는 인형을 소위 '무중력 지표(zero-G indicator)'라고 부릅니다. 보통 우주선 내부 어딘가에 묶어두고 궤도에 진입하면 떠오르는 식입니다.

역사는 오래됐습니다. 1961년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작은 인형을 품고 우주로 날아간 데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올해로 무려 60년째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인형을 가져갈지는 누가 정하는 걸까요. 통상 무인 우주선인 경우는 발사 주체가 정하고, 유인 우주선은 비행사들의 합의로 정해진다고 합니다.

예컨대 지난해 3월 발사된 무인 우주선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작은 지구 인형 '어씨'를 탑승시켰습니다. 어씨는 이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머물다 올해 초에야 지구로 복귀했죠.

지난 5월 스페이스X가 발사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는 공룡 인형 '트레머'가 함께 했는데요. 두 비행사의 아들들이 공룡 인형을 추천했다고 합니다.


인형의 선택에는 당시 유행하는 TV 시리즈나 영화가 큰 영향을 끼치곤 했습니다. 이번에 우주로 간 베이비요다는 현재 인기 TV 시리즈의 등장인물입니다. 앞서 선배로는 만화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 '버즈 라이트이어', '겨울왕국'의 '올라프', '스누피' 등이 있습니다.

인형들은 국제우주정거장 내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이번에 발사된 리질리언스가 우주정거장과 도킹한 후 일본인 비행사 노구치 소이치가 베이비요다를 소중히 안고 정거장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들어서는 베이비요다국제우주정거장에 들어서는 베이비요다

베이비요다는 우주정거장에서 6개월여 임무를 마치고 내년 5월 지구로 복귀할 예정인데요. 그 때까지 우주정거장에서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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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톡] 꼭 ‘인형’ 들고 우주선 타는 비행사들, 이유가 뭘까
    • 입력 2020-11-27 11:00:38
    취재K

지난 15일(현지시각),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우주선 '리질리언스'.

발사 9분여 만에 정상 궤도에 진입한 우주선 안에서 비행사들 사이로 인형 하나가 둥실 떠오릅니다.

인형은 미국 인기 TV 시리즈인 '더 만달로리안'에 나오는 '베이비요다'. 우주 비행사 마이크 홉킨스는 "베이비요다가 우리에게 미소와 희망을 가져다주길 바라는 마음에 데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우주선 ‘리질리언스’에 탑승한 ‘베이비요다’
베이비요다는 비행사에게 미소를 주는 것 외에도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정상 궤도에 진입한 우주선이 무중력 상태(zero-G)가 됐음을 알려주는 지표 역할을 합니다. 우주선 안에서 안전띠를 차고 있는 비행사들 대신 몸이 떠올라, 우주선이 무중력에 진입했음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비행사들이 가져가는 인형을 소위 '무중력 지표(zero-G indicator)'라고 부릅니다. 보통 우주선 내부 어딘가에 묶어두고 궤도에 진입하면 떠오르는 식입니다.

역사는 오래됐습니다. 1961년 인류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작은 인형을 품고 우주로 날아간 데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올해로 무려 60년째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인형을 가져갈지는 누가 정하는 걸까요. 통상 무인 우주선인 경우는 발사 주체가 정하고, 유인 우주선은 비행사들의 합의로 정해진다고 합니다.

예컨대 지난해 3월 발사된 무인 우주선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작은 지구 인형 '어씨'를 탑승시켰습니다. 어씨는 이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머물다 올해 초에야 지구로 복귀했죠.

지난 5월 스페이스X가 발사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는 공룡 인형 '트레머'가 함께 했는데요. 두 비행사의 아들들이 공룡 인형을 추천했다고 합니다.


인형의 선택에는 당시 유행하는 TV 시리즈나 영화가 큰 영향을 끼치곤 했습니다. 이번에 우주로 간 베이비요다는 현재 인기 TV 시리즈의 등장인물입니다. 앞서 선배로는 만화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 '버즈 라이트이어', '겨울왕국'의 '올라프', '스누피' 등이 있습니다.

인형들은 국제우주정거장 내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이번에 발사된 리질리언스가 우주정거장과 도킹한 후 일본인 비행사 노구치 소이치가 베이비요다를 소중히 안고 정거장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들어서는 베이비요다
베이비요다는 우주정거장에서 6개월여 임무를 마치고 내년 5월 지구로 복귀할 예정인데요. 그 때까지 우주정거장에서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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