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美英, ‘코로나19 백신’ 주도권 경쟁…CNN과 BBC 대리전?

입력 2020.11.27 (14:39) 수정 2020.11.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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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3상 임상 시험 초기 분석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평균 면역 효과가 70%라고 밝혔는데 이 효과와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결국 추가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 英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과에 의문 제기

화이자와 모더나는 미국에 기반을 둔 제약회사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계 제약회사로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백신의 임상 시험 결과에 대해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언론을 중심으로 백신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영국 BBC는 "아무 문제 없다"며 자국 백신 감싸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사와 옥스퍼드대가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해 제기되는 논란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저용량 고효능' 문제, 둘째는 발표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 문제입니다.

■ "반 개 효과가 더 커?".....아직 이유 설명 못 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3차 임상 중간 결과를 내놓으면서, 백신 효과가 평균 70%라고 했는데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후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한 참가자들은 예방 효과가 90%였고,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 효과는 62%라고 밝혔습니다.

용량을 적게 맞은 이들에게서 오히려 더 높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아스트라제네카는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AP=연합뉴스사진 출처: AP=연합뉴스

■ CNN, 제조사 신뢰성 공격 "첫 발표 때 오류 언급 안 해"

또 하나 제기되는 문제점은 결과 발표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메네 팡갈로스 부사장은 "우리가 1회분의 절반을 접종한 것은 행운(serendipity)이었다"며,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는 점을 시인했는데요. CNN은 제조사 측이 왜 이 실수가 일어났는지에 대해 말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CNN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마네 파갈로스 부사장 기자회견에서는 실험실 오류(lab error)라고 밝혔지만 26일 옥스퍼드대 홍보팀은 제조 공정상 문제였으며 이제는 시정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23일 처음 임상시험 결과 발표 시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edition.cnn.com 캡처 edition.cnn.com 캡처

■ "55세 이하 고령층 제외돼 결과 신뢰성 의문"

또 1회분의 절반을 접종해 90%의 면역 효과를 나타낸 그룹의 참가자들은 모두 55세 이하로 고령층이 없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는데요.

CNN은 "일반적으로 젊은 층은 백신에 강한 면역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고령층이 제외됐다는 사실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 결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을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 같은 의문점들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늦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 BBC "문제없다." 자국 백신 감싸기

이런 미국 언론의 아스트라제네카 때리기(?)에 영국 공영방송 BBC는 '자국 백신 감싸기'에 나섰습니다.

BBC는 26일(현지시간)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19 백신의 투약 오류에 대한 설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임상 3상 시험 과정에서의 '오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bbc.com 캡처bbc.com 캡처

BBC는 두 임상 시험 그룹의 면역 효과가 각각 62%와 90%로 나온 것에 대한 의문에 대해 "미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 19 백신이 최소 50%의 면역 효과가 있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FDA 기준을 통과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BBC는 이 또 90% 면역 효과를 보인 그룹의 참가자 가운데 55세 이상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임상 2상 시험 결과에서는 고령층에서 "강력한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고 반박했습니다.

■ 치열한 선진국 백신 경쟁에 언론사도 가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미국과 영국 대표 언론의 이같은 보도 태도는 결국 백신 개발과 판매 경쟁을 하고 있는 자국 백신을 옹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1회분 가격이 3~4달러 수준으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과 비교해 저렴합니다. 또 섭씨 2~8도 정도로 보관할 수 있어 각각 영하 70도와 20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와 모더나에 비해 장점이 있습니다.

태국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측과 2천600만 회분의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는데요. 백신 판매 주도권을 놓고 본격적인 '백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 언론들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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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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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27 14:39:26
    • 수정2020-11-27 14: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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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3상 임상 시험 초기 분석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평균 면역 효과가 70%라고 밝혔는데 이 효과와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결국 추가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 英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과에 의문 제기

화이자와 모더나는 미국에 기반을 둔 제약회사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계 제약회사로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백신의 임상 시험 결과에 대해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언론을 중심으로 백신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영국 BBC는 "아무 문제 없다"며 자국 백신 감싸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사와 옥스퍼드대가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해 제기되는 논란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저용량 고효능' 문제, 둘째는 발표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 문제입니다.

■ "반 개 효과가 더 커?".....아직 이유 설명 못 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3차 임상 중간 결과를 내놓으면서, 백신 효과가 평균 70%라고 했는데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후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한 참가자들은 예방 효과가 90%였고,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 효과는 62%라고 밝혔습니다.

용량을 적게 맞은 이들에게서 오히려 더 높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아스트라제네카는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AP=연합뉴스
■ CNN, 제조사 신뢰성 공격 "첫 발표 때 오류 언급 안 해"

또 하나 제기되는 문제점은 결과 발표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메네 팡갈로스 부사장은 "우리가 1회분의 절반을 접종한 것은 행운(serendipity)이었다"며,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는 점을 시인했는데요. CNN은 제조사 측이 왜 이 실수가 일어났는지에 대해 말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CNN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마네 파갈로스 부사장 기자회견에서는 실험실 오류(lab error)라고 밝혔지만 26일 옥스퍼드대 홍보팀은 제조 공정상 문제였으며 이제는 시정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23일 처음 임상시험 결과 발표 시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edition.cnn.com 캡처
■ "55세 이하 고령층 제외돼 결과 신뢰성 의문"

또 1회분의 절반을 접종해 90%의 면역 효과를 나타낸 그룹의 참가자들은 모두 55세 이하로 고령층이 없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는데요.

CNN은 "일반적으로 젊은 층은 백신에 강한 면역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고령층이 제외됐다는 사실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 결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을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 같은 의문점들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늦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 BBC "문제없다." 자국 백신 감싸기

이런 미국 언론의 아스트라제네카 때리기(?)에 영국 공영방송 BBC는 '자국 백신 감싸기'에 나섰습니다.

BBC는 26일(현지시간)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19 백신의 투약 오류에 대한 설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임상 3상 시험 과정에서의 '오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bbc.com 캡처
BBC는 두 임상 시험 그룹의 면역 효과가 각각 62%와 90%로 나온 것에 대한 의문에 대해 "미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 19 백신이 최소 50%의 면역 효과가 있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FDA 기준을 통과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BBC는 이 또 90% 면역 효과를 보인 그룹의 참가자 가운데 55세 이상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임상 2상 시험 결과에서는 고령층에서 "강력한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고 반박했습니다.

■ 치열한 선진국 백신 경쟁에 언론사도 가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미국과 영국 대표 언론의 이같은 보도 태도는 결국 백신 개발과 판매 경쟁을 하고 있는 자국 백신을 옹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1회분 가격이 3~4달러 수준으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과 비교해 저렴합니다. 또 섭씨 2~8도 정도로 보관할 수 있어 각각 영하 70도와 20도에서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와 모더나에 비해 장점이 있습니다.

태국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측과 2천600만 회분의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는데요. 백신 판매 주도권을 놓고 본격적인 '백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 언론들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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