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혹고니 등 8만 마리 도래”…시화호 보호는 언제?

입력 2020.12.01 (07:39) 수정 2020.12.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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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환경오염의 대명사였던 시화호.

이젠 매년 새 수만 마리가 찾는 서해안 대표 습지로 자리 잡았는데요.

올해는 멸종위기종인 혹고니가 20년 만에 가장 많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 지역을 습지보호지구로 지정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용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면을 가득 덮은 새들.

넘실거리는 물 위를 분주히 오가고, 먹이를 찾으려 자맥질을 합니다.

피곤한 듯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물닭, 각종 오리 등 종류도 다양한데, 그 가운데 눈과 부리 사이가 검게 물들어 있는 '혹고니'도 여러 마리 눈에 띕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시화호 막기 전에는 작은 새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고니나 기러기 같은) 큰 종들이 많이 온다 이거지요. 많이 온다는 것은 민물 위에 수생식물이라든가 민물새우 이런 것들이 많으니까 (먹으려고 오는 것 같아요)."]

이번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조류는 모두 75종, 8만 2천여 마리에 달하는데요.

특히 겨울철새 혹고니는 최근 수년간 마릿수가 서서히 늘어서 올해는 1997년 이후 가장 많은 39마리가 발견됐습니다.

바닷물을 막아 고인 물이 썩으면서 '죽음의 호수'로까지 불렸던 시화호.

바닷물을 다시 드나들게 하자 자연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습니다.

[이우신/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명예교수 : "바닷물과 민물이 섞임으로써 '기수지역'의 역할을 하면서 생물 다양성과 먹이 자원이 많아졌다. (사람의 출입이 통제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이 회복된 부분이 있습니다."]

철새들의 길목이 되는 서해안에서 시화 습지는 중요한 정거장.

이 때문에 2014년부터 이곳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개발 사업이 끝난 뒤에야 습지 지정 추진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계속 개발하겠다는 결론 밖에 안되거든요. (사람도) 땅이 없으면 집을 못 짓잖아요. 이런 생명들에게도 필요한 것은 그 종이 사라진다고 (천연기념물을) 지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땅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했어야 하죠."]

시화 간척지의 사업 기한은 2024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새들의 천국이 그 이후에도 남아있을진 아무도 모릅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촬영기자:최경원/영상편집:김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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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종위기종 혹고니 등 8만 마리 도래”…시화호 보호는 언제?
    • 입력 2020-12-01 07:39:50
    • 수정2020-12-01 07:50:36
    뉴스광장(경인)
[앵커]

한때 환경오염의 대명사였던 시화호.

이젠 매년 새 수만 마리가 찾는 서해안 대표 습지로 자리 잡았는데요.

올해는 멸종위기종인 혹고니가 20년 만에 가장 많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 지역을 습지보호지구로 지정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용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면을 가득 덮은 새들.

넘실거리는 물 위를 분주히 오가고, 먹이를 찾으려 자맥질을 합니다.

피곤한 듯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물닭, 각종 오리 등 종류도 다양한데, 그 가운데 눈과 부리 사이가 검게 물들어 있는 '혹고니'도 여러 마리 눈에 띕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시화호 막기 전에는 작은 새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고니나 기러기 같은) 큰 종들이 많이 온다 이거지요. 많이 온다는 것은 민물 위에 수생식물이라든가 민물새우 이런 것들이 많으니까 (먹으려고 오는 것 같아요)."]

이번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조류는 모두 75종, 8만 2천여 마리에 달하는데요.

특히 겨울철새 혹고니는 최근 수년간 마릿수가 서서히 늘어서 올해는 1997년 이후 가장 많은 39마리가 발견됐습니다.

바닷물을 막아 고인 물이 썩으면서 '죽음의 호수'로까지 불렸던 시화호.

바닷물을 다시 드나들게 하자 자연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습니다.

[이우신/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명예교수 : "바닷물과 민물이 섞임으로써 '기수지역'의 역할을 하면서 생물 다양성과 먹이 자원이 많아졌다. (사람의 출입이 통제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이 회복된 부분이 있습니다."]

철새들의 길목이 되는 서해안에서 시화 습지는 중요한 정거장.

이 때문에 2014년부터 이곳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개발 사업이 끝난 뒤에야 습지 지정 추진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계속 개발하겠다는 결론 밖에 안되거든요. (사람도) 땅이 없으면 집을 못 짓잖아요. 이런 생명들에게도 필요한 것은 그 종이 사라진다고 (천연기념물을) 지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땅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했어야 하죠."]

시화 간척지의 사업 기한은 2024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새들의 천국이 그 이후에도 남아있을진 아무도 모릅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촬영기자:최경원/영상편집:김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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