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기온 역대 3위 이내…국내에선 기상이변 속출

입력 2020.12.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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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무나 익숙한 뉴스지만, 그래서 더욱 중요한 소식이 한 가지 전해졌습니다.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 3위 안에 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지난 2일 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변화가 끊임없이 지속하면서 한 달가량 남은 2020년이
기록상 가장 따뜻한 3년 중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 '라니냐' 발생했지만…역대 3위권 고온 현상

익숙하다고 말씀드린 건 이맘때 이런 뉴스가 6년째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은 역대 가장 따뜻한 해 1~6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대 가장 뜨거웠던 해는 2016년입니다. 올해가 3위권이라고 하니 '온난화가 좀 나아진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2016년은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했던 해입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인데요. 더워진 바닷물은 공기 중으로 많은 열을 내뿜어 그만큼 지구 온도를 높게 만듭니다.

반면 올해는 엘니뇨의 정반대인 라니냐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예년 같으면 오히려 공기를 식혀줘 지구 기온이 낮아야 하는데요. 그런데도 역대 3위권의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WMO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현재 지구 기온에 냉각 효과를 주는 라니냐를 경험하고 있지만, 올해의 열에 제동을 걸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이미 2016년에 필적하는 기록적인 열을 보여주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전 지구 연 평균 기온 변화(자료 : 세계기상기구)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전 지구 연 평균 기온 변화(자료 : 세계기상기구)

올해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2도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학자들은 이 수치가 1.5도를 넘어가면 지구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2024년까지 적어도 한 해는 지구 평균기온 이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했습니다.

■ 지구촌 곳곳 기상 이변…코로나 19에 '엎친 데 덮친 격'

고온 현상은 기상 이변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실제 올해 지구촌 곳곳이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발생한 산불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발생한 산불

호주, 시베리아, 미국 서해안, 남미 등 곳곳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넓은 산불을 폐허로 만들었고, 산불로 인한 연기 기둥이 전 세계를 일주하는 장면이 위성에서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대서양에서는 기록적인 수의 허리케인이 발생했고, 특히 11월 중미에서는 카테고리 4급 허리케인 4개가 연이어 발생하는 전례 없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홍수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수백만 명분의 식량이 부족해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상 이변이 코로나 19로 지구촌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겁니다. 세계기상기구는 "기상 이변이 전염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인간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경제적 안정에도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코로나 19 봉쇄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의 대기 중 농도가 계속 상승하였는데, 특히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수명이 길어 앞으로 올 여러 세대 동안에도 지구 온난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 국내에서도 이상 고온·역대 최장 장마 등 기상 이변 잇따라

이런 기상 이변은 우리나라도 비껴가지 않았습니다.

1월 전국 평균기온이 영상 2.8도로 전국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6월에는 이른 폭염이 나타나 한 달간 이어지며 전국 평균기온(22.8도)이 역시 관측 이래 6월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7월은 긴 장마로 기온이 오르지 않아 역대 최저 5위를 기록하는 등 평년과 다른 극심한 여름철 기온 변동을 보였습니다.

장마는 6월 10일 제주에서 시작해 49일 만인 7월 28일에 끝났고, 중부지방은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간 이어져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습니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686.9㎜)은 1973년 이후 2위를 차지했는데 특히 중부지방은 851.7mm가 내려 관측 사상 가장 많았습니다.

올해는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이 체결된 지 5년째 되는 해입니다. 최근 각국 정부들이 속속 탄소 배출 감축 약속을 내놓고 있는데요.

WMO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이런 약속을 환영한다"면서도 "현 상태로는 우리가 약속한 목표에 도달할 수 없어 더욱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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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전 세계 기온 역대 3위 이내…국내에선 기상이변 속출
    • 입력 2020-12-06 15:19:10
    취재K

이제 너무나 익숙한 뉴스지만, 그래서 더욱 중요한 소식이 한 가지 전해졌습니다.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 3위 안에 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지난 2일 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변화가 끊임없이 지속하면서 한 달가량 남은 2020년이
기록상 가장 따뜻한 3년 중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 '라니냐' 발생했지만…역대 3위권 고온 현상

익숙하다고 말씀드린 건 이맘때 이런 뉴스가 6년째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은 역대 가장 따뜻한 해 1~6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대 가장 뜨거웠던 해는 2016년입니다. 올해가 3위권이라고 하니 '온난화가 좀 나아진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2016년은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했던 해입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인데요. 더워진 바닷물은 공기 중으로 많은 열을 내뿜어 그만큼 지구 온도를 높게 만듭니다.

반면 올해는 엘니뇨의 정반대인 라니냐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예년 같으면 오히려 공기를 식혀줘 지구 기온이 낮아야 하는데요. 그런데도 역대 3위권의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WMO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현재 지구 기온에 냉각 효과를 주는 라니냐를 경험하고 있지만, 올해의 열에 제동을 걸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이미 2016년에 필적하는 기록적인 열을 보여주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전 지구 연 평균 기온 변화(자료 : 세계기상기구)
올해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2도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학자들은 이 수치가 1.5도를 넘어가면 지구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2024년까지 적어도 한 해는 지구 평균기온 이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했습니다.

■ 지구촌 곳곳 기상 이변…코로나 19에 '엎친 데 덮친 격'

고온 현상은 기상 이변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실제 올해 지구촌 곳곳이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발생한 산불
호주, 시베리아, 미국 서해안, 남미 등 곳곳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넓은 산불을 폐허로 만들었고, 산불로 인한 연기 기둥이 전 세계를 일주하는 장면이 위성에서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대서양에서는 기록적인 수의 허리케인이 발생했고, 특히 11월 중미에서는 카테고리 4급 허리케인 4개가 연이어 발생하는 전례 없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홍수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수백만 명분의 식량이 부족해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상 이변이 코로나 19로 지구촌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겁니다. 세계기상기구는 "기상 이변이 전염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인간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경제적 안정에도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코로나 19 봉쇄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의 대기 중 농도가 계속 상승하였는데, 특히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수명이 길어 앞으로 올 여러 세대 동안에도 지구 온난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 국내에서도 이상 고온·역대 최장 장마 등 기상 이변 잇따라

이런 기상 이변은 우리나라도 비껴가지 않았습니다.

1월 전국 평균기온이 영상 2.8도로 전국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6월에는 이른 폭염이 나타나 한 달간 이어지며 전국 평균기온(22.8도)이 역시 관측 이래 6월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7월은 긴 장마로 기온이 오르지 않아 역대 최저 5위를 기록하는 등 평년과 다른 극심한 여름철 기온 변동을 보였습니다.

장마는 6월 10일 제주에서 시작해 49일 만인 7월 28일에 끝났고, 중부지방은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간 이어져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습니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686.9㎜)은 1973년 이후 2위를 차지했는데 특히 중부지방은 851.7mm가 내려 관측 사상 가장 많았습니다.

올해는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이 체결된 지 5년째 되는 해입니다. 최근 각국 정부들이 속속 탄소 배출 감축 약속을 내놓고 있는데요.

WMO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이런 약속을 환영한다"면서도 "현 상태로는 우리가 약속한 목표에 도달할 수 없어 더욱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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