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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022년 여름에 할 일을 알고 싶다”
입력 2020.12.07 (16:09) 취재K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을 이르면 올해 안에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 등에 '투명한 정보공유와 검증' 필요성을 강조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오늘(7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는 일본의 계획이 안전할지 판단하기 위한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는 바다의 헌법, 유엔해양법협약 따른 정당한 국제법 권리에 의한 요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오염수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버릴지, 버리고자 하는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정보 공유를 요청하고, 방류 결정이 이뤄지면 어떻게 검증할 지에 대해 여러 주체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매우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거의 목록화한 질의'를 일본 측에 제기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 대지진 → 멜트다운
→ 고농도 오염수 → 해양 방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수소폭발을 일으켰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생깁니다. 지진으로 전기가 끊기면서 핵연료와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 시스템이 멈춘 게 사고 원인이었습니다.

뜨거워진 원전의 노심이 멜트다운, 즉 녹아내렸고 핵연료까지 노출됐는데 여기에 빗물과 지하수 등이 흘러들면서 고농도 오염수가 생기는 겁니다. 오염수는 2014년에는 하루 470톤씩 새로 생겼지만 지난해에는 180톤 가량으로 증가 속도는 다소 느려졌습니다.

이 오염수는 저장탱크에 보관돼 이른바 다핵종 제거설비(ALPS,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즉 액체에서 여러가지 방사성 물질을 동시에 제거하는 설비로 정화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정화된 오염수는 원전 부지 내 대형 물탱크에 보관됩니다.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8월 기준으로 123만 톤에 이릅니다.

문제는 매일 180톤 씩 오염수가 늘기 때문에 이 탱크가 언젠가는 가득 찰 거라는 데 있습니다. 당초 일본 당국은 2022년 8월쯤에는 저장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22년 여름 오염수 방류를 위해서 올해 안에 처리 방식을 공식 발표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일본 현지에서는 저장탱크 포화 시점이 2023년 봄 쯤으로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여기에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는 만큼, 오염수 처리 방식에 대한 결정과 발표도 다소 늦어질 수 있습니다.

■ 日 당국, 오염수 해양 방출 가닥

오염수 처리 방향으로 일본은 해양 방출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 방출은 감시체제를 구축하기 좋고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적다는 게 일본 당국 판단입니다.

바다가 아닌 대기에 방출할 경우 오염수가 증발하면 잔여물이 남을텐데, 이 또한 방사성 폐기물로 처분해야 합니다. 해양 방출은 흘려보내면 그만이어서 일본 입장에서는 가장 깔끔한(?) 방안입니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내 정치 일정이 남았을 뿐 방류 결정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치 일정은 후쿠시마 지역 어민 등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일본 국민들에 대한 보상과 설득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방향은 이미 정해졌고, 발표만 남았다는 겁니다.

■ 문제는 투명성 객관성

외교부는 오염수 관련 정보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양방출을 받아들일지 말지 판단할 근거조차 부족하다는 겁니다. "(방출 방식이) 결정되면 유해성 검증 방식에 대해 여러 주체와 논의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검증을 위한 전문가 집단 구성은 기본적으로 일본이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제검증단 구성 필요성을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기했습니다.

국제 사회의 신뢰, 특히 한국 국민들이 방류 결정을 받아들이려면 객관적 검증과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라는 겁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단 오염수 방출 방식이 결정되고 나면 국제 검증단을 구성할지, 거기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할지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한국 월성원전과 비교? 무리"

외교부는 일본 정부 측이 오염수 방출의 무해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도 월성 원전에서 해양 방출을 한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서는 '무리한 비교'라고 일축했습니다.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 언론 상대 설명회에서 "국제 관행상 모든 국가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물은 해양 방출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한국의) 월성 원전에서도 해양 방출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상 가동 원전에서 나온 배출수와 사고 원전 오염수를 수평 비교한 겁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은 실제 물을 배출하고 있는데 일본은 아직 배출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비교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아직 제염 처리도 끝나지 않은 물이 안전하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냐"고도 되물었습니다.

■ 처분은 불가피…문제는 신뢰

일본 입장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을 계속 쌓아둘 수는 없을 겁니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제염, 오염을 제거하는 처리 절차를 거친 뒤엔 적절하게 처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다만, 안전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과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탄탄하고 포괄적인 감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국가‧국제 소통 계획을 마련"하라는 IAEA의 권고도 있었습니다.

과거사 문제 해결에서 좀처럼 의미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못하는 일본이 이 문제에서는 투명하고 개방적이고 과학적이고 설득력 있는 태도를 보이기를 기대합니다.
  • “일본이 2022년 여름에 할 일을 알고 싶다”
    • 입력 2020-12-07 16:09:05
    취재K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방안을 이르면 올해 안에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 등에 '투명한 정보공유와 검증' 필요성을 강조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오늘(7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는 일본의 계획이 안전할지 판단하기 위한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면서 "이는 바다의 헌법, 유엔해양법협약 따른 정당한 국제법 권리에 의한 요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오염수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버릴지, 버리고자 하는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정보 공유를 요청하고, 방류 결정이 이뤄지면 어떻게 검증할 지에 대해 여러 주체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매우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거의 목록화한 질의'를 일본 측에 제기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 대지진 → 멜트다운
→ 고농도 오염수 → 해양 방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수소폭발을 일으켰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생깁니다. 지진으로 전기가 끊기면서 핵연료와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 시스템이 멈춘 게 사고 원인이었습니다.

뜨거워진 원전의 노심이 멜트다운, 즉 녹아내렸고 핵연료까지 노출됐는데 여기에 빗물과 지하수 등이 흘러들면서 고농도 오염수가 생기는 겁니다. 오염수는 2014년에는 하루 470톤씩 새로 생겼지만 지난해에는 180톤 가량으로 증가 속도는 다소 느려졌습니다.

이 오염수는 저장탱크에 보관돼 이른바 다핵종 제거설비(ALPS,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즉 액체에서 여러가지 방사성 물질을 동시에 제거하는 설비로 정화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정화된 오염수는 원전 부지 내 대형 물탱크에 보관됩니다.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8월 기준으로 123만 톤에 이릅니다.

문제는 매일 180톤 씩 오염수가 늘기 때문에 이 탱크가 언젠가는 가득 찰 거라는 데 있습니다. 당초 일본 당국은 2022년 8월쯤에는 저장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22년 여름 오염수 방류를 위해서 올해 안에 처리 방식을 공식 발표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일본 현지에서는 저장탱크 포화 시점이 2023년 봄 쯤으로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여기에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는 만큼, 오염수 처리 방식에 대한 결정과 발표도 다소 늦어질 수 있습니다.

■ 日 당국, 오염수 해양 방출 가닥

오염수 처리 방향으로 일본은 해양 방출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 방출은 감시체제를 구축하기 좋고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적다는 게 일본 당국 판단입니다.

바다가 아닌 대기에 방출할 경우 오염수가 증발하면 잔여물이 남을텐데, 이 또한 방사성 폐기물로 처분해야 합니다. 해양 방출은 흘려보내면 그만이어서 일본 입장에서는 가장 깔끔한(?) 방안입니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내 정치 일정이 남았을 뿐 방류 결정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치 일정은 후쿠시마 지역 어민 등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일본 국민들에 대한 보상과 설득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방향은 이미 정해졌고, 발표만 남았다는 겁니다.

■ 문제는 투명성 객관성

외교부는 오염수 관련 정보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양방출을 받아들일지 말지 판단할 근거조차 부족하다는 겁니다. "(방출 방식이) 결정되면 유해성 검증 방식에 대해 여러 주체와 논의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검증을 위한 전문가 집단 구성은 기본적으로 일본이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제검증단 구성 필요성을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기했습니다.

국제 사회의 신뢰, 특히 한국 국민들이 방류 결정을 받아들이려면 객관적 검증과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라는 겁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단 오염수 방출 방식이 결정되고 나면 국제 검증단을 구성할지, 거기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할지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한국 월성원전과 비교? 무리"

외교부는 일본 정부 측이 오염수 방출의 무해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도 월성 원전에서 해양 방출을 한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서는 '무리한 비교'라고 일축했습니다.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 언론 상대 설명회에서 "국제 관행상 모든 국가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물은 해양 방출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한국의) 월성 원전에서도 해양 방출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상 가동 원전에서 나온 배출수와 사고 원전 오염수를 수평 비교한 겁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은 실제 물을 배출하고 있는데 일본은 아직 배출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비교 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아직 제염 처리도 끝나지 않은 물이 안전하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냐"고도 되물었습니다.

■ 처분은 불가피…문제는 신뢰

일본 입장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을 계속 쌓아둘 수는 없을 겁니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제염, 오염을 제거하는 처리 절차를 거친 뒤엔 적절하게 처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다만, 안전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과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탄탄하고 포괄적인 감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국가‧국제 소통 계획을 마련"하라는 IAEA의 권고도 있었습니다.

과거사 문제 해결에서 좀처럼 의미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못하는 일본이 이 문제에서는 투명하고 개방적이고 과학적이고 설득력 있는 태도를 보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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