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17년간의 집념, 일본 우주 탐사선 ‘하야부사’ 이야기

입력 2020.12.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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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2 임무 성공에 기뻐하는 일본 연구진 [사진출처:JAXA]하야부사2 임무 성공에 기뻐하는 일본 연구진 [사진출처:JAXA]

최근 소행성 샘플 채취에 성공한 일본 탐사선 '하야부사2'로 우주항공 업계가 떠들썩합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부국장 토마스 자부켄은 "귀한 샘플이 도착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고,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도 축하 소식을 전했습니다.

축하 인사를 하는 일론 머스크와 토마스 자부켄축하 인사를 하는 일론 머스크와 토마스 자부켄

하야부사2가 다녀온 소행성 '류구'는 지구에서 3억 4000만km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지름길이 900m 정도인 소행성입니다.

이 정도면 일본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의 작은 파리를 총으로 쏘아 맞추는 정도입니다. 하야부사2는 맞추고 샘플을 채취하고, 귀환까지 했으니 더 대단합니다.

일본의 쾌거가 일시에 거둬진 건 아닙니다. 무려 17년 전부터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고, 연구를 진행해 온 과학계의 집념이 있습니다.

■ 실패에서 성공으로..하야부사1의 기적

일본의 소행성 탐사는 17년 전인 2003년 탐사선 '하야부사1'을 발사하며 시작됩니다. 당시 목적지인 소행성 '이토카와'는 지구에서 3억Km 떨어진 지름 500m의 소행성. 여러모로 하야부사2가 다녀온 '류구'와 비슷했습니다.

지금보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당시, 일본의 염원을 안고 발사된 하야부사1. 하지만 발사 초기부터 여러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탐사선의 엔진 일부가 고장났고, 샘플 채취를 위한 탄환은 정상적으로 발사되지 않았습니다. 태양풍을 맞아 태양전지판 성능은 저하됐고, 연료까지 새는 상황이었죠.

이런 가운데 하야부사1이 궤도를 이탈, 통신이 끊기자 일본에서는 사실상 임무 실패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하야부사1 착륙 모습 가상 이미지 [사진출처:JAXA]하야부사1 착륙 모습 가상 이미지 [사진출처:JAXA]

하지만 일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하야부사 운용팀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교신을 시도, 약 50일 만에 겨우 통신 연결에 성공합니다.

이후 하야부사1은 극적으로 샘플 채취에 성공해 2010년 귀환합니다. 애초 계획보다 3년가량 지연됐지만, 임무 성공이었습니다.

이번 하야부사2는 하야부사1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됐습니다. 탐사선의 크기나 제원은 비슷하지만, 하야부사1에서 확인한 여러 문제점을 개선했습니다. 표본 채취 횟수를 늘리고, 표본 채취용 충돌장치를 탑재했습니다.

사실, 하야부사1은 샘플 채취에는 성공했지만, 채취량이 0.001g으로 매우 미미했습니다. 이 정도로는 다양한 연구에 활용하기에 아쉬운 양입니다. 당시 일본 JAXA 측은 "하야부사1이 가져온 샘플은 극소량의 알갱이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 본격적 소행성 샘플 연구 시작..17년만 성과

반면 하야부사2이 가져온 샘플은 0.1g으로 하야부사1보다 100배 늘어났습니다. 일본 측은 샘플의 60%는 미 NASA 등과 연계해 곧바로 분석하고, 나머지 40%는 추후를 위해 보관할 계획입니다.

여기서 유기물 등이 발견된다면 '생명의 기원'을 파악하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하야부사2 착륙 당시 모습 [사진출처:JAXA]하야부사2 착륙 당시 모습 [사진출처:JAXA]

사실상 제대로 된 소행성 샘플 연구가 시작되는 것이고, 2003년 하야부사1 발사 후 17년 만의 성과인 셈입니다.

이번 성공으로 일본은 소행성 탐사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올라서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소행성 샘플 탐사에 성공한 건 일본과 미국뿐이며, 귀환까지 성공한 건, 일본의 하야부사 프로젝트가 유일합니다.

한편, 샘플을 분리시키고 계속 비행을 하고 있는 하야부사2는 앞으로 11년 동안 약 100억㎞를 더 날아가 다른 소행성에 착륙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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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08 11:43:39
    취재K
하야부사2 임무 성공에 기뻐하는 일본 연구진 [사진출처:JAXA]
최근 소행성 샘플 채취에 성공한 일본 탐사선 '하야부사2'로 우주항공 업계가 떠들썩합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부국장 토마스 자부켄은 "귀한 샘플이 도착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고,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도 축하 소식을 전했습니다.

축하 인사를 하는 일론 머스크와 토마스 자부켄
하야부사2가 다녀온 소행성 '류구'는 지구에서 3억 4000만km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지름길이 900m 정도인 소행성입니다.

이 정도면 일본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의 작은 파리를 총으로 쏘아 맞추는 정도입니다. 하야부사2는 맞추고 샘플을 채취하고, 귀환까지 했으니 더 대단합니다.

일본의 쾌거가 일시에 거둬진 건 아닙니다. 무려 17년 전부터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고, 연구를 진행해 온 과학계의 집념이 있습니다.

■ 실패에서 성공으로..하야부사1의 기적

일본의 소행성 탐사는 17년 전인 2003년 탐사선 '하야부사1'을 발사하며 시작됩니다. 당시 목적지인 소행성 '이토카와'는 지구에서 3억Km 떨어진 지름 500m의 소행성. 여러모로 하야부사2가 다녀온 '류구'와 비슷했습니다.

지금보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당시, 일본의 염원을 안고 발사된 하야부사1. 하지만 발사 초기부터 여러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탐사선의 엔진 일부가 고장났고, 샘플 채취를 위한 탄환은 정상적으로 발사되지 않았습니다. 태양풍을 맞아 태양전지판 성능은 저하됐고, 연료까지 새는 상황이었죠.

이런 가운데 하야부사1이 궤도를 이탈, 통신이 끊기자 일본에서는 사실상 임무 실패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하야부사1 착륙 모습 가상 이미지 [사진출처:JAXA]
하지만 일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하야부사 운용팀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교신을 시도, 약 50일 만에 겨우 통신 연결에 성공합니다.

이후 하야부사1은 극적으로 샘플 채취에 성공해 2010년 귀환합니다. 애초 계획보다 3년가량 지연됐지만, 임무 성공이었습니다.

이번 하야부사2는 하야부사1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됐습니다. 탐사선의 크기나 제원은 비슷하지만, 하야부사1에서 확인한 여러 문제점을 개선했습니다. 표본 채취 횟수를 늘리고, 표본 채취용 충돌장치를 탑재했습니다.

사실, 하야부사1은 샘플 채취에는 성공했지만, 채취량이 0.001g으로 매우 미미했습니다. 이 정도로는 다양한 연구에 활용하기에 아쉬운 양입니다. 당시 일본 JAXA 측은 "하야부사1이 가져온 샘플은 극소량의 알갱이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 본격적 소행성 샘플 연구 시작..17년만 성과

반면 하야부사2이 가져온 샘플은 0.1g으로 하야부사1보다 100배 늘어났습니다. 일본 측은 샘플의 60%는 미 NASA 등과 연계해 곧바로 분석하고, 나머지 40%는 추후를 위해 보관할 계획입니다.

여기서 유기물 등이 발견된다면 '생명의 기원'을 파악하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하야부사2 착륙 당시 모습 [사진출처:JAXA]
사실상 제대로 된 소행성 샘플 연구가 시작되는 것이고, 2003년 하야부사1 발사 후 17년 만의 성과인 셈입니다.

이번 성공으로 일본은 소행성 탐사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올라서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소행성 샘플 탐사에 성공한 건 일본과 미국뿐이며, 귀환까지 성공한 건, 일본의 하야부사 프로젝트가 유일합니다.

한편, 샘플을 분리시키고 계속 비행을 하고 있는 하야부사2는 앞으로 11년 동안 약 100억㎞를 더 날아가 다른 소행성에 착륙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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