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보다 많은 경기 북부 인구…경기남도와 경기북도로 분도?

입력 2020.12.0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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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11월) 말을 기준으로, 경기 북부 지역 10개 시군의 인구가 349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가 많다고 하는 부산이나 경남의 인구수를 진작에 추월했는데 갈수록 그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북부의 인구 규모가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보다 크다는 사실은 경기도의 비대화와 맞물려 경기도를 남과 북으로 나누자는 주장의 핵심 논리로 사용된다.

이번 국회에서도 '경기북도 신설'에 관한 법안이 제출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 부산 339만ㆍ경남 334만…경기 북부 10개 시군은 349만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의 집계 현황을 보면, 11월을 기준으로 한 전국의 인구수는 51,834,302명이다. 경기도가 3,413,459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이 9,679,771명을 기록했다.

경기도의 인구가 증가하고 서울의 인구는 줄어드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광역자치단체는 부산으로 3,395,514명이고 네 번째 순서를 3,341,063명의 경상남도가 잇고 있다.

부산과 경남은 16개 광역자치단체의 인구 규모 순서로는 각각 세 번째와 네 번째로 경기도, 서울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인구수를 비교하면 그 격차가 상당하다. 부산의 인구수는 경기도의 4분의 1 정도다.

그러다 보니 경기도 자체를 지역별로 나누어도 부산이나 경남만큼의 인구 규모가 나오게 된다.

고양시ㆍ남양주시ㆍ파주시ㆍ의정부시ㆍ양주시ㆍ구리시ㆍ포천시ㆍ동두천시ㆍ가평군ㆍ연천군을 흔히 '경기 북부 10개 시군'이라고 부르는데 이들 10개 시군의 인구수는 3,491,373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북부 10개 시군의 인구가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인구수 세 번째인 부산보다도 더 많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접경지역인 '김포시'까지 묶어 경기 북부 11개 시군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김포의 인구까지 합치면 인구수는 396만 명이 된다.


■ 끊이지 않는 '분도론'…21대 국회에도 '경기북도 설치' 법안 제출돼

단순히 인구가 많다는 이유로 어떤 지역을 새로운 광역자치단체로 분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른바 '분도론'을 주장하는 학자나 정치인들은 경기 북부 지역의 인구 규모를 '경기북도' 설치 필요성의 핵심 근거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분도론'은 경기 북부와 남부의 격차를 '분도'로 해결할 수 있다는 관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별도의 광역자치단체로 기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수도권 규제와 군사지역 규제 등 북부 지역의 발전을 저해했던 요인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처음 경기북도 설치가 언급됐던 1987년 이후 '분도' 주장은 33년 동안 계속됐고 19대,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었는데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다시 '경기북도' 설치에 관한 법안이 제출됐다.

발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김민철 의원(의정부 을)과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동두천ㆍ연천)인데 두 의원 모두 '경기북도 설치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의안 명으로 각각 발의했다. 김민철 의원은 김포시까지 묶어 '경기북도'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 사상 첫 '입법공청회'…'임기 만료 폐기' 전철 밟지 않게 될까?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경기북도설치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가 열렸다.
경기북도 신설에 대한 입법공청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박희봉 중앙대 교수와 이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장인봉 신한대학교 교수가 전문가 자격으로 나와 경기북도 설치 필요성을 설명했고 의원들이 궁금증을 질의하는 형식으로 공청회는 진행됐다.

3명의 전문가 모두 북부 지역 발전을 위해 경기북도 신설이 필요하다는 뜻이었고 입법공청회를 기획한 의원도 법안 발의자인 김민철 의원이어서 입법공청회는 일방적인 주장만 전개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김민철 의원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의 다른 행안위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분도'가 과연 북부 지역 발전의 정답일 수 있냐는 것이다.

과거 국회에서 발의됐던 '경기북도' 신설에 관한 법안은 국회 상임위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그 사례들과 비교하면 입법공청회까지 진행됐으니 '경기북도' 신설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은 맞다. 또,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보좌관을 오랫동안 지낸 여당 의원이 주도하고 있고 국회의 환경도 여당의 의지가 강하면 법안 처리에 큰 문제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경기북도' 신설을 위한 법안 처리에는 유리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여당 내부 여론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여당 내부 여론 형성에는 경기도민들을 포함한 국민들의 뜻이 반영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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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보다 많은 경기 북부 인구…경기남도와 경기북도로 분도?
    • 입력 2020-12-08 14:49:47
    취재K

지난 달(11월) 말을 기준으로, 경기 북부 지역 10개 시군의 인구가 349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가 많다고 하는 부산이나 경남의 인구수를 진작에 추월했는데 갈수록 그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북부의 인구 규모가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보다 크다는 사실은 경기도의 비대화와 맞물려 경기도를 남과 북으로 나누자는 주장의 핵심 논리로 사용된다.

이번 국회에서도 '경기북도 신설'에 관한 법안이 제출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 부산 339만ㆍ경남 334만…경기 북부 10개 시군은 349만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의 집계 현황을 보면, 11월을 기준으로 한 전국의 인구수는 51,834,302명이다. 경기도가 3,413,459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이 9,679,771명을 기록했다.

경기도의 인구가 증가하고 서울의 인구는 줄어드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광역자치단체는 부산으로 3,395,514명이고 네 번째 순서를 3,341,063명의 경상남도가 잇고 있다.

부산과 경남은 16개 광역자치단체의 인구 규모 순서로는 각각 세 번째와 네 번째로 경기도, 서울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인구수를 비교하면 그 격차가 상당하다. 부산의 인구수는 경기도의 4분의 1 정도다.

그러다 보니 경기도 자체를 지역별로 나누어도 부산이나 경남만큼의 인구 규모가 나오게 된다.

고양시ㆍ남양주시ㆍ파주시ㆍ의정부시ㆍ양주시ㆍ구리시ㆍ포천시ㆍ동두천시ㆍ가평군ㆍ연천군을 흔히 '경기 북부 10개 시군'이라고 부르는데 이들 10개 시군의 인구수는 3,491,373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북부 10개 시군의 인구가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인구수 세 번째인 부산보다도 더 많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접경지역인 '김포시'까지 묶어 경기 북부 11개 시군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김포의 인구까지 합치면 인구수는 396만 명이 된다.


■ 끊이지 않는 '분도론'…21대 국회에도 '경기북도 설치' 법안 제출돼

단순히 인구가 많다는 이유로 어떤 지역을 새로운 광역자치단체로 분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른바 '분도론'을 주장하는 학자나 정치인들은 경기 북부 지역의 인구 규모를 '경기북도' 설치 필요성의 핵심 근거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분도론'은 경기 북부와 남부의 격차를 '분도'로 해결할 수 있다는 관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별도의 광역자치단체로 기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수도권 규제와 군사지역 규제 등 북부 지역의 발전을 저해했던 요인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처음 경기북도 설치가 언급됐던 1987년 이후 '분도' 주장은 33년 동안 계속됐고 19대,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었는데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다시 '경기북도' 설치에 관한 법안이 제출됐다.

발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김민철 의원(의정부 을)과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동두천ㆍ연천)인데 두 의원 모두 '경기북도 설치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의안 명으로 각각 발의했다. 김민철 의원은 김포시까지 묶어 '경기북도'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 사상 첫 '입법공청회'…'임기 만료 폐기' 전철 밟지 않게 될까?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경기북도설치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가 열렸다.
경기북도 신설에 대한 입법공청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박희봉 중앙대 교수와 이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장인봉 신한대학교 교수가 전문가 자격으로 나와 경기북도 설치 필요성을 설명했고 의원들이 궁금증을 질의하는 형식으로 공청회는 진행됐다.

3명의 전문가 모두 북부 지역 발전을 위해 경기북도 신설이 필요하다는 뜻이었고 입법공청회를 기획한 의원도 법안 발의자인 김민철 의원이어서 입법공청회는 일방적인 주장만 전개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김민철 의원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의 다른 행안위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분도'가 과연 북부 지역 발전의 정답일 수 있냐는 것이다.

과거 국회에서 발의됐던 '경기북도' 신설에 관한 법안은 국회 상임위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그 사례들과 비교하면 입법공청회까지 진행됐으니 '경기북도' 신설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은 맞다. 또,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보좌관을 오랫동안 지낸 여당 의원이 주도하고 있고 국회의 환경도 여당의 의지가 강하면 법안 처리에 큰 문제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경기북도' 신설을 위한 법안 처리에는 유리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여당 내부 여론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여당 내부 여론 형성에는 경기도민들을 포함한 국민들의 뜻이 반영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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