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독했던 멕시코 교민…고국서 폐이식으로 새 생명 얻어

입력 2020.12.0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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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로나는 대상이 따로 없어요."
"정말 아침까지도 운동했던 사람도 불과 짧은 시간에 화제 아닌 화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이런 경각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건강은 과신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절대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 자기 입장이 아니면 누구도 함부로 말하면 안 돼요."

이는 멕시코에서 코로나19로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가 국내에서 폐이식을 받고 새 삶을 찾은 교민 김충영(55세)씨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코로나19 폐손상 멕시코 교민, 지구 반대편 고국에서 폐이식 성공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지난 6월 멕시코에서 코로나19로 폐가 망가져 인공심폐기에 연명했던 김 씨에 대한 폐이식 수술이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6월경 멕시코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멕시코시티 소재 ABC병원에 입원했지만, 3일 만에 폐렴이 악화했습니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패혈성 쇼크까지 왔습니다. 나아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폐가 돌처럼 굳어지는 폐섬유증까지 발생해 폐기능을 거의 잃었습니다. 현지 의료진은 김 씨 가족에게 치료가 어려우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후유증, 폐 90% 이상 굳어져 폐기능 상실

김 씨를 살리기 위해 가족들은 에어앰뷸런스(환자전용 수송기)로 1시간 30분 거리의 크리스터스 무구에르사(Chrirtus Muguerza)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그곳에서 인공심폐기 에크모를 장착해 가까스로 죽음의 위기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이미 폐가 90% 이상 딱딱하게 굳어져 폐기능을 모두 상실했기 때문에 김 씨를 살릴 방법은 폐이식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멕시코 현지에선 폐이식 경험이 많지 않고 장기기증 문화가 보편적이지 않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아들이 보낸 절박한 메일 한 통, 기적은 이뤄진다!

김 씨의 아들은 지구 반대편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폐이식으로 어머니를 살려달라'는 한 통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연락을 받은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멕시코 현지 의료진과 연락을 취했습니다. 폐이식 여부는 둘째치고서라도 폐기능을 거의 상실한 김 씨를 장시간 비행해 한국으로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에어앰뷸런스 준비부터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고국으로 이송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8월 초 당시 영상입니다. 에어앰뷸런스에 에크모와 산소호흡기를 단 김 씨를 멕시코 의료진 2명이 동승해 이송하는 장면입니다. 김 씨는 멕시코에서 지구 반대편 우리나라까지 24시간 비행 끝에 도착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한 달여를 기다린 끝에 뇌사자의 폐를 기증받습니다. 9월 11일 기증자의 폐가 도착하고 10시간이 넘는 대수술 끝에 김 씨의 폐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됩니다. 다만 김 씨는 폐를 이식받은 후에도 오랫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고, 폐기능이 예상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고비를 넘기고 호흡재활을 받으며 드디어 완쾌돼 12월 8일 퇴원했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박승일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멕시코에서 코로나19 후유증에 의한 폐섬유화로 에크모에 의존하며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던 재외국민을 고국에서 폐이식으로 살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멕시코에서 고국의 의료진에게 보낸 아들의 메일 한 통이 이뤄낸 기적입니다. 김 씨는 메일 한 통에 의료진이 아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해해주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저를 수술해줘서 꿈같은 현실에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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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위독했던 멕시코 교민…고국서 폐이식으로 새 생명 얻어
    • 입력 2020-12-08 19:36:08
    취재K

영상제공: 서울아산병원

"이번 코로나는 대상이 따로 없어요."
"정말 아침까지도 운동했던 사람도 불과 짧은 시간에 화제 아닌 화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이런 경각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건강은 과신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절대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 자기 입장이 아니면 누구도 함부로 말하면 안 돼요."

이는 멕시코에서 코로나19로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가 국내에서 폐이식을 받고 새 삶을 찾은 교민 김충영(55세)씨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코로나19 폐손상 멕시코 교민, 지구 반대편 고국에서 폐이식 성공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지난 6월 멕시코에서 코로나19로 폐가 망가져 인공심폐기에 연명했던 김 씨에 대한 폐이식 수술이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6월경 멕시코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멕시코시티 소재 ABC병원에 입원했지만, 3일 만에 폐렴이 악화했습니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패혈성 쇼크까지 왔습니다. 나아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폐가 돌처럼 굳어지는 폐섬유증까지 발생해 폐기능을 거의 잃었습니다. 현지 의료진은 김 씨 가족에게 치료가 어려우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후유증, 폐 90% 이상 굳어져 폐기능 상실

김 씨를 살리기 위해 가족들은 에어앰뷸런스(환자전용 수송기)로 1시간 30분 거리의 크리스터스 무구에르사(Chrirtus Muguerza)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그곳에서 인공심폐기 에크모를 장착해 가까스로 죽음의 위기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이미 폐가 90% 이상 딱딱하게 굳어져 폐기능을 모두 상실했기 때문에 김 씨를 살릴 방법은 폐이식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멕시코 현지에선 폐이식 경험이 많지 않고 장기기증 문화가 보편적이지 않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아들이 보낸 절박한 메일 한 통, 기적은 이뤄진다!

김 씨의 아들은 지구 반대편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폐이식으로 어머니를 살려달라'는 한 통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연락을 받은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멕시코 현지 의료진과 연락을 취했습니다. 폐이식 여부는 둘째치고서라도 폐기능을 거의 상실한 김 씨를 장시간 비행해 한국으로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에어앰뷸런스 준비부터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고국으로 이송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8월 초 당시 영상입니다. 에어앰뷸런스에 에크모와 산소호흡기를 단 김 씨를 멕시코 의료진 2명이 동승해 이송하는 장면입니다. 김 씨는 멕시코에서 지구 반대편 우리나라까지 24시간 비행 끝에 도착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한 달여를 기다린 끝에 뇌사자의 폐를 기증받습니다. 9월 11일 기증자의 폐가 도착하고 10시간이 넘는 대수술 끝에 김 씨의 폐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됩니다. 다만 김 씨는 폐를 이식받은 후에도 오랫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고, 폐기능이 예상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고비를 넘기고 호흡재활을 받으며 드디어 완쾌돼 12월 8일 퇴원했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박승일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멕시코에서 코로나19 후유증에 의한 폐섬유화로 에크모에 의존하며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던 재외국민을 고국에서 폐이식으로 살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멕시코에서 고국의 의료진에게 보낸 아들의 메일 한 통이 이뤄낸 기적입니다. 김 씨는 메일 한 통에 의료진이 아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해해주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저를 수술해줘서 꿈같은 현실에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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