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책임공방…‘사면붕괴’ 임시 복구만

입력 2020.12.09 (21:50) 수정 2020.12.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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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10월, 부산 사하구 한 야산에서 비탈면이 붕괴해 주민 4명이 숨지고, 공장도 큰 피해를 봤는데요,

사고 책임을 놓고 1년 넘게 법정 공방이 이어지며 보상은커녕 복구공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비탈을 따라 무너져 내린 검은 석탄재와 토사가 아랫마을을 덮쳤습니다.

주민 4명이 목숨을 잃었고 공장 곳곳도 흙더미에 파묻혔습니다.

1년이 지난 비탈면 붕괴 사고 현장입니다.

아래쪽은 복구가 완전히 끝났지만, 위쪽은 여전히 임시 복구만 마친 상태입니다.

산 아래 주민들은 아직도 불안해합니다.

[인근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불안하죠. 소송이 하루빨리 끝나서 공사를 빨리 재개하고 마무리를 하루빨리 했으면 좋겠습니다."]

복구공사와 피해 보상이 늦어지는 건 사고 원인을 놓고 법정 공방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부산시 의뢰로 사고 현장을 조사한 대한토목학회는 산 위쪽에 들어선 예비군 훈련장을 붕괴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훈련장을 메우며 사용한 석탄재가 배수로를 막아 비탈면 붕괴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정진교/대한토목학회 부울경지회 책임연구원 : "저희는 이미 보고서에서 밝혔다시피 이것은 산사태가 아닌 석탄재 붕괴에 의한 석탄재 유출이라고 다시 한 번 그(국방부) 질문서에 답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사고 원인을 일반적인 산사태로 보고 대한토목학회에 사실 확인을 요청해 1심 선고가 내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주민들이 국방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 지난해 12월.

법원은 피해 보상 액수를 산정하는 감정까지 마쳤지만 1년 넘게 1심 선고일조차 못 잡고 있습니다.

추가 붕괴를 막으려면 산 정상 쪽 석탄재를 걷어내고 복구 작업을 서둘러야 하지만, 국방부는 여전히 소송 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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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루한 책임공방…‘사면붕괴’ 임시 복구만
    • 입력 2020-12-09 21:50:11
    • 수정2020-12-09 21:55:34
    뉴스9(부산)
[앵커]

지난해 10월, 부산 사하구 한 야산에서 비탈면이 붕괴해 주민 4명이 숨지고, 공장도 큰 피해를 봤는데요,

사고 책임을 놓고 1년 넘게 법정 공방이 이어지며 보상은커녕 복구공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비탈을 따라 무너져 내린 검은 석탄재와 토사가 아랫마을을 덮쳤습니다.

주민 4명이 목숨을 잃었고 공장 곳곳도 흙더미에 파묻혔습니다.

1년이 지난 비탈면 붕괴 사고 현장입니다.

아래쪽은 복구가 완전히 끝났지만, 위쪽은 여전히 임시 복구만 마친 상태입니다.

산 아래 주민들은 아직도 불안해합니다.

[인근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불안하죠. 소송이 하루빨리 끝나서 공사를 빨리 재개하고 마무리를 하루빨리 했으면 좋겠습니다."]

복구공사와 피해 보상이 늦어지는 건 사고 원인을 놓고 법정 공방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부산시 의뢰로 사고 현장을 조사한 대한토목학회는 산 위쪽에 들어선 예비군 훈련장을 붕괴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훈련장을 메우며 사용한 석탄재가 배수로를 막아 비탈면 붕괴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정진교/대한토목학회 부울경지회 책임연구원 : "저희는 이미 보고서에서 밝혔다시피 이것은 산사태가 아닌 석탄재 붕괴에 의한 석탄재 유출이라고 다시 한 번 그(국방부) 질문서에 답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사고 원인을 일반적인 산사태로 보고 대한토목학회에 사실 확인을 요청해 1심 선고가 내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주민들이 국방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 지난해 12월.

법원은 피해 보상 액수를 산정하는 감정까지 마쳤지만 1년 넘게 1심 선고일조차 못 잡고 있습니다.

추가 붕괴를 막으려면 산 정상 쪽 석탄재를 걷어내고 복구 작업을 서둘러야 하지만, 국방부는 여전히 소송 결과에 따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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