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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입금하세요”…승객 수화기 너머 대화 듣고 사기 직감한 택시기사
입력 2020.12.10 (01:36) 수정 2020.12.10 (03:52) 사회
승객 수화기 너머 '돈을 빨리 넣으라'는 대화만을 듣고,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의심 신고를 한 50대 택시 기사 덕분에 경찰이 사기 혐의 피의자를 신속하게 검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어제(9일) 저녁 7시 반쯤 수천만 원 전화금융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30대 남성을 검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대구의 한 은행에서 3천만 원을 송금하다 붙잡혔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한 택시 기사가 발휘한 기지 때문에 검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취재결과, 대구에서만 30년 가까이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57살 심주완 씨는 어제 저녁 7시쯤 대구 서구의 한 공단에서 이 남성 승객을 태웠습니다.

심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이 승객이 '(대구 서구) 비산동에 있는 우리은행으로 가자'고 목적지를 말해 '그 동네에 우리은행은 없다'고 답하자 전화기를 건네며 '그냥 이 번지수대로만 가 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남성이 제시한 목적지는 비산동의 한 시장 골목이었습니다.

이후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택시에서 내리지 않은 이 남성은 '잠깐 전화를 걸겠다'며 누군가와 급히 통화하면서 '팀장님, 여기는 우리은행이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심 씨는 전했습니다.

이 때 택시기사 심 씨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주목했습니다. 심 씨는 '입금 빨리 시키세요'라고 세 번이나 분명히 들었고, 이때부터 승객을 의심하게 됐습니다.

이후 택시요금을 지불하고 내린 남성은 시장 근처 기업은행으로 들어갔고, 심 씨는 이 남성이 내린 곳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정차한 뒤 해당 건물로 뒤따라 들어갔습니다.

건물 내 현금인출기 앞에서 이 남성은 본인의 배낭과 손가방을 뒤적이고 있었고, 이 모습을 본 심 씨는 건물 밖으로 나와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112에 신고했습니다.

신고한 지 5분 내 출동한 경찰은 이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조사에서 이 남성이 '어떤 남성이 용돈을 준다고 해서, 약 3천만 원 정도를 대리 송금해줬다'는 식으로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받고 돈을 송금한 것을 확인했으며,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KBS를 통해 사건 처리 과정을 뒤늦게 전해 들은 택시기사 심 씨는 "택시업을 오래 하다 보니까 손님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었고, 또 사람을 워낙 많이 대하다 보니 미심쩍은 감이 잡혀서 신고하게 된 건데 회사 동료의 제보로 내용이 알려져서 쑥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충분한 혐의점이 있어서 해당 사건을 보이스피싱으로 추정하고 있고, 3천만 원의 정확한 출처와 함께 이 남성도 단순 송금인이 아니라 보이스피싱 범죄를 주도한 공범인지 등을 추가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 “빨리 입금하세요”…승객 수화기 너머 대화 듣고 사기 직감한 택시기사
    • 입력 2020-12-10 01:36:22
    • 수정2020-12-10 03:52:18
    사회
승객 수화기 너머 '돈을 빨리 넣으라'는 대화만을 듣고,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의심 신고를 한 50대 택시 기사 덕분에 경찰이 사기 혐의 피의자를 신속하게 검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어제(9일) 저녁 7시 반쯤 수천만 원 전화금융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30대 남성을 검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대구의 한 은행에서 3천만 원을 송금하다 붙잡혔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한 택시 기사가 발휘한 기지 때문에 검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취재결과, 대구에서만 30년 가까이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57살 심주완 씨는 어제 저녁 7시쯤 대구 서구의 한 공단에서 이 남성 승객을 태웠습니다.

심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이 승객이 '(대구 서구) 비산동에 있는 우리은행으로 가자'고 목적지를 말해 '그 동네에 우리은행은 없다'고 답하자 전화기를 건네며 '그냥 이 번지수대로만 가 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남성이 제시한 목적지는 비산동의 한 시장 골목이었습니다.

이후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택시에서 내리지 않은 이 남성은 '잠깐 전화를 걸겠다'며 누군가와 급히 통화하면서 '팀장님, 여기는 우리은행이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심 씨는 전했습니다.

이 때 택시기사 심 씨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주목했습니다. 심 씨는 '입금 빨리 시키세요'라고 세 번이나 분명히 들었고, 이때부터 승객을 의심하게 됐습니다.

이후 택시요금을 지불하고 내린 남성은 시장 근처 기업은행으로 들어갔고, 심 씨는 이 남성이 내린 곳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정차한 뒤 해당 건물로 뒤따라 들어갔습니다.

건물 내 현금인출기 앞에서 이 남성은 본인의 배낭과 손가방을 뒤적이고 있었고, 이 모습을 본 심 씨는 건물 밖으로 나와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며 112에 신고했습니다.

신고한 지 5분 내 출동한 경찰은 이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조사에서 이 남성이 '어떤 남성이 용돈을 준다고 해서, 약 3천만 원 정도를 대리 송금해줬다'는 식으로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받고 돈을 송금한 것을 확인했으며,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KBS를 통해 사건 처리 과정을 뒤늦게 전해 들은 택시기사 심 씨는 "택시업을 오래 하다 보니까 손님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었고, 또 사람을 워낙 많이 대하다 보니 미심쩍은 감이 잡혀서 신고하게 된 건데 회사 동료의 제보로 내용이 알려져서 쑥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충분한 혐의점이 있어서 해당 사건을 보이스피싱으로 추정하고 있고, 3천만 원의 정확한 출처와 함께 이 남성도 단순 송금인이 아니라 보이스피싱 범죄를 주도한 공범인지 등을 추가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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