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부른 수렁의 끝 ‘파산’…경남 ‘전국 최다’

입력 2020.12.10 (10:02) 수정 2020.12.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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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끊기면서 갚던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된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모든 재산을 털어 빚을 갚고도, 남은 빚을 탕감받는 개인파산이 전국에서 경남이 가장 많습니다.

'파산'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산법정 앞 복도가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파산 선고는 한 달에 한 번!

판사는 이날 신청자 100여 명에게 서류 검토 결과 이상이 없다며 파산을 선고했습니다.

노래방과 치킨집을 운영하던 40대 자영업자의 마지막 선택도 파산이었습니다.

[최○○/자영업자/창원시 : "(코로나19)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손님이) 갑자기 뚝 전쟁 난 것처럼 그렇게 돼버리더라고요. 적자가 크게 나니까 직원도 줄여야 했고…."]

3년째 노래방을 운영하는 60대 김모 씨도 마찬가지 처집니다.

뇌출혈로 몸져누운 남편과 10대 아들을 먹여 살리던 작은 노래방은 연이은 집합금지 명령에 셔터를 내려야 했습니다.

[김○○/노래방 휴업/창원시/음성변조 : "두 번째 코로나19 집합금지 명령 이후로 그때부터 아예 없었어요. 손님이. (집합금지) 딱지 붙어 있는 것 보면 '어찌해야 하지…."]

문을 닫아도 꼬박꼬박 들어가는 월세와 운영비만 한 달에 100여만 원, 가게 차릴 때 낸 대출금 4천만 원도 빚이 됐습니다.

[김○○/노래방 휴업/창원시/음성변조 : "(대출원금과 이자) 한 달에 60만 원씩 냈는데 코로나19 오고부터는 집합금지 명령 내려지니까 10만 원도 솔직히 내기가 힘들어요."]

21년째 운영하던 수제비 가게는 월세 80만 원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했고,

[박○○/수제비 가게 폐업/하동군 : "폐업했죠. 잘 될 때는 하루 100그릇까지 팔 때도 있었는데 하루에 한 그릇도 못 팔 때가 많았었습니다."]

관광객을 모시던 60대 택시기사도 운전대를 놔야 했습니다.

[이○○/택시기사/하동군/음성변조 : "없습니다. 손님이... 관광객을 위주로 저희가 많이 하고 코로나19 온 뒤로부터는 이쪽에 사람들이 아예 안 들어옵니다."]

어머니의 병원비를 갚느라 5년 동안 매일같이 나갔던 새벽일도 끊겨 먹고 살길이 막막합니다.

[임○○/일용직 노동자/통영시 : "최근 8개월 동안 2~3일 일하다가 일주일 이상 쉬고 그런 날이 많았죠. 일 없을 때는 (한 달에) 5일 일한 날도 있는 것 같아요."]

올 들어 경남에서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파산과 개인회생을 한 사례는 모두 591건.

지난해보다 60% 넘게 늘었습니다.

인구 대비로 따지면 경남이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석휘상/대한법률구조공단 창원지부 : "경남 지역의 제조업이라든지 조선업 불황 등과 겹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빚에 허덕이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른바 '코로나 파산'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김인수/경남 금융복지상담센터장 :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그동안 채무를 잘 갚아오던 분들도 채무를 상환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10월까지 전국 법원의 개인파산 건수는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4만천여 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조치로 벼랑 끝에 내몰린 처지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글이 수백 건 올라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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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가 부른 수렁의 끝 ‘파산’…경남 ‘전국 최다’
    • 입력 2020-12-10 10:02:18
    • 수정2020-12-10 11:02:33
    930뉴스(창원)
[앵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끊기면서 갚던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된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모든 재산을 털어 빚을 갚고도, 남은 빚을 탕감받는 개인파산이 전국에서 경남이 가장 많습니다.

'파산'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산법정 앞 복도가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파산 선고는 한 달에 한 번!

판사는 이날 신청자 100여 명에게 서류 검토 결과 이상이 없다며 파산을 선고했습니다.

노래방과 치킨집을 운영하던 40대 자영업자의 마지막 선택도 파산이었습니다.

[최○○/자영업자/창원시 : "(코로나19)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손님이) 갑자기 뚝 전쟁 난 것처럼 그렇게 돼버리더라고요. 적자가 크게 나니까 직원도 줄여야 했고…."]

3년째 노래방을 운영하는 60대 김모 씨도 마찬가지 처집니다.

뇌출혈로 몸져누운 남편과 10대 아들을 먹여 살리던 작은 노래방은 연이은 집합금지 명령에 셔터를 내려야 했습니다.

[김○○/노래방 휴업/창원시/음성변조 : "두 번째 코로나19 집합금지 명령 이후로 그때부터 아예 없었어요. 손님이. (집합금지) 딱지 붙어 있는 것 보면 '어찌해야 하지…."]

문을 닫아도 꼬박꼬박 들어가는 월세와 운영비만 한 달에 100여만 원, 가게 차릴 때 낸 대출금 4천만 원도 빚이 됐습니다.

[김○○/노래방 휴업/창원시/음성변조 : "(대출원금과 이자) 한 달에 60만 원씩 냈는데 코로나19 오고부터는 집합금지 명령 내려지니까 10만 원도 솔직히 내기가 힘들어요."]

21년째 운영하던 수제비 가게는 월세 80만 원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했고,

[박○○/수제비 가게 폐업/하동군 : "폐업했죠. 잘 될 때는 하루 100그릇까지 팔 때도 있었는데 하루에 한 그릇도 못 팔 때가 많았었습니다."]

관광객을 모시던 60대 택시기사도 운전대를 놔야 했습니다.

[이○○/택시기사/하동군/음성변조 : "없습니다. 손님이... 관광객을 위주로 저희가 많이 하고 코로나19 온 뒤로부터는 이쪽에 사람들이 아예 안 들어옵니다."]

어머니의 병원비를 갚느라 5년 동안 매일같이 나갔던 새벽일도 끊겨 먹고 살길이 막막합니다.

[임○○/일용직 노동자/통영시 : "최근 8개월 동안 2~3일 일하다가 일주일 이상 쉬고 그런 날이 많았죠. 일 없을 때는 (한 달에) 5일 일한 날도 있는 것 같아요."]

올 들어 경남에서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파산과 개인회생을 한 사례는 모두 591건.

지난해보다 60% 넘게 늘었습니다.

인구 대비로 따지면 경남이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석휘상/대한법률구조공단 창원지부 : "경남 지역의 제조업이라든지 조선업 불황 등과 겹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빚에 허덕이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이른바 '코로나 파산'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김인수/경남 금융복지상담센터장 :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그동안 채무를 잘 갚아오던 분들도 채무를 상환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10월까지 전국 법원의 개인파산 건수는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4만천여 건.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조치로 벼랑 끝에 내몰린 처지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글이 수백 건 올라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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