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발길 끊긴 극장…영화 산업 생존법은?

입력 2020.12.10 (18:10) 수정 2020.12.1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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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2월10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01210&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영화관 스크린의 속 여배우가 텅 빈 객석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언택트 시대,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고 영화 산업의 생태계가 극심한 변화에 놓여 있는데요.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와 함께 우리 영화 산업의 위기 한번 진단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보다는 영화평론가로 더 잘 알려진 분이신데. 올해 어떠셨어요? 영화평 쓰고 싶어도 못 쓰셨을 것 같아요.

[답변]
일단 영화평을 쓰기 위해서는 언론 시사회라는 것을 가야 되는데요. 언론시사회가 당일 오전에 취소되는 경우도 있고 계속 미뤄지다가 결국 취소됐습니다. 내지는 온라인으로 대체됐습니다라고 하면서 거의 언론시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 한 게 올 한해입니다.

[앵커]
시사회라는 건 사실 배우를 직접 만나보고 악수도 하고 이런 묘미가 있는 건데 그런 거 전혀 못 하셨겠어요.

[답변]
오히려 해외 영화 같은 경우에 영화만 보겠지만 국내 영화는 감독이라든가 스텝 혹은 배우들을 직접 만나고 그 자리를 통해서 2차, 3차 홍보까지 이루어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아마 올해 관객분들이 영화 뭐 개봉했었나? 라고 기억이 잘 안 나신다면 이런 부대 행사조차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평소 친하게 지내는 감독, 배우들 많으실 거 아니에요. 근황이 어때요?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지 않으세요?

[답변]
특히 최근에 조제라는 영화도 개봉을 했는데요. 이 영화도 상당히 기대감이 높았던 영화입니다만 2.5단계가 같이 개봉일하고 맞물리면서 걱정이 크다라는 말도 전해 들었고요. 한편으로는 오히려 대형감독, 유명한 감독이나 배우들은 최근에 아마 게임 광고에 유아인 씨가 출연한 거 보신 적 있을 겁니다. 다른 어떤 드라마라든가 광고 같은 쪽에 배우들은 출연하고 감독들 역시도 드라마 연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라고 하는데 이게 몇몇에 국한돼 있는 문제다 보니까 영화계 전체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그렇게 이름 있는 분들이야 어떻게든 근근이 버텨나간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수입을 얻는 그 많은 스텝분들, 이분들은 어떻게 해요?

[답변]
영화 인력들에 대해서 긱경제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긱이 단원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워낙에 예술 분야 작업이 그렇기 때문에 생긴 용어기도 한데요. 당연히 영화 촬영 자체가 무산되면 스텝들은 아무리 계약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특히 재난적 상황에서 전염병 사태가 보니까 모든 촬영 일정이 미뤄지게 되고 당연히 생계에 곤란함을 갖게 되고요. 올해 개봉했던 영화들이 편수가 줄어드는 결과를 얻게 되기도 합니다.

[앵커]
올해 개봉됐던 영화 중에서 그래도 선전한 영화들이 좀 있나요?

[답변]
굳이 따지자면 한국 영화의 어떤 성공이라 본다면 손익분기점이라는 개념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지금까지 9편의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겼습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기억나실 겁니다. 천만 영화를 넘은 게 한국 영화에서 두 편 이상 꼬박꼬박 나왔던 게 몇 해의 흐름이었거든요. 그런데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도 약간 주목해서 봐야 될 거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한 세 작품 정도 있고요. 그다음에 1단계 정도로 낮춰졌을 때 혹은 전통적인 성수기인 여름이라든가 혹은 명절과 조금 겹쳤을 때 정도지 또 단계가 높아졌을 때는 그런 영화들이 거의 드물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게 선전한 영화, 어떤 영화들이었죠?

[답변]
아마 기억나시는 영화들 말씀드리면 최근 영화로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라는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습니다. 작년 같으면 아마 천만이 넘었다 이렇게도 소개해 줄 수 있었을 텐데요. 지금은 그렇지 못하고요. 또 다른 영화로는 아마 기억하실 텐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그런 작품들도 조금 시기가 나아졌을 때 개봉했던 영화들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그렇게 9편 정도만 추려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사실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게 제맛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 맛이라는 게 위험을 감수해야 되는 모험처럼 인식이 되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영화관을 못 가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극장의 위기다, 심지어 종말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실제 어느 정도로 좀 심각한가요?

[답변]
한국 관객이 2억 명을 넘어간 게 좀 됐습니다. 작년만 하더라도 2억 관객 이상이 지금 동원이 됐었는데요. 올해 보자면 5,800만 명 정도인데 수치로 바꿔서 말씀드리면 약 72%가 줄어들었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작년에 100명 정도 영화를 봤다면 올해는 겨우 28명 영화를 본 셈입니다. 어마어마한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겠죠.

[앵커]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들, 최근에 관람료를 인상을 했더라고요, 한 1,000원 정도 인상. 물론 해볼 수 있는 데까지 다 해 본 다음에 나온 고육지책이겠지만 오히려 관객들이 더 멀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답변]
평일 오후 관객 기준으로 오늘 같은, 12,000원에서 13,000원, 1,000원 올렸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문제적인 건 관객 입장에서는 굉장히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두 사람만 보더라도 2,000원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영화 산업에서 의존하고 있는 굉장히 큰 게 그 옆에서 사 먹는 간식이라든가 이렇게 좀 부대 비용들도 상당히 그런 부분에서 영향을 미치는데 다 취식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영화 티켓값에만 의존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3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멀티플렉스 시장이 있는데 이를테면 CGV 그리고 메가박스, 롯데시네마가 있지만 이미 비상경영체제는 2월부터 돌입했고요. 직영점 30%가 일시 영업을 그만뒀다, 희망퇴직이다 이런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걸로도 해결되지 않아서 푯값을 올렸으나 대중의 반응이 그렇게 따뜻하진 않습니다.


[앵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 이 영화는 꼭 관객들이 극장에서 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 남는 작품 같은 거 있으세요?

[답변]
사실 저는 연말에 좀 기대를 했었습니다. 연말에 기대를 했었으나 서복과 같은 영화 박보검 씨, 공유 씨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셨을 텐데 아직 잠정 미정입니다. 그런데 좀 불길한 느낌은 잠정 미정일 경우에 개봉이 아예 미뤄지거나 아니면 아예 OTT 서비스로 넘어가는 경우들을 워낙 많이 봐왔기 때문에

[앵커]
사냥의 시간 같은 경우가 그렇게 바로 넘어갔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그래서 사냥의 시간 같은 경우가 OTT로 가장 먼저 선회한 작품입니다만 아쉬운 점은 이 작품이 윤성현 감독이 한국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파수꾼으로 데뷔한 감독인데요. 이제훈 씨라든가 박정민 씨 같은 아주 의미 있는 배우들도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자체는 집에서 VOD 내지는 OTT로 본다기보다 스크린과 영화관이라는 상영 환경을 굉장히 전제로 두고 만들어진, 색감이라든가 이런 게 굉장히 영화관용이었기 때문에 저도 보면서 이걸 영화관에서 봤더라면 훨씬 더 평가도 그렇고 대중적 영향도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OTT,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그런데 이렇게 넷플릭스로 직행한 영화들 제작비는 다 회수하나요?

[답변]
사실 업계 비밀 중 하나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호가 지금 최근에 넷플릭스로 넘어가기로 결정이 됐죠. 그때 아마도 제작비 내지는 손익분기점 정도까지는 보존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하고 있는 게 업계의 대략적인 합의된 상황입니다. 그 부분이 사실 승리호 같은 경우는 240억 정도의 제작비가 들었고 왜 또 OTT로 널어갈 수밖에 없느냐면 웹툰이라든가 게임, 다른 스토리텔링 산업으로 연계해서 훨씬 더 많은 사업이 기획 중이기 때문에 일단 영화가 닻을 올려야만 다른 부대 산업들을 진행시킬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한국 영화에서 이렇게 조금 큰 프로젝트로 진행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건 기본적으로 제작비라도 보존이 되어야만 이 이후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요즘 방구석 1열 이런 얘기도 하잖아요. 이렇게 OTT, 넷플릭스를 통해서 집안에서 보는 환경에 익숙해지면 우리가 마치 배달 음식에 익숙해지듯이 극장과 멀어지는, 일종의 습관처럼 굳어지지 않을까요? 앞으로 우리 극장 산업, 영화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세요?

[답변]
말하자면 영화 관람비가 1,000원 올라서 13,000원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넷플릭스 1인 가구 가입비가 말하자면 12,000원, 한 달에 12,000원에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네 사람까지 아이디를 공유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산술적으로만 따지자면 당연히 OTT 서비스로 영화를 소비하는 게 이득입니다만 그러나 영화를 보는 거 자체가 영화관 체험이라는 것이 있고 대개 가장 우리나라 영화에서 천만 관객이 많이 나올 때가 언제냐면 더울 때입니다. 더울 때 시원함을 제공해 주는 공간성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요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대중문화로서, 집단체험으로서의 영화관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OTT에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듯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시네마 천국의 대사 중에 나는 시력을 잃었지만 더 많은 걸 봤어, 하는 말이 문득 생각이 났는데 코로나로 많은 걸 잃었지만 그 와중에서도 또 많은 걸 보고 찾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강유정 강남대 교수 함께했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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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발길 끊긴 극장…영화 산업 생존법은?
    • 입력 2020-12-10 18:10:51
    • 수정2020-12-10 18:56:11
    통합뉴스룸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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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 :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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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영화관 스크린의 속 여배우가 텅 빈 객석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언택트 시대, 관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고 영화 산업의 생태계가 극심한 변화에 놓여 있는데요.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와 함께 우리 영화 산업의 위기 한번 진단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보다는 영화평론가로 더 잘 알려진 분이신데. 올해 어떠셨어요? 영화평 쓰고 싶어도 못 쓰셨을 것 같아요.

[답변]
일단 영화평을 쓰기 위해서는 언론 시사회라는 것을 가야 되는데요. 언론시사회가 당일 오전에 취소되는 경우도 있고 계속 미뤄지다가 결국 취소됐습니다. 내지는 온라인으로 대체됐습니다라고 하면서 거의 언론시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 한 게 올 한해입니다.

[앵커]
시사회라는 건 사실 배우를 직접 만나보고 악수도 하고 이런 묘미가 있는 건데 그런 거 전혀 못 하셨겠어요.

[답변]
오히려 해외 영화 같은 경우에 영화만 보겠지만 국내 영화는 감독이라든가 스텝 혹은 배우들을 직접 만나고 그 자리를 통해서 2차, 3차 홍보까지 이루어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아마 올해 관객분들이 영화 뭐 개봉했었나? 라고 기억이 잘 안 나신다면 이런 부대 행사조차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평소 친하게 지내는 감독, 배우들 많으실 거 아니에요. 근황이 어때요?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지 않으세요?

[답변]
특히 최근에 조제라는 영화도 개봉을 했는데요. 이 영화도 상당히 기대감이 높았던 영화입니다만 2.5단계가 같이 개봉일하고 맞물리면서 걱정이 크다라는 말도 전해 들었고요. 한편으로는 오히려 대형감독, 유명한 감독이나 배우들은 최근에 아마 게임 광고에 유아인 씨가 출연한 거 보신 적 있을 겁니다. 다른 어떤 드라마라든가 광고 같은 쪽에 배우들은 출연하고 감독들 역시도 드라마 연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라고 하는데 이게 몇몇에 국한돼 있는 문제다 보니까 영화계 전체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그렇게 이름 있는 분들이야 어떻게든 근근이 버텨나간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수입을 얻는 그 많은 스텝분들, 이분들은 어떻게 해요?

[답변]
영화 인력들에 대해서 긱경제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긱이 단원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워낙에 예술 분야 작업이 그렇기 때문에 생긴 용어기도 한데요. 당연히 영화 촬영 자체가 무산되면 스텝들은 아무리 계약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특히 재난적 상황에서 전염병 사태가 보니까 모든 촬영 일정이 미뤄지게 되고 당연히 생계에 곤란함을 갖게 되고요. 올해 개봉했던 영화들이 편수가 줄어드는 결과를 얻게 되기도 합니다.

[앵커]
올해 개봉됐던 영화 중에서 그래도 선전한 영화들이 좀 있나요?

[답변]
굳이 따지자면 한국 영화의 어떤 성공이라 본다면 손익분기점이라는 개념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지금까지 9편의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겼습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기억나실 겁니다. 천만 영화를 넘은 게 한국 영화에서 두 편 이상 꼬박꼬박 나왔던 게 몇 해의 흐름이었거든요. 그런데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도 약간 주목해서 봐야 될 거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한 세 작품 정도 있고요. 그다음에 1단계 정도로 낮춰졌을 때 혹은 전통적인 성수기인 여름이라든가 혹은 명절과 조금 겹쳤을 때 정도지 또 단계가 높아졌을 때는 그런 영화들이 거의 드물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게 선전한 영화, 어떤 영화들이었죠?

[답변]
아마 기억나시는 영화들 말씀드리면 최근 영화로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라는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습니다. 작년 같으면 아마 천만이 넘었다 이렇게도 소개해 줄 수 있었을 텐데요. 지금은 그렇지 못하고요. 또 다른 영화로는 아마 기억하실 텐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그런 작품들도 조금 시기가 나아졌을 때 개봉했던 영화들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그렇게 9편 정도만 추려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사실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게 제맛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 맛이라는 게 위험을 감수해야 되는 모험처럼 인식이 되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영화관을 못 가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극장의 위기다, 심지어 종말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실제 어느 정도로 좀 심각한가요?

[답변]
한국 관객이 2억 명을 넘어간 게 좀 됐습니다. 작년만 하더라도 2억 관객 이상이 지금 동원이 됐었는데요. 올해 보자면 5,800만 명 정도인데 수치로 바꿔서 말씀드리면 약 72%가 줄어들었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작년에 100명 정도 영화를 봤다면 올해는 겨우 28명 영화를 본 셈입니다. 어마어마한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겠죠.

[앵커]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들, 최근에 관람료를 인상을 했더라고요, 한 1,000원 정도 인상. 물론 해볼 수 있는 데까지 다 해 본 다음에 나온 고육지책이겠지만 오히려 관객들이 더 멀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답변]
평일 오후 관객 기준으로 오늘 같은, 12,000원에서 13,000원, 1,000원 올렸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문제적인 건 관객 입장에서는 굉장히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두 사람만 보더라도 2,000원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영화 산업에서 의존하고 있는 굉장히 큰 게 그 옆에서 사 먹는 간식이라든가 이렇게 좀 부대 비용들도 상당히 그런 부분에서 영향을 미치는데 다 취식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영화 티켓값에만 의존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3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멀티플렉스 시장이 있는데 이를테면 CGV 그리고 메가박스, 롯데시네마가 있지만 이미 비상경영체제는 2월부터 돌입했고요. 직영점 30%가 일시 영업을 그만뒀다, 희망퇴직이다 이런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걸로도 해결되지 않아서 푯값을 올렸으나 대중의 반응이 그렇게 따뜻하진 않습니다.


[앵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 이 영화는 꼭 관객들이 극장에서 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 남는 작품 같은 거 있으세요?

[답변]
사실 저는 연말에 좀 기대를 했었습니다. 연말에 기대를 했었으나 서복과 같은 영화 박보검 씨, 공유 씨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셨을 텐데 아직 잠정 미정입니다. 그런데 좀 불길한 느낌은 잠정 미정일 경우에 개봉이 아예 미뤄지거나 아니면 아예 OTT 서비스로 넘어가는 경우들을 워낙 많이 봐왔기 때문에

[앵커]
사냥의 시간 같은 경우가 그렇게 바로 넘어갔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그래서 사냥의 시간 같은 경우가 OTT로 가장 먼저 선회한 작품입니다만 아쉬운 점은 이 작품이 윤성현 감독이 한국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파수꾼으로 데뷔한 감독인데요. 이제훈 씨라든가 박정민 씨 같은 아주 의미 있는 배우들도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자체는 집에서 VOD 내지는 OTT로 본다기보다 스크린과 영화관이라는 상영 환경을 굉장히 전제로 두고 만들어진, 색감이라든가 이런 게 굉장히 영화관용이었기 때문에 저도 보면서 이걸 영화관에서 봤더라면 훨씬 더 평가도 그렇고 대중적 영향도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OTT,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그런데 이렇게 넷플릭스로 직행한 영화들 제작비는 다 회수하나요?

[답변]
사실 업계 비밀 중 하나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호가 지금 최근에 넷플릭스로 넘어가기로 결정이 됐죠. 그때 아마도 제작비 내지는 손익분기점 정도까지는 보존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하고 있는 게 업계의 대략적인 합의된 상황입니다. 그 부분이 사실 승리호 같은 경우는 240억 정도의 제작비가 들었고 왜 또 OTT로 널어갈 수밖에 없느냐면 웹툰이라든가 게임, 다른 스토리텔링 산업으로 연계해서 훨씬 더 많은 사업이 기획 중이기 때문에 일단 영화가 닻을 올려야만 다른 부대 산업들을 진행시킬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한국 영화에서 이렇게 조금 큰 프로젝트로 진행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건 기본적으로 제작비라도 보존이 되어야만 이 이후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요즘 방구석 1열 이런 얘기도 하잖아요. 이렇게 OTT, 넷플릭스를 통해서 집안에서 보는 환경에 익숙해지면 우리가 마치 배달 음식에 익숙해지듯이 극장과 멀어지는, 일종의 습관처럼 굳어지지 않을까요? 앞으로 우리 극장 산업, 영화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세요?

[답변]
말하자면 영화 관람비가 1,000원 올라서 13,000원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넷플릭스 1인 가구 가입비가 말하자면 12,000원, 한 달에 12,000원에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네 사람까지 아이디를 공유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산술적으로만 따지자면 당연히 OTT 서비스로 영화를 소비하는 게 이득입니다만 그러나 영화를 보는 거 자체가 영화관 체험이라는 것이 있고 대개 가장 우리나라 영화에서 천만 관객이 많이 나올 때가 언제냐면 더울 때입니다. 더울 때 시원함을 제공해 주는 공간성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요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대중문화로서, 집단체험으로서의 영화관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OTT에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듯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시네마 천국의 대사 중에 나는 시력을 잃었지만 더 많은 걸 봤어, 하는 말이 문득 생각이 났는데 코로나로 많은 걸 잃었지만 그 와중에서도 또 많은 걸 보고 찾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강유정 강남대 교수 함께했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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