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또…이우환 위작 의심거래 추적

입력 2020.12.11 (07:22) 수정 2020.12.1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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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우환 위작 사건, 기억하십니까.

경찰 수사로 위작범들이 처벌까지 받았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우환 위작이 다시 은밀하게 거래되는 현장을 KBS 취재진이 포착했습니다.

송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우환 작품을 거래하는 서울 용산구 한 화랑.

대표작 중 하나인 <선으로부터> 작품입니다.

8억 원이지만 깎아줄 수 있다고 흥정합니다.

[화랑 대표 : "(50호가 8억 원이에요?) 1호당 1,500만 원이에요. 공시가가 한국에서는. 네고는 해 드릴 수 있는데 일단 가격은 그렇습니다."]

작품을 어디서 구했는지 묻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화랑 대표 : "저희가 이우환 선생님에게 직접 받은 거예요. (아, 직접 받으신 거예요?) 안도 다다오 선생님이 나오시마 미술관 할 때 저희 집을 설계하셨거든요. 그 연관으로 이우환 선생님에게 구입한 거죠."]

안도 다다오는 이우환 미술관을 설계한 일본 건축계 거장입니다.

안도 다다오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안도 다다오 측은 집을 설계하지도 그림 판매를 소개하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은 화랑 대표가 추천한 전문가에게 직접 감정을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최명윤/한국미술과학연구원 이사장 : "이쪽은 공기에 노출된 쪽이에요. 이쪽은 나무에 가려진 쪽이고요. 그러면 이쪽의 산화도와 이쪽의 산화도가 달라야죠. 그런데 산화도 차이가 하나도 없죠. 천을 놓고 전체적으로 칠을 해서 누렇게 만들어 놓고 천을 씌운 거죠."]

이우환 작가가 쓴 적 없다고 밝힌 유리 가루도 검출됐습니다.

["유리 가루가 혼합돼서 전체에서 빛 반사가 일어나게…."]

이상한 점은 또 있었습니다.

이 그림의 작품번호는 80058.

그런데 40년 전 작가의 전시 도록에 번호가 똑같은 작품이 실렸습니다.

번호는 같지만 전혀 다른 그림입니다.

[최명윤 : "우리 의견은 이미 나왔어요. 그것이 나오는 그 순간에 이 그림은 진품으로 판정할 수가 없어요."]

화랑 대표는 거듭된 확인 요청에 거래를 취소하겠다고 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촬영기자:박준영/영상편집:김대영/그래픽:김관후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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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 만에 또…이우환 위작 의심거래 추적
    • 입력 2020-12-11 07:22:09
    • 수정2020-12-11 07: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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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우환 위작 사건, 기억하십니까.

경찰 수사로 위작범들이 처벌까지 받았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우환 위작이 다시 은밀하게 거래되는 현장을 KBS 취재진이 포착했습니다.

송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우환 작품을 거래하는 서울 용산구 한 화랑.

대표작 중 하나인 <선으로부터> 작품입니다.

8억 원이지만 깎아줄 수 있다고 흥정합니다.

[화랑 대표 : "(50호가 8억 원이에요?) 1호당 1,500만 원이에요. 공시가가 한국에서는. 네고는 해 드릴 수 있는데 일단 가격은 그렇습니다."]

작품을 어디서 구했는지 묻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화랑 대표 : "저희가 이우환 선생님에게 직접 받은 거예요. (아, 직접 받으신 거예요?) 안도 다다오 선생님이 나오시마 미술관 할 때 저희 집을 설계하셨거든요. 그 연관으로 이우환 선생님에게 구입한 거죠."]

안도 다다오는 이우환 미술관을 설계한 일본 건축계 거장입니다.

안도 다다오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안도 다다오 측은 집을 설계하지도 그림 판매를 소개하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은 화랑 대표가 추천한 전문가에게 직접 감정을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최명윤/한국미술과학연구원 이사장 : "이쪽은 공기에 노출된 쪽이에요. 이쪽은 나무에 가려진 쪽이고요. 그러면 이쪽의 산화도와 이쪽의 산화도가 달라야죠. 그런데 산화도 차이가 하나도 없죠. 천을 놓고 전체적으로 칠을 해서 누렇게 만들어 놓고 천을 씌운 거죠."]

이우환 작가가 쓴 적 없다고 밝힌 유리 가루도 검출됐습니다.

["유리 가루가 혼합돼서 전체에서 빛 반사가 일어나게…."]

이상한 점은 또 있었습니다.

이 그림의 작품번호는 80058.

그런데 40년 전 작가의 전시 도록에 번호가 똑같은 작품이 실렸습니다.

번호는 같지만 전혀 다른 그림입니다.

[최명윤 : "우리 의견은 이미 나왔어요. 그것이 나오는 그 순간에 이 그림은 진품으로 판정할 수가 없어요."]

화랑 대표는 거듭된 확인 요청에 거래를 취소하겠다고 했습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촬영기자:박준영/영상편집:김대영/그래픽:김관후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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