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코로나 탐정, 역학조사관의 애환 “최근 환자 폭증하면서 주말에도 밤늦게까지 일해”

입력 2020.12.11 (09:55) 수정 2020.12.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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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진자 감염원 찾고, 접촉자 찾아 통보, 검사 안내하는 일 하고 있어
- 최근 환자 폭증하면서 주말에도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고 있어
- 확진자 일주일치 동선 파악해, 모든 cctv 확인하는 작업 시간 많이 걸려
- 확진자 동선 진술과 cctv 정보 다른 경우 많아,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
- 역학조사관 한명이라도 아쉬운 상황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12월 11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기자 (뉴스타파)
■ 출연 : 최영조 역학조사관 (서초구)



▷ 김경래 : 코로나19 상황 심상치 않은 건 다들 알고 계시고요. 방역당국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고 있을 거고 국민들도 역시 대부분의 국민들은 협조하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힘드신 분들 많이 있겠죠. 의료진들도 있고 있는데 저희들이 많이 안 다루는 눈에 안 보이는 분들이 있어요. 뒤에서 고생하시는 분들 역학조사관님들 이분들이 지금 거의 체력의 한계까지 왔다. 정신적인 한계가 왔다. 이렇게 호소하는 목소리가 꽤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지만 이분들이 사실 건강하게 일 잘해야지 우리가 방역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서울 서초구에서 일하시고 계신 역학조사관 한 분 연결하겠습니다. 최영조 조사관님 안녕하세요?

▶ 최영조 : 안녕하세요? 최영조 역학조사관입니다.

▷ 김경래 : 힘드시죠?

▶ 최영조 : 괜찮습니다.

▷ 김경래 : 그럼 안 되는데. 할만 하세요, 그래도?

▶ 최영조 : 지금 저 혼자 일하는 게 아니고 저희 보건소 전 직원들이 다 도와주고 있어서 같이 하니까 할만 합니다.

▷ 김경래 : 서초구에 역학조사관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 최영조 : 저희가 현재는 3명인데요. 원래는 저희가 2명이었습니다. 8월 이전에 2명이었는데 확진자가 늘어나다 보니까 저희 인원 충원이나 그다음에 선별진료소 같은 경우도 가을, 겨울을 대비해서 1천 명 이상 검사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를 구성했고 역학조사관도 3명 있고 역학조사관 말고 현장 역학조사관도 지금 72명이 있고요. 그리고 12월 21일까지 역학조사원을 25명을 별도로 증원 예정입니다.

▷ 김경래 : 역학조사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우리가 구체적으로 잘 몰라요. 어떤 일을 하시는 겁니까?

▶ 최영조 : 그러니까 이제 확진자 분들이 생기면 간단하게 말해서 감염원을 찾아야 하잖아요. 확진자 분들이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그 감염원을 저희가 어디인지를 찾아내고 또 확진자로 인해서 더 이상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접촉자를 찾아내서 통보를 하고 검사를 안내하고 그런 일을 하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면 감염원을 찾아내려면 확진자들 주변 사람들을 이렇게 경찰이 수사하듯이 탐문하고 이러는 거예요?

▶ 최영조 : 먼저 저희 확진자 분 전화를 해서 전화통화로 직접 만나면 또 저희가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전화를 해서 확진자 분들이 어디, 어디 가셨는지 저희가 다 여쭤봐요. 아주 오래전부터 여쭤보는 게 아니고 증상이 있으셨던 분들은 증상이 있었던 날부터 이틀 전부터 동선을 조사하고 증상이 전혀 없었는데 확진 되신 분들은 검사한 날의 이틀 전부터 동선 조사를 해서 어디, 어디 가셨는지 다 물어봐서 누구를 만났는지 다 확인을 하고 식당 같은 데 갔으면 전혀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잖아요. 저희가 식당 CCTV를 다 확인해서 거기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 이런 분들을 다 찾아내서 일일이 연락을 드리죠.

▷ 김경래 : 조사관님 수화기 살짝 입에서 떼고 말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숨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 최영조 : 죄송합니다.

▷ 김경래 :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 누가 확진이 1명이 되면 우리가 하루에 만나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은 몇십 명이 되는. 그리고 복잡한 데 가면 몇백 명이 될 수도 있고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건데 그게 현실적으로 조사가 다 가능합니까?

▶ 최영조 : 그래서 힘들죠. 힘든데 굉장히 밤늦게까지 다 일을 하거든요. 저희가 투입되는 인원이 100명 가까이 되다 보니까 처음에는 2인 1조로 저희가 나갔습니다. 2인 1조로 저희가 36개 조를 편성해서 72명이 지금 나가고 있는데 동선이 워낙 많다 보니까 그냥 1인 1조로 이렇게 나가기도 하고요. 혼자서 나가서. 동선 하나만 보는 게 아니고 아침부터 나가서 10군데씩 다 찾아다니면서 CCTV 보고 다 그렇게 하는 거죠.

▷ 김경래 : 만약에 제가 확진이 되면 저의 동선을 누가 따라간다 생각하면 그게 하루 만에 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CCTV도 확보를 해야 하고 그것도 분석해야 하고. 그렇죠?

▶ 최영조 : 그렇죠.

▷ 김경래 : 그러면 이제 지금 상황에서 몇 시부터 한 몇 시까지 보통 일을 하십니까?

▶ 최영조 : 보통 오늘 같은 경우는 8시 정도에 저희가 출근을 했고요. 보통 이제 확진자, 출근을 해서 새로 생긴 확진자 분한테 전화를 드려서 오전에는 어디, 어디 가셨는지 다 파악을 하고 오후에 현장에 나가서 어디 누구를 만났는지 조사를 하고 복귀해서 확진자 분한테 접촉자 분들 자료 정리하면서 접촉자 분들한테 다 연락을 드리고 찾아보면 10시, 11시 넘어서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 김경래 : 밤 10시, 11시 말씀하시는 거예요?

▶ 최영조 : 그때 저만 남은 게 아니고 보건소 많은 직원들이 다 남아 있어서.

▷ 김경래 : 그런데 그게 사실 야근 이렇게 하는 게 하루, 이틀이면 가능한데 지금 코로나 상황이 근 1년이잖아요.

▶ 최영조 : 그렇죠. 그리고 주말도 똑같거든요. 평일이나 주말이나.

▷ 김경래 : 아이고, 주말도 쉬기 힘드세요?

▶ 최영조 : 주말에도 확진자는 똑같이 생기고. 예전에는 주말에 검사하는 분들의 숫자가 적어서 주말 되면 확진자들 별로 안 생겼는데 최근 1달 전부터는 주말이나 주중이나 똑같이 지금 10명 이상씩 생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경래 : 제가 이제 다른 뉴스라든가 신문 보니까 역학조사관 분들이 아까 선생님께서는 괜찮다, 할만 하다. 이거 청취자 분들한테 안심 주기 위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은데 체력적인 한계, 정신적인 한계가 온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드십니까?

▶ 최영조 : 저희가 제일 먼저 확진자 분들하고 통화를 해서 저희가 처음에 통화한 내역대로 딱딱 맞아 떨어지면 저희도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는데 그 확진자 분들이 동선이 일주일 전부터 떠올리다 보니까. 일주일 전에 누구랑 밥먹었는지 어느 식당에서 몇 시에 먹었는지 잘 기억하기 힘들거든요.

▷ 김경래 : 그렇죠.

▶ 최영조 : 그래서 이제 동선을 저희가 확진자 분들 다 CCTV를 확인하는데 그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립니다. 그런데 확진자 분들 진술하고 CCTV하고 다를 때가 많아요. 하루 종일 CCTV를 봐도 확진자 분들 거기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시간이 많이 차이가 나서 어떨 때는 확진자 분들이 오전에 방문했다고 한 장소에 아무리 봐도 CCTV가 없어서 다 보고 있는데 오후 5시, 6시 되어서 나타나신 경우도 있고. 그럴 때는 저희가 정말 몸도 힘든데 정신은 더 힘들어지죠.

▷ 김경래 : 저희들도 직업상 CCTV 같은 거 돌려볼 때가 꽤 있는데 토 나오는 일이에요, 진짜.

▶ 최영조 : 해보셨으면 다 아시죠.

▷ 김경래 : 멀미 나요, 멀미. 그거 하도 보다 보면.

▶ 최영조 : 눈도 너무 아프고.

▷ 김경래 : 그런데 이제 다 그런 건 아닌데 일부 확진자라든가 밀접 접촉자들이 거짓말 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 최영조 : 가끔 자기 동선을 숨기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죠.

▷ 김경래 : 그리고 또 이게 거짓말은 아닌데 굉장히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 최영조 : 물론 있죠.

▷ 김경래 : 그런 분들한테는 어떻게 이야기하십니까?

▶ 최영조 : 그분들은 최대한 저희가 협조를 요청하고 그분들 주변 사람들도 검사 받으셔야 한다는 상황을 잘 모르시기 때문에 협조를 잘 안 해주시거든요. 심각성을 몰라서 저희가 심각성을 다 설명을 드리고 그래도 안 되면 저희가 휴대폰 위치추적 GPS 추적이나 이런 걸 다 해서 찾아내야죠.

▷ 김경래 : 사실 이제 이게 정신노동이고 감정노동에 해당될 때도 있잖아요. 누군가를 상대해야 하니까. 제일 기분 나쁘거나 이건 진짜 힘들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이런 경험이 있으십니까?

▶ 최영조 : 확진자 진술하고 이게 많이 다를 때가 많죠.

▷ 김경래 : 그때가 제일 힘드시구나.

▶ 최영조 : 그때가 제일 힘들고 저희가 확진자가 아무리 CCTV를 봐도 안 나와서 다시 확인 전화를 드리면 자기는 꼭 갔는데 왜 자기한테 따지느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세요. 이러면 저희가 상당히 난감하죠, 이제.

▷ 김경래 : 그게 누구를 범죄자를 찾는 게 아니라 동선 확인해서 퍼지지 않게 하려고 하는 건데.

▶ 최영조 : 그렇죠. 그런데 확진자 분들은 왜 자기를 수사관처럼 그렇게 따지느냐. 따진다고 생각하시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희가 좀 힘든 게 있습니다.

▷ 김경래 : 청취자 여러분 조사관이 전화 오면 협조를 잘 해주세요. 이분들도 힘드신 분들입니다. 그렇죠?

▶ 최영조 : 그럼요.

▷ 김경래 : 지금 1년 다 되어 가는데 건강은 어떠십니까? 보약 같은 거 드세요?

▶ 최영조 : 보약도 먹고요. 밥 잘 챙겨먹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청취자 분들 중에 달냥이라는 분이 “역학조사관님들 수고가 많으시다. 비협조적인 사람들도 많을 텐데 코로나 탐정 파이팅.” 코로나 탐정이라고 부르시네요.

▶ 최영조 : 고맙습니다.

▷ 김경래 : 제일 보람 있을 때는 언제입니까?

▶ 최영조 : 보람 있을 때는 확진자 분들을 저희가 찾아내서 만날 것 같지 않은 확진자 분들을 찾아내는데 접촉자 분들을 찾아내서 검사를 했는데 양성이 됐을 때. 증상이 없는데 양성인 분들이 가끔 있거든요. 찾아내서 더 이상 감염이 되지 않도록 미리 차단했을 때 저희가 제일 기분이 좋죠.

▷ 김경래 : 인력 부족에 대해서 충원이 됐다고 이야기 들었어요. 경찰, 군인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까? 어떻습니까?

▶ 최영조 : 1명이라도 지금 아쉬운데 오늘 군인 16분이 투입되고요. 다음 주에는 경찰 몇 분 투입되어서 저희는 1명이라도 더 도와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건강 조심하시고요. 청취자 여러분도 앞으로 계속 협조 잘해주실 겁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최영조 : 고맙습니다.

▷ 김경래 : 서초구 역학조사관 최영조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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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시사] 코로나 탐정, 역학조사관의 애환 “최근 환자 폭증하면서 주말에도 밤늦게까지 일해”
    • 입력 2020-12-11 09:55:13
    • 수정2020-12-11 13:00:54
    최강시사
- 확진자 감염원 찾고, 접촉자 찾아 통보, 검사 안내하는 일 하고 있어
- 최근 환자 폭증하면서 주말에도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고 있어
- 확진자 일주일치 동선 파악해, 모든 cctv 확인하는 작업 시간 많이 걸려
- 확진자 동선 진술과 cctv 정보 다른 경우 많아,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
- 역학조사관 한명이라도 아쉬운 상황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12월 11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기자 (뉴스타파)
■ 출연 : 최영조 역학조사관 (서초구)



▷ 김경래 : 코로나19 상황 심상치 않은 건 다들 알고 계시고요. 방역당국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고 있을 거고 국민들도 역시 대부분의 국민들은 협조하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힘드신 분들 많이 있겠죠. 의료진들도 있고 있는데 저희들이 많이 안 다루는 눈에 안 보이는 분들이 있어요. 뒤에서 고생하시는 분들 역학조사관님들 이분들이 지금 거의 체력의 한계까지 왔다. 정신적인 한계가 왔다. 이렇게 호소하는 목소리가 꽤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지만 이분들이 사실 건강하게 일 잘해야지 우리가 방역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서울 서초구에서 일하시고 계신 역학조사관 한 분 연결하겠습니다. 최영조 조사관님 안녕하세요?

▶ 최영조 : 안녕하세요? 최영조 역학조사관입니다.

▷ 김경래 : 힘드시죠?

▶ 최영조 : 괜찮습니다.

▷ 김경래 : 그럼 안 되는데. 할만 하세요, 그래도?

▶ 최영조 : 지금 저 혼자 일하는 게 아니고 저희 보건소 전 직원들이 다 도와주고 있어서 같이 하니까 할만 합니다.

▷ 김경래 : 서초구에 역학조사관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 최영조 : 저희가 현재는 3명인데요. 원래는 저희가 2명이었습니다. 8월 이전에 2명이었는데 확진자가 늘어나다 보니까 저희 인원 충원이나 그다음에 선별진료소 같은 경우도 가을, 겨울을 대비해서 1천 명 이상 검사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를 구성했고 역학조사관도 3명 있고 역학조사관 말고 현장 역학조사관도 지금 72명이 있고요. 그리고 12월 21일까지 역학조사원을 25명을 별도로 증원 예정입니다.

▷ 김경래 : 역학조사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우리가 구체적으로 잘 몰라요. 어떤 일을 하시는 겁니까?

▶ 최영조 : 그러니까 이제 확진자 분들이 생기면 간단하게 말해서 감염원을 찾아야 하잖아요. 확진자 분들이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그 감염원을 저희가 어디인지를 찾아내고 또 확진자로 인해서 더 이상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접촉자를 찾아내서 통보를 하고 검사를 안내하고 그런 일을 하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면 감염원을 찾아내려면 확진자들 주변 사람들을 이렇게 경찰이 수사하듯이 탐문하고 이러는 거예요?

▶ 최영조 : 먼저 저희 확진자 분 전화를 해서 전화통화로 직접 만나면 또 저희가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전화를 해서 확진자 분들이 어디, 어디 가셨는지 저희가 다 여쭤봐요. 아주 오래전부터 여쭤보는 게 아니고 증상이 있으셨던 분들은 증상이 있었던 날부터 이틀 전부터 동선을 조사하고 증상이 전혀 없었는데 확진 되신 분들은 검사한 날의 이틀 전부터 동선 조사를 해서 어디, 어디 가셨는지 다 물어봐서 누구를 만났는지 다 확인을 하고 식당 같은 데 갔으면 전혀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잖아요. 저희가 식당 CCTV를 다 확인해서 거기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 이런 분들을 다 찾아내서 일일이 연락을 드리죠.

▷ 김경래 : 조사관님 수화기 살짝 입에서 떼고 말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숨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 최영조 : 죄송합니다.

▷ 김경래 :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 누가 확진이 1명이 되면 우리가 하루에 만나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은 몇십 명이 되는. 그리고 복잡한 데 가면 몇백 명이 될 수도 있고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건데 그게 현실적으로 조사가 다 가능합니까?

▶ 최영조 : 그래서 힘들죠. 힘든데 굉장히 밤늦게까지 다 일을 하거든요. 저희가 투입되는 인원이 100명 가까이 되다 보니까 처음에는 2인 1조로 저희가 나갔습니다. 2인 1조로 저희가 36개 조를 편성해서 72명이 지금 나가고 있는데 동선이 워낙 많다 보니까 그냥 1인 1조로 이렇게 나가기도 하고요. 혼자서 나가서. 동선 하나만 보는 게 아니고 아침부터 나가서 10군데씩 다 찾아다니면서 CCTV 보고 다 그렇게 하는 거죠.

▷ 김경래 : 만약에 제가 확진이 되면 저의 동선을 누가 따라간다 생각하면 그게 하루 만에 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CCTV도 확보를 해야 하고 그것도 분석해야 하고. 그렇죠?

▶ 최영조 : 그렇죠.

▷ 김경래 : 그러면 이제 지금 상황에서 몇 시부터 한 몇 시까지 보통 일을 하십니까?

▶ 최영조 : 보통 오늘 같은 경우는 8시 정도에 저희가 출근을 했고요. 보통 이제 확진자, 출근을 해서 새로 생긴 확진자 분한테 전화를 드려서 오전에는 어디, 어디 가셨는지 다 파악을 하고 오후에 현장에 나가서 어디 누구를 만났는지 조사를 하고 복귀해서 확진자 분한테 접촉자 분들 자료 정리하면서 접촉자 분들한테 다 연락을 드리고 찾아보면 10시, 11시 넘어서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 김경래 : 밤 10시, 11시 말씀하시는 거예요?

▶ 최영조 : 그때 저만 남은 게 아니고 보건소 많은 직원들이 다 남아 있어서.

▷ 김경래 : 그런데 그게 사실 야근 이렇게 하는 게 하루, 이틀이면 가능한데 지금 코로나 상황이 근 1년이잖아요.

▶ 최영조 : 그렇죠. 그리고 주말도 똑같거든요. 평일이나 주말이나.

▷ 김경래 : 아이고, 주말도 쉬기 힘드세요?

▶ 최영조 : 주말에도 확진자는 똑같이 생기고. 예전에는 주말에 검사하는 분들의 숫자가 적어서 주말 되면 확진자들 별로 안 생겼는데 최근 1달 전부터는 주말이나 주중이나 똑같이 지금 10명 이상씩 생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경래 : 제가 이제 다른 뉴스라든가 신문 보니까 역학조사관 분들이 아까 선생님께서는 괜찮다, 할만 하다. 이거 청취자 분들한테 안심 주기 위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은데 체력적인 한계, 정신적인 한계가 온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드십니까?

▶ 최영조 : 저희가 제일 먼저 확진자 분들하고 통화를 해서 저희가 처음에 통화한 내역대로 딱딱 맞아 떨어지면 저희도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는데 그 확진자 분들이 동선이 일주일 전부터 떠올리다 보니까. 일주일 전에 누구랑 밥먹었는지 어느 식당에서 몇 시에 먹었는지 잘 기억하기 힘들거든요.

▷ 김경래 : 그렇죠.

▶ 최영조 : 그래서 이제 동선을 저희가 확진자 분들 다 CCTV를 확인하는데 그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립니다. 그런데 확진자 분들 진술하고 CCTV하고 다를 때가 많아요. 하루 종일 CCTV를 봐도 확진자 분들 거기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시간이 많이 차이가 나서 어떨 때는 확진자 분들이 오전에 방문했다고 한 장소에 아무리 봐도 CCTV가 없어서 다 보고 있는데 오후 5시, 6시 되어서 나타나신 경우도 있고. 그럴 때는 저희가 정말 몸도 힘든데 정신은 더 힘들어지죠.

▷ 김경래 : 저희들도 직업상 CCTV 같은 거 돌려볼 때가 꽤 있는데 토 나오는 일이에요, 진짜.

▶ 최영조 : 해보셨으면 다 아시죠.

▷ 김경래 : 멀미 나요, 멀미. 그거 하도 보다 보면.

▶ 최영조 : 눈도 너무 아프고.

▷ 김경래 : 그런데 이제 다 그런 건 아닌데 일부 확진자라든가 밀접 접촉자들이 거짓말 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 최영조 : 가끔 자기 동선을 숨기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죠.

▷ 김경래 : 그리고 또 이게 거짓말은 아닌데 굉장히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 최영조 : 물론 있죠.

▷ 김경래 : 그런 분들한테는 어떻게 이야기하십니까?

▶ 최영조 : 그분들은 최대한 저희가 협조를 요청하고 그분들 주변 사람들도 검사 받으셔야 한다는 상황을 잘 모르시기 때문에 협조를 잘 안 해주시거든요. 심각성을 몰라서 저희가 심각성을 다 설명을 드리고 그래도 안 되면 저희가 휴대폰 위치추적 GPS 추적이나 이런 걸 다 해서 찾아내야죠.

▷ 김경래 : 사실 이제 이게 정신노동이고 감정노동에 해당될 때도 있잖아요. 누군가를 상대해야 하니까. 제일 기분 나쁘거나 이건 진짜 힘들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이런 경험이 있으십니까?

▶ 최영조 : 확진자 진술하고 이게 많이 다를 때가 많죠.

▷ 김경래 : 그때가 제일 힘드시구나.

▶ 최영조 : 그때가 제일 힘들고 저희가 확진자가 아무리 CCTV를 봐도 안 나와서 다시 확인 전화를 드리면 자기는 꼭 갔는데 왜 자기한테 따지느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세요. 이러면 저희가 상당히 난감하죠, 이제.

▷ 김경래 : 그게 누구를 범죄자를 찾는 게 아니라 동선 확인해서 퍼지지 않게 하려고 하는 건데.

▶ 최영조 : 그렇죠. 그런데 확진자 분들은 왜 자기를 수사관처럼 그렇게 따지느냐. 따진다고 생각하시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희가 좀 힘든 게 있습니다.

▷ 김경래 : 청취자 여러분 조사관이 전화 오면 협조를 잘 해주세요. 이분들도 힘드신 분들입니다. 그렇죠?

▶ 최영조 : 그럼요.

▷ 김경래 : 지금 1년 다 되어 가는데 건강은 어떠십니까? 보약 같은 거 드세요?

▶ 최영조 : 보약도 먹고요. 밥 잘 챙겨먹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경래 : 청취자 분들 중에 달냥이라는 분이 “역학조사관님들 수고가 많으시다. 비협조적인 사람들도 많을 텐데 코로나 탐정 파이팅.” 코로나 탐정이라고 부르시네요.

▶ 최영조 : 고맙습니다.

▷ 김경래 : 제일 보람 있을 때는 언제입니까?

▶ 최영조 : 보람 있을 때는 확진자 분들을 저희가 찾아내서 만날 것 같지 않은 확진자 분들을 찾아내는데 접촉자 분들을 찾아내서 검사를 했는데 양성이 됐을 때. 증상이 없는데 양성인 분들이 가끔 있거든요. 찾아내서 더 이상 감염이 되지 않도록 미리 차단했을 때 저희가 제일 기분이 좋죠.

▷ 김경래 : 인력 부족에 대해서 충원이 됐다고 이야기 들었어요. 경찰, 군인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까? 어떻습니까?

▶ 최영조 : 1명이라도 지금 아쉬운데 오늘 군인 16분이 투입되고요. 다음 주에는 경찰 몇 분 투입되어서 저희는 1명이라도 더 도와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건강 조심하시고요. 청취자 여러분도 앞으로 계속 협조 잘해주실 겁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최영조 : 고맙습니다.

▷ 김경래 : 서초구 역학조사관 최영조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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