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사채왕’ 조작에 마약사범 몰린 60대, 18년 만에 무죄

입력 2020.12.17 (18:45) 수정 2020.12.1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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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이른바 ‘명동 사채왕’ 최 모 씨가 조작한 마약 사건에 연루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60대 남성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오늘(17일), 마약류관리법(향정)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7백만 원을 선고받았던 신 모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신 씨는 2001년 12월 사기도박에 속아 잃은 돈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의 한 다방을 찾았다가 최 씨 일당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히고,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후 신 씨는 2002년 6월 벌금 7백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신 씨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후, 관계자 진술 등으로 사건이 조작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신 씨가 사기도박 관련 신고를 하려고 하자, 최 씨가 신 씨에게 일부러 싸움을 건 뒤 필로폰 봉지를 주머니에 몰래 넣으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이에 신 씨는 2016년 재심을 청구했고,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볼 때 신 씨가 당시 필로폰을 소지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은 누군가가 마약을 소지하고 있다는 신고 또는 제보를 이미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 씨와 경찰관 사이에 어떠한 사전 교감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상당한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또 “신 씨가 피해자에게 전치 3주의 타박상을 가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이른바 ‘명동 사채왕’으로 불리는 최 씨는 코스닥 상장사를 상대로 고리 대금업을 하면서 감금, 협박 등 불법 행위를 했다가 15개 죄목으로 기소돼 2016년 징역 8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입니다. 또 별도의 사기와 대부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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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 사채왕’ 조작에 마약사범 몰린 60대, 18년 만에 무죄
    • 입력 2020-12-17 18:45:22
    • 수정2020-12-17 18:52:16
    사회
18년 전 이른바 ‘명동 사채왕’ 최 모 씨가 조작한 마약 사건에 연루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60대 남성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오늘(17일), 마약류관리법(향정)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7백만 원을 선고받았던 신 모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신 씨는 2001년 12월 사기도박에 속아 잃은 돈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의 한 다방을 찾았다가 최 씨 일당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히고,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후 신 씨는 2002년 6월 벌금 7백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신 씨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후, 관계자 진술 등으로 사건이 조작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신 씨가 사기도박 관련 신고를 하려고 하자, 최 씨가 신 씨에게 일부러 싸움을 건 뒤 필로폰 봉지를 주머니에 몰래 넣으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이에 신 씨는 2016년 재심을 청구했고,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볼 때 신 씨가 당시 필로폰을 소지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은 누군가가 마약을 소지하고 있다는 신고 또는 제보를 이미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 씨와 경찰관 사이에 어떠한 사전 교감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상당한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또 “신 씨가 피해자에게 전치 3주의 타박상을 가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이른바 ‘명동 사채왕’으로 불리는 최 씨는 코스닥 상장사를 상대로 고리 대금업을 하면서 감금, 협박 등 불법 행위를 했다가 15개 죄목으로 기소돼 2016년 징역 8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입니다. 또 별도의 사기와 대부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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