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증가할수록 ‘강한 태풍·최악 폭우’ 온다

입력 2020.12.17 (19:31) 수정 2020.12.1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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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여름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입힌 폭우와 태풍, 과연 우연일까요?

국내 연구진이 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태풍과 폭우가 더욱 강해진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자연재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곱니다.

오승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8호 태풍 바비가 거센 비바람과 함께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피해를 남긴 이런 대형태풍의 배후엔 이산화탄소가 있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초고해상도 기후 모형에 이산화탄소 농도를 대입해 태풍의 크기와 움직임을 시뮬레이션 해봤습니다.

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태풍의 발생 빈도는 다소 줄었지만, 한 번 발생하면 최소 시속 178Km 풍속의 매우 강한 태풍이 50% 증가합니다.

지난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마이삭'이나 '바비' 같은 초강력 태풍에 해당합니다.

태풍 때 쏟아지는 비의 양도 최대 35% 정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추정은/박사/기초과학연구원 기후물리연구단 :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지표면 자체의 에너지가 증가하고 수증기도 같이 증가를 하거든요. 한 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 강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요."]

그런데도 대기 중 탄소 농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지난해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평균 410ppm, 1년 전보다 2.6ppm 높아졌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구 전체 평균을 웃돌고 상승세도 가파릅니다.

[이해영/기상연구사/국립기상과학원 미래기반연구부 : "1960년대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연간 증가율이 0.8ppm 정도였는데요. 2000년대 들어서 연간 증가율이 2ppm 최근 10년간은 2.4 ppm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상이변이 더 자주, 더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10년 뒤 한반도엔 국토의 5%가 물에 잠겨 332만 명의 이재민이 생길 거라고 그린피스는 경고했습니다.

이제 탄소배출 감축은 재앙을 막기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이근희/화면제공: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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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소 증가할수록 ‘강한 태풍·최악 폭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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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12-17 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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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여름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입힌 폭우와 태풍, 과연 우연일까요?

국내 연구진이 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태풍과 폭우가 더욱 강해진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자연재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곱니다.

오승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8호 태풍 바비가 거센 비바람과 함께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피해를 남긴 이런 대형태풍의 배후엔 이산화탄소가 있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초고해상도 기후 모형에 이산화탄소 농도를 대입해 태풍의 크기와 움직임을 시뮬레이션 해봤습니다.

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태풍의 발생 빈도는 다소 줄었지만, 한 번 발생하면 최소 시속 178Km 풍속의 매우 강한 태풍이 50% 증가합니다.

지난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마이삭'이나 '바비' 같은 초강력 태풍에 해당합니다.

태풍 때 쏟아지는 비의 양도 최대 35% 정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추정은/박사/기초과학연구원 기후물리연구단 :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지표면 자체의 에너지가 증가하고 수증기도 같이 증가를 하거든요. 한 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 강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요."]

그런데도 대기 중 탄소 농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지난해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평균 410ppm, 1년 전보다 2.6ppm 높아졌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구 전체 평균을 웃돌고 상승세도 가파릅니다.

[이해영/기상연구사/국립기상과학원 미래기반연구부 : "1960년대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연간 증가율이 0.8ppm 정도였는데요. 2000년대 들어서 연간 증가율이 2ppm 최근 10년간은 2.4 ppm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상이변이 더 자주, 더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10년 뒤 한반도엔 국토의 5%가 물에 잠겨 332만 명의 이재민이 생길 거라고 그린피스는 경고했습니다.

이제 탄소배출 감축은 재앙을 막기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이근희/화면제공: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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