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째 격리’ 능사 아니다…“민간병원 협조 구해 빨리 전원시켜야”

입력 2020.12.17 (21:10) 수정 2020.12.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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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2주 동안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이 바로 요양병원입니다.

보통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생기면 건물을 통째로 격리해 왔는데, 격리한 뒤에 오히려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초기에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세희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첫 확진자가 나온 울산 양지요양병원.

방역당국은 바로 다음 날, 동일집단 격리 조치를 내립니다.

울산시도 입원 환자를 확진자와 비확진자로 나눠 다른 층에 머물게 했습니다.

하지만 건물 안에선, 연쇄 감염이 이어졌습니다.

확진자는 사흘 만에 100명을 넘어섰고, 오늘(17일)은 227명까지 늘어났습니다.

병원 내에서 사망자도 5명이나 나왔습니다.

[여태익/울산시 시민건강과장/14일 : "비확진자 층에서도 많이 나왔고, 그다음에 확진자 구역에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의료인 2명이 확진이 났기 때문에 이것은 병원 내에서 감염이 났다라는 것도 배제할 수는 없는…"]

전문가들은 이미 집단감염이 일어난 뒤 동일집단 격리를 하는 건, 오히려 피해를 키울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천은미/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아직 감염되지 않은 분까지 N차 감염이 될 수가 있습니다. (확진자는) 병원이나 생활치료시설에 입소해주시고 나머지 남아있는 분들은 아직 감염이 안 된 상태라면 자가격리를 하는 것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건 환자를 옮길 병상이 없다는 점.

울산시가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즉시 분리시키지 못했던 것도 병상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공공의료가 한계 상황인 만큼, 현재로선 민간병원에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탁/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 "벌써 11개월째고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진행이 안 됐죠. (정부에서) 민간병원이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유인책을 줘야죠. 병동을 하나 비우고 있을 때 그 병동의 매출을 최소한 전년도 기준으로 다 보상해주거나…"]

병상을 내주는 병원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승기/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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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째 격리’ 능사 아니다…“민간병원 협조 구해 빨리 전원시켜야”
    • 입력 2020-12-17 21:10:43
    • 수정2020-12-17 21:18:08
    뉴스 9
[앵커]

최근 2주 동안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이 바로 요양병원입니다.

보통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생기면 건물을 통째로 격리해 왔는데, 격리한 뒤에 오히려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초기에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세희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첫 확진자가 나온 울산 양지요양병원.

방역당국은 바로 다음 날, 동일집단 격리 조치를 내립니다.

울산시도 입원 환자를 확진자와 비확진자로 나눠 다른 층에 머물게 했습니다.

하지만 건물 안에선, 연쇄 감염이 이어졌습니다.

확진자는 사흘 만에 100명을 넘어섰고, 오늘(17일)은 227명까지 늘어났습니다.

병원 내에서 사망자도 5명이나 나왔습니다.

[여태익/울산시 시민건강과장/14일 : "비확진자 층에서도 많이 나왔고, 그다음에 확진자 구역에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의료인 2명이 확진이 났기 때문에 이것은 병원 내에서 감염이 났다라는 것도 배제할 수는 없는…"]

전문가들은 이미 집단감염이 일어난 뒤 동일집단 격리를 하는 건, 오히려 피해를 키울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천은미/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아직 감염되지 않은 분까지 N차 감염이 될 수가 있습니다. (확진자는) 병원이나 생활치료시설에 입소해주시고 나머지 남아있는 분들은 아직 감염이 안 된 상태라면 자가격리를 하는 것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건 환자를 옮길 병상이 없다는 점.

울산시가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즉시 분리시키지 못했던 것도 병상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공공의료가 한계 상황인 만큼, 현재로선 민간병원에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탁/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 "벌써 11개월째고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진행이 안 됐죠. (정부에서) 민간병원이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유인책을 줘야죠. 병동을 하나 비우고 있을 때 그 병동의 매출을 최소한 전년도 기준으로 다 보상해주거나…"]

병상을 내주는 병원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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