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임대인’도 한계…폐업이라도 하게 해줬으면”

입력 2020.12.17 (21:18) 수정 2020.12.1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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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어려워진 자영업자들 상황 계속 짚어보고 있습니다.

특히 임대료 부담과 관련해 지금 논의되는 거의 유일한 방안은 '착한 임대인' 운동인데요.

임대인의 선의에만 기댄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한계가 뚜렷합니다.

자영업자들은 대출 때문에 폐업도 할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허효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14년째 자리를 지켜온 김영관 씨의 과일가게에 모처럼 임대인이 찾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쇼. 추운데 오셨네.)"]

이른바 '착한 임대인' 조영금 할머니, 코로나 사태가 터진 2월부터 매달 임대료의 20%를 돌려줬습니다.

[조영금/임대인 : "가게를 지나다니면 장사도 안되는 것 같고 그래서 내 마음은 조금이라도 드려서 '애들하고 식사라도 하시든지 고기라도 사서 한끼 드세요.'하고 드린 거라고..."]

코로나가 계속되자 넉 달 뒤엔 오히려 김 씨가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매달 내는 월세가 할머니 생활비의 전부란 걸 알기 때문입니다.

[김용관/과일가게 운영/임차인 :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돈 받아서 생활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생활하시는데 궁핍하면 안 되잖아요."]

이렇게 서로 마음을 나눌 뿐, 자영업자도, 생계형 임대인도 이젠 한계상황입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황태연 씨, 임대인이 7달째 임대료를 인하해줬지만 더이상 버티기 어렵습니다.

[황태연/식당 운영/임차인 : "저희 임대인 분이 착한 임대료 (운동) 시작할 때부터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못 견뎠을텐데 임대인 분도 이제 한계에 슬슬 부딪히고 있고..."]

결국 황 씨는 폐업을 해 가게를 정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대출금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황태연/식당 운영/임차인 : "막상 저희가 폐업을 하게 되면 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을 원금상환을 바로 요구합니다. 지금 당장 원금을 바로 상환할 수 있는 돈도 없고..."]

정부가 실효성 낮은 '착한 임대인' 정책만 바라보고 있는 사이, 자영업자들은 가게를 계속 운영할 수도,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김태현/영상편집:권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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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한 임대인’도 한계…폐업이라도 하게 해줬으면”
    • 입력 2020-12-17 21:18:10
    • 수정2020-12-17 21: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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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어려워진 자영업자들 상황 계속 짚어보고 있습니다.

특히 임대료 부담과 관련해 지금 논의되는 거의 유일한 방안은 '착한 임대인' 운동인데요.

임대인의 선의에만 기댄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한계가 뚜렷합니다.

자영업자들은 대출 때문에 폐업도 할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허효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14년째 자리를 지켜온 김영관 씨의 과일가게에 모처럼 임대인이 찾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쇼. 추운데 오셨네.)"]

이른바 '착한 임대인' 조영금 할머니, 코로나 사태가 터진 2월부터 매달 임대료의 20%를 돌려줬습니다.

[조영금/임대인 : "가게를 지나다니면 장사도 안되는 것 같고 그래서 내 마음은 조금이라도 드려서 '애들하고 식사라도 하시든지 고기라도 사서 한끼 드세요.'하고 드린 거라고..."]

코로나가 계속되자 넉 달 뒤엔 오히려 김 씨가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매달 내는 월세가 할머니 생활비의 전부란 걸 알기 때문입니다.

[김용관/과일가게 운영/임차인 :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돈 받아서 생활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생활하시는데 궁핍하면 안 되잖아요."]

이렇게 서로 마음을 나눌 뿐, 자영업자도, 생계형 임대인도 이젠 한계상황입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황태연 씨, 임대인이 7달째 임대료를 인하해줬지만 더이상 버티기 어렵습니다.

[황태연/식당 운영/임차인 : "저희 임대인 분이 착한 임대료 (운동) 시작할 때부터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못 견뎠을텐데 임대인 분도 이제 한계에 슬슬 부딪히고 있고..."]

결국 황 씨는 폐업을 해 가게를 정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대출금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황태연/식당 운영/임차인 : "막상 저희가 폐업을 하게 되면 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을 원금상환을 바로 요구합니다. 지금 당장 원금을 바로 상환할 수 있는 돈도 없고..."]

정부가 실효성 낮은 '착한 임대인' 정책만 바라보고 있는 사이, 자영업자들은 가게를 계속 운영할 수도,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김태현/영상편집:권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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