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방호복 입고 돌봐줘요”…확진되자 활동지원 끊긴 중증장애인

입력 2020.12.18 (21:21) 수정 2020.12.1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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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적 약자일수록 코로나 같은 비상상황에서 도움이 더욱 간절하지만 당국의 손길은 멀기만 합니다.

특히 장애인 확진자의 경우 활동 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해 집에서는 물론, 병원에 가서도 비장애인들보다 더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릴 때부터 근육병을 앓아온 중증 장애인 정 모 씨.

몸에 힘이 빠지는 병이라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 누울 때도 기구는 물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방호복을 입고 정 씨를 돕는 사람은 지방에 살고 있다가 급히 올라온 부인입니다.

그제(16일) 정 씨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활동 보조 서비스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정 모 씨/중증장애인 확진자 : "배는 아파오는데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고, 물도 한 모금 못 마시니까 뭐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게 좀 많이 힘들었었죠."]

코로나19로 돌봄 공백이 생긴 사람에게 지원을 해주는 긴급 서비스를 알아봤지만 확진자라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결국 자가격리 중이던 아내가 방호복을 입고 정 씨를 찾아온 뒤에야 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이틀이 지난 오늘에서야 생활치료센터로 가게 됐는데, 장애인 편의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정 모 씨/중증장애인 : "사회적 약자들은 여기서도 소외가 되는 (상황입니다.) 신체멀쩡한 사람만 있는게 아닌데 왜 다양성은 생각하지 않고…."]

포항에 사는 뇌병변장애 3급인 A 씨는 확진된 뒤 병상이 없어 안동의 병원으로 갔는데, 다른 확진자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박병일/A 씨 남편 : "한 방에 저희 집사람까지 포함해서 (확진자) 세 명이 있는데 옆에 사람이 안타까웠는지 자기가 가서 도와주고..."]

장애인 단체들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확진자의 경우 24시간 돌봄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치했지만 활동지원사와 병원에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유지영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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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가 방호복 입고 돌봐줘요”…확진되자 활동지원 끊긴 중증장애인
    • 입력 2020-12-18 21:21:35
    • 수정2020-12-18 22:09:04
    뉴스 9
[앵커]

사회적 약자일수록 코로나 같은 비상상황에서 도움이 더욱 간절하지만 당국의 손길은 멀기만 합니다.

특히 장애인 확진자의 경우 활동 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해 집에서는 물론, 병원에 가서도 비장애인들보다 더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릴 때부터 근육병을 앓아온 중증 장애인 정 모 씨.

몸에 힘이 빠지는 병이라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 누울 때도 기구는 물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방호복을 입고 정 씨를 돕는 사람은 지방에 살고 있다가 급히 올라온 부인입니다.

그제(16일) 정 씨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활동 보조 서비스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정 모 씨/중증장애인 확진자 : "배는 아파오는데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고, 물도 한 모금 못 마시니까 뭐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게 좀 많이 힘들었었죠."]

코로나19로 돌봄 공백이 생긴 사람에게 지원을 해주는 긴급 서비스를 알아봤지만 확진자라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결국 자가격리 중이던 아내가 방호복을 입고 정 씨를 찾아온 뒤에야 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이틀이 지난 오늘에서야 생활치료센터로 가게 됐는데, 장애인 편의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정 모 씨/중증장애인 : "사회적 약자들은 여기서도 소외가 되는 (상황입니다.) 신체멀쩡한 사람만 있는게 아닌데 왜 다양성은 생각하지 않고…."]

포항에 사는 뇌병변장애 3급인 A 씨는 확진된 뒤 병상이 없어 안동의 병원으로 갔는데, 다른 확진자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박병일/A 씨 남편 : "한 방에 저희 집사람까지 포함해서 (확진자) 세 명이 있는데 옆에 사람이 안타까웠는지 자기가 가서 도와주고..."]

장애인 단체들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확진자의 경우 24시간 돌봄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치했지만 활동지원사와 병원에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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