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코로나19 하루 1000명 확진…각자도생 대책?”

입력 2020.12.19 (07:00) 수정 2020.12.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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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어제(18일)까지 사흘째 1천 명대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이어지자, 카카오톡 등 SNS에서는 ‘코로나 1일 확진자 1,000명 시기에 각자도생 대책’ 이라는 제목의 글이 꾸준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보건 시스템의 붕괴나 개인사정으로 병원에 즉시 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보건 전문가들이 준비한 메시지”라는 소개로 시작되는데요.


해당 글의 내용에 신빙성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①감염 후 3일째부터 증상? - 증상과 발현 시기, 일반화 불가

해당 글은 감염 3일째부터 “안구 통증이나 구토, 설사, 발열, 배뇨 시 화상(작열감), 목 긁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니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증상 일수를 잘 세어봐야 한다고 언급합니다. 그러면서 증상 4~8일째는 ‘염증성’ 단계이며 9일째부터 치유 단계에 접어들어 14일이면 회복기에 이른다고 주장하는데요. 실제 코로나19 증상이 맞을까요?

먼저 질병관리청은 “발열, 권태감, 기침, 호흡곤란 및 폐렴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감염증, 그리고 가래, 인후통, 두통, 객혈과 오심(메스꺼움), 설사 등”이 증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누적 확진자수가 천만 명을 넘어 세계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어떨까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발열이나 오한, 기침, 호흡 곤란, 피로, 근육통, 두통, 미각이나 후각 상실, 인후통, 콧물, 메스꺼움, 설사” 등으로 증상을 설명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보건당국은 안구 통증과 배뇨 관련 증상은 코로나19의 증상으로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발열은 코로나19 확진자 대다수가 경험하는 증상이지만 배뇨 시 화끈거리는 등의 작열감은 흔한 증상이 아니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고 날짜별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엄중식 교수는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이미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고, 경증이라면 생활치료센터에서, 증상이 심각하다면 입원 치료를 받는다. 날짜별로 증상을 댁내에서 관찰하고 있을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익명 검사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데요. 이 글의 내용은 의학적으로도 사실과 다르고, 해당 글을 근거로 증상을 자가 진단한다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②코로나19는 산성, 알칼리성 식품으로 치료? - 사실 무근

같은 글에 포함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pH 범위는 5.5~8.5이고, 알칼리성 식품을 섭취해 바이러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수소 이온 농도지수(pH)를 살펴보겠습니다. pH는 수용성 물질이나 용액의 산성도나 염기도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바이러스에는 pH 자체가 없습니다. 게다가 해당 글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바나나와 레몬 등 새콤한 과일들을 추천하고 있는데요. 굳이 따지자면 해당 과일들은 산도가 높습니다.

해당 글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당시 SNS를 통해 외국에서도 퍼졌던 내용을 번역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사실과 다른 원문 내용을 일부 번역해 재가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글의 원문은 1991년에 발표된 논문을 잘못 인용한 것입니다. 쥐가 MHV4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쥐 세포의 pH 변화를 다룬 것인데요. 해당 논문에서 언급된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와는 다릅니다. 이 같은 내용은 AP통신이 지난 4월 검증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계속되자, 해외에서 한 차례 퍼졌던 잘못된 내용까지도 국내에서 다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대해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산성도는 증명된 바도 없고, 무엇보다 먹는 음식에 의해 우리 몸의 산도가 변하지 않는다. 음식을 먹는 것에 따라 산도가 변한다면 사람이 살 수가 없다”면서 사실무근의 의학 정보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소한 증상이 있거나, 무증상이어도 서울 지역 등에선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과 다른 SNS상의 ‘각자도생 대책’이 오히려 자신은 물론 주변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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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19 07:00:30
    • 수정2020-12-19 0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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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어제(18일)까지 사흘째 1천 명대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이어지자, 카카오톡 등 SNS에서는 ‘코로나 1일 확진자 1,000명 시기에 각자도생 대책’ 이라는 제목의 글이 꾸준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보건 시스템의 붕괴나 개인사정으로 병원에 즉시 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보건 전문가들이 준비한 메시지”라는 소개로 시작되는데요.


해당 글의 내용에 신빙성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①감염 후 3일째부터 증상? - 증상과 발현 시기, 일반화 불가

해당 글은 감염 3일째부터 “안구 통증이나 구토, 설사, 발열, 배뇨 시 화상(작열감), 목 긁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니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증상 일수를 잘 세어봐야 한다고 언급합니다. 그러면서 증상 4~8일째는 ‘염증성’ 단계이며 9일째부터 치유 단계에 접어들어 14일이면 회복기에 이른다고 주장하는데요. 실제 코로나19 증상이 맞을까요?

먼저 질병관리청은 “발열, 권태감, 기침, 호흡곤란 및 폐렴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감염증, 그리고 가래, 인후통, 두통, 객혈과 오심(메스꺼움), 설사 등”이 증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누적 확진자수가 천만 명을 넘어 세계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어떨까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발열이나 오한, 기침, 호흡 곤란, 피로, 근육통, 두통, 미각이나 후각 상실, 인후통, 콧물, 메스꺼움, 설사” 등으로 증상을 설명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보건당국은 안구 통증과 배뇨 관련 증상은 코로나19의 증상으로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발열은 코로나19 확진자 대다수가 경험하는 증상이지만 배뇨 시 화끈거리는 등의 작열감은 흔한 증상이 아니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고 날짜별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엄중식 교수는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이미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고, 경증이라면 생활치료센터에서, 증상이 심각하다면 입원 치료를 받는다. 날짜별로 증상을 댁내에서 관찰하고 있을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익명 검사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데요. 이 글의 내용은 의학적으로도 사실과 다르고, 해당 글을 근거로 증상을 자가 진단한다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②코로나19는 산성, 알칼리성 식품으로 치료? - 사실 무근

같은 글에 포함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pH 범위는 5.5~8.5이고, 알칼리성 식품을 섭취해 바이러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수소 이온 농도지수(pH)를 살펴보겠습니다. pH는 수용성 물질이나 용액의 산성도나 염기도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바이러스에는 pH 자체가 없습니다. 게다가 해당 글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바나나와 레몬 등 새콤한 과일들을 추천하고 있는데요. 굳이 따지자면 해당 과일들은 산도가 높습니다.

해당 글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당시 SNS를 통해 외국에서도 퍼졌던 내용을 번역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사실과 다른 원문 내용을 일부 번역해 재가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글의 원문은 1991년에 발표된 논문을 잘못 인용한 것입니다. 쥐가 MHV4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쥐 세포의 pH 변화를 다룬 것인데요. 해당 논문에서 언급된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와는 다릅니다. 이 같은 내용은 AP통신이 지난 4월 검증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계속되자, 해외에서 한 차례 퍼졌던 잘못된 내용까지도 국내에서 다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대해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산성도는 증명된 바도 없고, 무엇보다 먹는 음식에 의해 우리 몸의 산도가 변하지 않는다. 음식을 먹는 것에 따라 산도가 변한다면 사람이 살 수가 없다”면서 사실무근의 의학 정보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소한 증상이 있거나, 무증상이어도 서울 지역 등에선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과 다른 SNS상의 ‘각자도생 대책’이 오히려 자신은 물론 주변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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