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방호복 입고 돌봐줘요”…확진되자 활동지원 끊긴 중증장애인

입력 2020.12.19 (07:22) 수정 2020.12.19 (07: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병상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장애인 확진자의 경우는 활동 보조 서비스를 받지 못해 집에서는 물론 병원에 가서도 비장애인들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릴 때부터 근육병을 앓아온 중증 장애인 정 모 씨.

몸에 힘이 빠지는 병이라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 누울 때도 기구는 물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방호복을 입고 정 씨를 돕는 사람은 지방에 살고 있다가 급히 올라온 부인입니다.

지난 16일 정 씨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활동 보조 서비스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정 모 씨/중증장애인 확진자 : "배는 아파오는데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고, 물도 한 모금 못 마시니까 뭐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게 좀 많이 힘들었죠."]

코로나19로 돌봄 공백이 생긴 사람에게 지원을 해주는 긴급 서비스를 알아봤지만 확진자라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결국 자가격리 중이던 아내가 방호복을 입고 정 씨를 찾아온 뒤에야 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이틀이 지나서야 생활치료센터로 가게 됐는데, 장애인 편의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 모 씨/중증장애인 : "사회적 약자들은 여기서도 소외가 되는 (상황입니다). 신체멀쩡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닌데 왜 다양성은 생각하지 않고..."]

포항에 사는 뇌병변장애 3급인 A 씨는 확진된 뒤 병상이 없어 안동의 병원으로 갔는데, 다른 확진자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박병일/A 씨 남편 : "한 방에 저희 집사람까지 포함해서 (확진자) 세 명이 있는데 옆에 사람이 안타까웠는지 자기가 가서 도와주고..."]

장애인 단체들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확진자의 경우 24시간 돌봄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치했지만 활동지원사와 병원에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유지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내가 방호복 입고 돌봐줘요”…확진되자 활동지원 끊긴 중증장애인
    • 입력 2020-12-19 07:22:26
    • 수정2020-12-19 07:36:59
    뉴스광장
[앵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병상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장애인 확진자의 경우는 활동 보조 서비스를 받지 못해 집에서는 물론 병원에 가서도 비장애인들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릴 때부터 근육병을 앓아온 중증 장애인 정 모 씨.

몸에 힘이 빠지는 병이라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 누울 때도 기구는 물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방호복을 입고 정 씨를 돕는 사람은 지방에 살고 있다가 급히 올라온 부인입니다.

지난 16일 정 씨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활동 보조 서비스가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정 모 씨/중증장애인 확진자 : "배는 아파오는데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고, 물도 한 모금 못 마시니까 뭐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게 좀 많이 힘들었죠."]

코로나19로 돌봄 공백이 생긴 사람에게 지원을 해주는 긴급 서비스를 알아봤지만 확진자라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결국 자가격리 중이던 아내가 방호복을 입고 정 씨를 찾아온 뒤에야 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이틀이 지나서야 생활치료센터로 가게 됐는데, 장애인 편의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 모 씨/중증장애인 : "사회적 약자들은 여기서도 소외가 되는 (상황입니다). 신체멀쩡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닌데 왜 다양성은 생각하지 않고..."]

포항에 사는 뇌병변장애 3급인 A 씨는 확진된 뒤 병상이 없어 안동의 병원으로 갔는데, 다른 확진자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박병일/A 씨 남편 : "한 방에 저희 집사람까지 포함해서 (확진자) 세 명이 있는데 옆에 사람이 안타까웠는지 자기가 가서 도와주고..."]

장애인 단체들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확진자의 경우 24시간 돌봄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치했지만 활동지원사와 병원에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유지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