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바닥에 질질’ 비위생 현장…‘코로나’ 때문에 감시 느슨?
입력 2020.12.21 (09:10)
수정 2020.12.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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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과 함께 먹는 대표적인 육류가 한우입니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깔끔하게 포장돼 판매되는 한우를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한우, 우리 식탁에 오르기 전 모습을 본 적 있나요?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는 한우를 안심과 등심 등으로 나눠 포장해 판매하는 업체 2천여 개가 밀집돼 있습니다.
이 지역은 매일같이 도축된 소가 들어오고, 부위별 포장된 고기가 팔려 나가고 있는데요. 이 작업 과정이 일부 비위생적이라는 제보가 KBS에 들어왔습니다.
축산물 운반업체 작업 현장(화면제공 소비자연대)
지난달 25일과 26일, 마장동의 축산물 운반·작업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작업장 안과 밖에서 지켜야 할 기본 위생 수칙을 어긴 작업자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소고기를 바닥에 끌어서 옮기는가 하면, 포장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차량 바닥 등에 닿은 고기를 운반했습니다. 위생화를 신지 않고 운반차 적재함을 오르 내리는 작업자도 있었습니다.
서울 마장동 식육포장업체(화면제공 소비자연대)
이 가운데는 해썹(HACCP) 인증, 즉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인증을 받은 곳도 포함됐습니다.
이렇게 옮겨지는 고기는 미생물 등에 오염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시중에 판매해서는 안 됩니다.
취재진이 만난 업체들은 이런 상황을 대체로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100㎏이 넘는 고기를 운반해 손질하는 작업이 육체적으로 힘든 노동인 만큼, 이 과정에서 생기는 규정 위반을 알고도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합니다.
또 법과 규정을 지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작업 환경도 많다고 토로합니다.
축산물 운반업체 작업 현장(화면제공 소비자연대)
운반업체는 판매업체가 원하는 대로 운반했을 뿐이라고 책임을 넘겼고, 판매업체는 운반업체의 실수라며 자신들이 관리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KBS 취재진이 만난 마장동 축산물 업체 관계자
올해는 축산물 업체에 대한 위생 감시가 예년보다 크게 축소됐습니다. 지자체와 관할구청이 코로나 19가 퍼지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현장 점검을 대폭 줄였기 때문인데요.
성동구청이 올해 점검한 업체는 천 60여 곳으로 전체 업체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연일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 당분간 확산 기세는 이어질 전망인데요.
방역을 위해 현장 접촉을 줄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먹거리 안전을 위한 위생 관리 감독 방안도 새롭게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연관 기사] 코로나 여파 위생점검 허술…해썹 인증업체도 규정 위반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7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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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12-21 09:10:13
- 수정2020-12-21 09:30:15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과 함께 먹는 대표적인 육류가 한우입니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깔끔하게 포장돼 판매되는 한우를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한우, 우리 식탁에 오르기 전 모습을 본 적 있나요?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는 한우를 안심과 등심 등으로 나눠 포장해 판매하는 업체 2천여 개가 밀집돼 있습니다.
이 지역은 매일같이 도축된 소가 들어오고, 부위별 포장된 고기가 팔려 나가고 있는데요. 이 작업 과정이 일부 비위생적이라는 제보가 KBS에 들어왔습니다.
지난달 25일과 26일, 마장동의 축산물 운반·작업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작업장 안과 밖에서 지켜야 할 기본 위생 수칙을 어긴 작업자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소고기를 바닥에 끌어서 옮기는가 하면, 포장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차량 바닥 등에 닿은 고기를 운반했습니다. 위생화를 신지 않고 운반차 적재함을 오르 내리는 작업자도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는 해썹(HACCP) 인증, 즉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인증을 받은 곳도 포함됐습니다.
이렇게 옮겨지는 고기는 미생물 등에 오염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시중에 판매해서는 안 됩니다.
취재진이 만난 업체들은 이런 상황을 대체로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100㎏이 넘는 고기를 운반해 손질하는 작업이 육체적으로 힘든 노동인 만큼, 이 과정에서 생기는 규정 위반을 알고도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합니다.
또 법과 규정을 지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작업 환경도 많다고 토로합니다.
운반업체는 판매업체가 원하는 대로 운반했을 뿐이라고 책임을 넘겼고, 판매업체는 운반업체의 실수라며 자신들이 관리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축산물 업체에 대한 위생 감시가 예년보다 크게 축소됐습니다. 지자체와 관할구청이 코로나 19가 퍼지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현장 점검을 대폭 줄였기 때문인데요.
성동구청이 올해 점검한 업체는 천 60여 곳으로 전체 업체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연일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 당분간 확산 기세는 이어질 전망인데요.
방역을 위해 현장 접촉을 줄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먹거리 안전을 위한 위생 관리 감독 방안도 새롭게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연관 기사] 코로나 여파 위생점검 허술…해썹 인증업체도 규정 위반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7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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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writt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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