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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운명의 날 D-1…유·무죄 가를 결정타는?
입력 2020.12.22 (11:38) 취재K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내일(23일) 나옵니다. 지난해 9월, 정 교수가 처음 기소된 지 1년 3개월여 만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그동안 2번의 공판준비기일과 34번의 공판을 진행해왔습니다. 수십 명의 증인이 법정에 섰고, 검사와 변호인은 마지막 재판까지 공방을 벌였는데요. 길고 치열했던 재판 내용, 다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 입시비리 : "7대 허위스펙" VS "주관적 평가"…법원 첫 판단에 주목

정 교수가 받고 있는 혐의는 모두 15개입니다. 크게는 ①입시비리 ②사모펀드 ③증거인멸 혐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입시비리 혐의는 정 교수 딸 조민 씨가 ▲2013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한 과정과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최종 합격한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서울대의 경우 업무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혐의가 적용됐고 부산대의 경우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위조사문서행사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죄명은 조금씩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정 교수가 딸의 입시 관련 서류를 위조해 각 대학의 입학전형 업무를 방해했다는 겁니다. 가장 잘 알려진 건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이고, 이 밖에도 공주대, 단국대, KIST,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부산 호텔 등 여러 기관의 경력이 언급됐습니다. 검찰은 이를 두고 '7대 허위스펙'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정 교수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의 가치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제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것은 제가 아는 사실, 제가 가진 기억과 너무 차이가 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나머지 봉사나 인턴, 체험활동 경력에 대해서도 "과장은 있어도 허위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혐의 대부분이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는 '정성적 평가'에 관한 것이고, 딸이 각 활동에 참여했다는 증거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겁니다.

[관련기사] [법원의 시간]㊾ 막 내린 재판, 다가온 ‘운명의 날’…정경심 마지막 말은? (2020.11.8.)

보조금법 위반과 사기 혐의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정 교수가 딸을 교육청 협력사업의 연구보조원으로 허위 신고해 수당 320만 원을 받아 챙겼다는 건데요. 이 부분은 정 교수 측도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했지만, 받은 수당이 법리상 보조금법에서 정한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딸 입시비리 혐의는 지난해 조국 전 장관의 청문회 정국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부분이지만, 아직 법원의 판단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남편 조 전 장관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돼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아들 입시비리 혐의로는 부부가 나란히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죠. 이번 재판부의 첫 판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 사모펀드 : '불법 목적' 여부 쟁점…조범동 재판서 유리한 고지

다음은 사모펀드 관련 혐의입니다. 여기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를 운영했던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가 깊게 연관돼있습니다. 우선 정 교수가 코링크PE에 10억 원을 투자한 뒤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회삿돈 1억 5천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습니다. 코링크PE 사모펀드 출자약정금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금융위원회에 보고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그런데 이 혐의들, 이미 한 차례 법원의 판단을 받았습니다. 지난 6월, 공범 조범동 씨에 대한 1심 선고에섭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는 거짓 변경보고 혐의에 대해선 아예 '무죄' 판결을 내렸고, 횡령 혐의에 대해선 정 교수가 공범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정 교수 입장에선 '초록불'이 켜진 셈인데요. 투자가 아닌 대여였고, 횡령이나 금융위 보고 과정 등은 잘 몰랐다는 정 교수 주장이 이번에도 받아들여질지 주목됩니다.

[관련기사] [법원의 시간]㉙ “정경유착 없었다”…조범동 실형에도 정경심 웃는 이유 (20.07.02.)

미공개정보 이용,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는 이번 재판부가 처음 판단하게 됩니다. 조범동 씨로부터 '호재성 정보'를 들은 뒤 차명계좌로 2018년 WFM 주식을 대량 매수하고 이를 공직자재산등록 때 신고하지 않은 혐의, 동생과 단골 미용사, 페이스북 친구 등 지인들의 차명계좌로 직접 투자를 한 혐의 등입니다.

정 교수 측은 조 씨에게 들은 정보가 미공개 정보도 아니었을뿐더러, 오히려 사기 거래에 이용당한 측면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또 차명계좌 거래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지인에게 도움을 주거나 도움을 받은 것일 뿐 불법 투자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식 투자액이 3천만 원을 넘지 않는 소액이라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도 설명했죠. 정 교수 측은 이 부분에 대해 설령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비난 가능성이 크거나 양형이 중한 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사모펀드 범행을 관통하는 동기를 설명하며 정 교수가 말한 '강남 건물주의 꿈'을 언급했습니다. 부의 대물림을 꿈꾸며 불법도 마다하지 않고 자산을 증식하려 했다는 건데요. 정 교수 측은 일반적인 '경제 주체'로서 활동했던 부분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증거인멸 : 김경록·조범동 재판서 2연패?…'공동정범' 인정 여부 관심

마지막으로 증거인멸 관련 혐의는 어떨까요? 우선 정 교수는 사모펀드 혐의를 숨기기 위해, 지난해 8월 코링크PE 직원들에게 펀드 투자 관련 자료를 인멸하도록 지시했다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고 있고요. 같은 시기 허위 내용이 담긴 펀드운용현황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증거위조교사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에게 자신의 주거지와 동양대 교수실에 있는 컴퓨터와 하드디스크 등을 은닉하게 시킨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있죠.

그런데 이 부분, 이미 정 교수에게 다소 불리한 판단이 나와 있습니다. 지난 6월 김경록 씨는 정 교수의 지시를 받아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조범동 씨도 코링크PE 자료 삭제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았고, 심지어 당시 재판부는 정 교수를 '공범'으로 판단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사모펀드 관련 혐의들과는 상황이 다르죠.

[관련기사] [법원의 시간]㉗ “디테일 빠졌다”…정경심 공소장에 그어진 빨간 줄 (20.06.22.)

하지만 정 교수 측은 증거은닉교사 혐의의 경우, '교사범'이 아니라 직접 행위를 한 '공동정범'이라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형법상 증거인멸죄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형사 사건에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한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증거인멸교사와 위조교사 혐의에 대해선, 코링크PE 관계자들에게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 역시 같은 혐의로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재판부의 판단에 관심이 쏠립니다.

■ 유·무죄 가를 또 하나의 변수…'동양대 PC' 증거 인정될까?

그리고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재판 초기부터 변호인이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위법수집증거' 부분인데요. 검찰이 지난해 9월 동양대 조교와 행정지원처장에게 '임의제출' 방식으로 받아낸 정 교수의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2대가 애초에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겁니다.

형사소송법상 임의제출은 물건의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만 할 수 있는데, 강사휴게실에 있던 이 PC 2대는 누가 봐도 정 교수의 것이었고 조교나 행정지원처장은 임의제출을 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이죠. 검찰이 이 PC가 정 교수 것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기소 후 영장 없이 증거를 획득하기 위해 이른바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건, 해당 PC에서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의 핵심 증거들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이 PC에 들어있던 아들의 상장과 총장직인 이미지 파일 등으로 딸의 표창장을 만들어 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사문서위조 혐의를 비롯해 업무방해 등 입시비리 관련 혐의가 대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변호인은 이 밖에도 정 교수 동생의 주거지에서 압수된 WFM 실물주권 12만 주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주장했는데요. 애초 압수수색 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을 벗어났다는 겁니다. 재판부가 이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위법수집증거 주장에 대해선 판결을 선고할 때 밝히겠다며 그동안 판단을 유보해왔습니다. 검찰은 설사 동양대 PC가 위법수집증거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혐의 입증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표창장 위조 시연까지 펼치며 구체적인 위조 과정을 설명해왔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겠죠.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정 교수에게 징역 7년과 벌금 9억 원, 추징금 1억 6천4백만여 원을 구형했습니다. 시민사회의 요구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수사를 했다는 점에서 정 교수 사건을 '국정농단 사건'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반면 정 교수 변호인은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낙마를 목표로 '표적 수사'를 벌였고, 과도한 추정으로 공소사실이 부풀려졌다고 주장했죠. 정 교수도 "10여 년 이상의 삶이 발가벗겨졌다"며 무죄를 호소했습니다.

1년여 동안 사건을 심리해온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까요? 법원은 내일(23일) 오후 2시, 정 교수에 대한 판결을 선고합니다.
  • 정경심 운명의 날 D-1…유·무죄 가를 결정타는?
    • 입력 2020-12-22 11:38:52
    취재K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내일(23일) 나옵니다. 지난해 9월, 정 교수가 처음 기소된 지 1년 3개월여 만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그동안 2번의 공판준비기일과 34번의 공판을 진행해왔습니다. 수십 명의 증인이 법정에 섰고, 검사와 변호인은 마지막 재판까지 공방을 벌였는데요. 길고 치열했던 재판 내용, 다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 입시비리 : "7대 허위스펙" VS "주관적 평가"…법원 첫 판단에 주목

정 교수가 받고 있는 혐의는 모두 15개입니다. 크게는 ①입시비리 ②사모펀드 ③증거인멸 혐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입시비리 혐의는 정 교수 딸 조민 씨가 ▲2013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한 과정과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최종 합격한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서울대의 경우 업무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혐의가 적용됐고 부산대의 경우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위조사문서행사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죄명은 조금씩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정 교수가 딸의 입시 관련 서류를 위조해 각 대학의 입학전형 업무를 방해했다는 겁니다. 가장 잘 알려진 건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이고, 이 밖에도 공주대, 단국대, KIST,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부산 호텔 등 여러 기관의 경력이 언급됐습니다. 검찰은 이를 두고 '7대 허위스펙'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정 교수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의 가치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제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것은 제가 아는 사실, 제가 가진 기억과 너무 차이가 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나머지 봉사나 인턴, 체험활동 경력에 대해서도 "과장은 있어도 허위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혐의 대부분이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는 '정성적 평가'에 관한 것이고, 딸이 각 활동에 참여했다는 증거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겁니다.

[관련기사] [법원의 시간]㊾ 막 내린 재판, 다가온 ‘운명의 날’…정경심 마지막 말은? (2020.11.8.)

보조금법 위반과 사기 혐의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정 교수가 딸을 교육청 협력사업의 연구보조원으로 허위 신고해 수당 320만 원을 받아 챙겼다는 건데요. 이 부분은 정 교수 측도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했지만, 받은 수당이 법리상 보조금법에서 정한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딸 입시비리 혐의는 지난해 조국 전 장관의 청문회 정국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부분이지만, 아직 법원의 판단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남편 조 전 장관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돼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아들 입시비리 혐의로는 부부가 나란히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죠. 이번 재판부의 첫 판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 사모펀드 : '불법 목적' 여부 쟁점…조범동 재판서 유리한 고지

다음은 사모펀드 관련 혐의입니다. 여기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를 운영했던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가 깊게 연관돼있습니다. 우선 정 교수가 코링크PE에 10억 원을 투자한 뒤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회삿돈 1억 5천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습니다. 코링크PE 사모펀드 출자약정금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금융위원회에 보고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그런데 이 혐의들, 이미 한 차례 법원의 판단을 받았습니다. 지난 6월, 공범 조범동 씨에 대한 1심 선고에섭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는 거짓 변경보고 혐의에 대해선 아예 '무죄' 판결을 내렸고, 횡령 혐의에 대해선 정 교수가 공범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정 교수 입장에선 '초록불'이 켜진 셈인데요. 투자가 아닌 대여였고, 횡령이나 금융위 보고 과정 등은 잘 몰랐다는 정 교수 주장이 이번에도 받아들여질지 주목됩니다.

[관련기사] [법원의 시간]㉙ “정경유착 없었다”…조범동 실형에도 정경심 웃는 이유 (20.07.02.)

미공개정보 이용,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는 이번 재판부가 처음 판단하게 됩니다. 조범동 씨로부터 '호재성 정보'를 들은 뒤 차명계좌로 2018년 WFM 주식을 대량 매수하고 이를 공직자재산등록 때 신고하지 않은 혐의, 동생과 단골 미용사, 페이스북 친구 등 지인들의 차명계좌로 직접 투자를 한 혐의 등입니다.

정 교수 측은 조 씨에게 들은 정보가 미공개 정보도 아니었을뿐더러, 오히려 사기 거래에 이용당한 측면이 있다고 맞섰습니다. 또 차명계좌 거래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지인에게 도움을 주거나 도움을 받은 것일 뿐 불법 투자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식 투자액이 3천만 원을 넘지 않는 소액이라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도 설명했죠. 정 교수 측은 이 부분에 대해 설령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비난 가능성이 크거나 양형이 중한 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사모펀드 범행을 관통하는 동기를 설명하며 정 교수가 말한 '강남 건물주의 꿈'을 언급했습니다. 부의 대물림을 꿈꾸며 불법도 마다하지 않고 자산을 증식하려 했다는 건데요. 정 교수 측은 일반적인 '경제 주체'로서 활동했던 부분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증거인멸 : 김경록·조범동 재판서 2연패?…'공동정범' 인정 여부 관심

마지막으로 증거인멸 관련 혐의는 어떨까요? 우선 정 교수는 사모펀드 혐의를 숨기기 위해, 지난해 8월 코링크PE 직원들에게 펀드 투자 관련 자료를 인멸하도록 지시했다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고 있고요. 같은 시기 허위 내용이 담긴 펀드운용현황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증거위조교사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에게 자신의 주거지와 동양대 교수실에 있는 컴퓨터와 하드디스크 등을 은닉하게 시킨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있죠.

그런데 이 부분, 이미 정 교수에게 다소 불리한 판단이 나와 있습니다. 지난 6월 김경록 씨는 정 교수의 지시를 받아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조범동 씨도 코링크PE 자료 삭제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았고, 심지어 당시 재판부는 정 교수를 '공범'으로 판단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사모펀드 관련 혐의들과는 상황이 다르죠.

[관련기사] [법원의 시간]㉗ “디테일 빠졌다”…정경심 공소장에 그어진 빨간 줄 (20.06.22.)

하지만 정 교수 측은 증거은닉교사 혐의의 경우, '교사범'이 아니라 직접 행위를 한 '공동정범'이라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형법상 증거인멸죄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형사 사건에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한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증거인멸교사와 위조교사 혐의에 대해선, 코링크PE 관계자들에게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 역시 같은 혐의로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재판부의 판단에 관심이 쏠립니다.

■ 유·무죄 가를 또 하나의 변수…'동양대 PC' 증거 인정될까?

그리고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재판 초기부터 변호인이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위법수집증거' 부분인데요. 검찰이 지난해 9월 동양대 조교와 행정지원처장에게 '임의제출' 방식으로 받아낸 정 교수의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2대가 애초에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겁니다.

형사소송법상 임의제출은 물건의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만 할 수 있는데, 강사휴게실에 있던 이 PC 2대는 누가 봐도 정 교수의 것이었고 조교나 행정지원처장은 임의제출을 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이죠. 검찰이 이 PC가 정 교수 것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기소 후 영장 없이 증거를 획득하기 위해 이른바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건, 해당 PC에서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의 핵심 증거들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이 PC에 들어있던 아들의 상장과 총장직인 이미지 파일 등으로 딸의 표창장을 만들어 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사문서위조 혐의를 비롯해 업무방해 등 입시비리 관련 혐의가 대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변호인은 이 밖에도 정 교수 동생의 주거지에서 압수된 WFM 실물주권 12만 주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주장했는데요. 애초 압수수색 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을 벗어났다는 겁니다. 재판부가 이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위법수집증거 주장에 대해선 판결을 선고할 때 밝히겠다며 그동안 판단을 유보해왔습니다. 검찰은 설사 동양대 PC가 위법수집증거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혐의 입증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표창장 위조 시연까지 펼치며 구체적인 위조 과정을 설명해왔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겠죠.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정 교수에게 징역 7년과 벌금 9억 원, 추징금 1억 6천4백만여 원을 구형했습니다. 시민사회의 요구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수사를 했다는 점에서 정 교수 사건을 '국정농단 사건'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반면 정 교수 변호인은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낙마를 목표로 '표적 수사'를 벌였고, 과도한 추정으로 공소사실이 부풀려졌다고 주장했죠. 정 교수도 "10여 년 이상의 삶이 발가벗겨졌다"며 무죄를 호소했습니다.

1년여 동안 사건을 심리해온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까요? 법원은 내일(23일) 오후 2시, 정 교수에 대한 판결을 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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