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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세크리터리’의 조언…응답하라 북한·미국
입력 2020.12.22 (18:42) 수정 2020.12.22 (20:12) 취재K
■‘마담 세크리터리’의 조언…“외교적 프로세스 기대”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오늘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화상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통일부는,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한국 정부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한국이 북한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새 행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간담 내용을 전했습니다.

또, 미국의 새 행정부가 한국과 긴밀한 조율 하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말했습니다.

2000년 10월 23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2000년 10월 23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1937년생인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으로, 회고록의 제목처럼 ‘마담 세크리터리’로 불렸던 인물입니다.

2000년 10월 미국 관료로는 휴전 이후 최초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2000년 6월 15일 첫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북한은 조명록 차수를 미국에 특사로 보내 적대 관계 해소를 골자로 하는 공동 합의문을 작성합니다.

‘북미 코뮤니케’라고 부르는 이 합의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답방 형식으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2018년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국무장관 앞에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있었던 것으로, 북미 관계에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외교적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그의 당부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 페리가 전하는 ‘페리 프로세스’의 조언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윌리엄 페리 전 국방 장관과도 화상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역시 클린턴 행정부의 관료였던 페리 전 장관은 1999년 대북정책 조정관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이후 미사일 발사 중지와 경제제재 해제를 시작으로, 핵 개발 중단과 북미 관계 정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대북정책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페리 프로세스’로 불리는 이 접근 방식은 외교적 해법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 장관,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화상간담회. 지난달 18일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 장관,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화상간담회. 지난달 18일

지난달 간담회에서도 페리 전 장관은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 능력 진전 등 당시와 상황은 변했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미가 공동으로 한층 진화된 비핵화·평화 프로세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러한 외교적 접근 방식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과 공통점이 많다는 것이 이인영 장관의 생각입니다. 이 장관은 새로 출범할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정책 방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습니다.

■ ‘클린턴 3기’ 바라는 속내…북미는 응답할까

이인영 장관은 올브라이트, 페리 전 장관 외에도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으로 불리는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를 비롯해 북핵 전문가로 꼽히는 미국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와도 잇따라 간담회를 했습니다.

이런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클린턴 3기’가 될 수 있도록 미국 측 인사를 접촉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이런 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습니다. 이인영 장관이 만난 인사들은 모두 현직에서 물러난 이들이고, 출범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에 ‘클린턴 3기’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겁니다.

이 당국자는 장관의 간담회 행보가 내년 한반도 문제의 ‘골든 타임’을 앞두고 여러 가지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데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내년 1월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고, 북한이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대외정책을 가다듬게 됩니다. 본격적인 외교전을 앞두고, 역할을 찾고자 하는 통일부와 이인영 장관이 노력이 ‘골든 타임’으로 반짝거릴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마담 세크리터리’의 조언…응답하라 북한·미국
    • 입력 2020-12-22 18:42:29
    • 수정2020-12-22 20:12:34
    취재K
■‘마담 세크리터리’의 조언…“외교적 프로세스 기대”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오늘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화상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통일부는,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한국 정부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한국이 북한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새 행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간담 내용을 전했습니다.

또, 미국의 새 행정부가 한국과 긴밀한 조율 하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말했습니다.

2000년 10월 23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2000년 10월 23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1937년생인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으로, 회고록의 제목처럼 ‘마담 세크리터리’로 불렸던 인물입니다.

2000년 10월 미국 관료로는 휴전 이후 최초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2000년 6월 15일 첫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북한은 조명록 차수를 미국에 특사로 보내 적대 관계 해소를 골자로 하는 공동 합의문을 작성합니다.

‘북미 코뮤니케’라고 부르는 이 합의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답방 형식으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2018년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국무장관 앞에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있었던 것으로, 북미 관계에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외교적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그의 당부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 페리가 전하는 ‘페리 프로세스’의 조언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윌리엄 페리 전 국방 장관과도 화상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역시 클린턴 행정부의 관료였던 페리 전 장관은 1999년 대북정책 조정관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이후 미사일 발사 중지와 경제제재 해제를 시작으로, 핵 개발 중단과 북미 관계 정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대북정책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페리 프로세스’로 불리는 이 접근 방식은 외교적 해법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 장관,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화상간담회. 지난달 18일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 장관,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화상간담회. 지난달 18일

지난달 간담회에서도 페리 전 장관은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 능력 진전 등 당시와 상황은 변했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미가 공동으로 한층 진화된 비핵화·평화 프로세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러한 외교적 접근 방식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과 공통점이 많다는 것이 이인영 장관의 생각입니다. 이 장관은 새로 출범할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정책 방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습니다.

■ ‘클린턴 3기’ 바라는 속내…북미는 응답할까

이인영 장관은 올브라이트, 페리 전 장관 외에도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으로 불리는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를 비롯해 북핵 전문가로 꼽히는 미국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와도 잇따라 간담회를 했습니다.

이런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클린턴 3기’가 될 수 있도록 미국 측 인사를 접촉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이런 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습니다. 이인영 장관이 만난 인사들은 모두 현직에서 물러난 이들이고, 출범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에 ‘클린턴 3기’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겁니다.

이 당국자는 장관의 간담회 행보가 내년 한반도 문제의 ‘골든 타임’을 앞두고 여러 가지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데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내년 1월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고, 북한이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대외정책을 가다듬게 됩니다. 본격적인 외교전을 앞두고, 역할을 찾고자 하는 통일부와 이인영 장관이 노력이 ‘골든 타임’으로 반짝거릴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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