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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 여학생…5년 뒤 성인 돼서 고소 ‘징역 7년’
입력 2020.12.22 (19:30) 취재K

학창 시절 강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피해여성이 5년 뒤 성인이 돼 가해자를 고소했다. 공소사실에 범행 일자를 특정하지 못했고, 구체적인 물증이 없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해자에게는 7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22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0)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8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문신 시술 배우러 온 여학생 수차례 성폭행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제주시에서 문신 시술소를 운영하며 당시 피해자를 알게 됐다. 피해자는 시술 수업을 배우러 찾아온 학생이었다.

A씨는 2015년 5~7월 사이 “내가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다. 마실 것을 사다 달라”고 연락해 피해자를 주거지로 불러 강제 추행했다.

또 같은 기간 회식을 마친 뒤 문신 시술소에 물건을 놓고 왔다며 피해 여성을 데려가 성폭행하고, 제주시 모텔에 데려가 성폭행을 하려다 피해자가 도망가자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당시 물증이 없어 처벌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 피해자는 문신 시술을 배우게 해준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 무엇보다 피해 사실을 부모가 알면 큰 충격에 빠질 것으로 생각해 형사고소를 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이 일을 겪고 성인이 된 뒤 혼자 서울로 상경해 생활했다. 이후 우울감과 자괴감을 느끼다 2018년 7월 술에 취해 일부 피해 사실을 아버지에게 털어놓았다.

처벌보다는 딸의 트라우마 치료에 집중하던 아버지는 A씨에게 진실한 사과와 반성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결국 피해 여성은 지난해 7월 수사기관을 통해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사건 발생 5년 뒤인 지난 5월 법정에 출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A씨 측은 범죄사실에 대해 “문신 시술 수업을 하다 모 지역 식당 주차장에서 약간의 스킨십을 주고받았지만,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처럼 피해자와 해당 장소에 간 적이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 “피해자 진술 신빙성 인정, 피고인 주장은 모순”

A씨 측은 피해자가 병원을 찾아 임신 반응 검사를 하지 않고, 성폭행을 당한 장소에서 태연하게 아이스크림을 먹은 점, 성폭행 이후에도 시술소에 간 점, 그곳에서 다른 사람과 잘 지낸 점, 서울에 간 이후에도 제주에서 만나 술을 마신 점, 피해자가 머리를 염색하고 화장을 진하게 하는 등 멋을 부리며 잘 지낸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은 ‘피해자다움’의 부족을 지적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죄를 경험한 직후 피해자가 보이는 반응과 대응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특히 성폭력범죄 피해자는 슬픔과 수치심에 휩싸여 일상생활을 전혀 영위할 수 없고, 타인과의 교류를 단절하는 것이 당연하다거나 자연스럽다고 볼 수 없다”며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가해자의 관계 등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 여성의 나이와 성격, 미성년자와 부모의 관계, 아버지에게 피해 사실을 고백한 뒤 트라우마가 발현된 점 등에 비췄을 때 허위사실을 꾸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의 모순된 진술 역시 영향을 미쳤다.

A씨는 피해자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일부 성행위를 인정하는 듯 답한 뒤 다시 만진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또 약간의 스킨십을 한 적이 있다고 진술을 바꿨다.

재판부는 핵심적인 내용이 일관되지 않다며 A씨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수강생 보호커녕 강제 추행”…징역 7년 선고

재판부는 아동 청소년이자 수강생인 피해자를 성폭행해 죄질이 좋지 않고,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는 단계에 있는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쳐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는 현재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고, 피고인이 용서를 받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성폭행 피해 여학생…5년 뒤 성인 돼서 고소 ‘징역 7년’
    • 입력 2020-12-22 19:30:52
    취재K

학창 시절 강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피해여성이 5년 뒤 성인이 돼 가해자를 고소했다. 공소사실에 범행 일자를 특정하지 못했고, 구체적인 물증이 없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해자에게는 7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22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0)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8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문신 시술 배우러 온 여학생 수차례 성폭행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제주시에서 문신 시술소를 운영하며 당시 피해자를 알게 됐다. 피해자는 시술 수업을 배우러 찾아온 학생이었다.

A씨는 2015년 5~7월 사이 “내가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다. 마실 것을 사다 달라”고 연락해 피해자를 주거지로 불러 강제 추행했다.

또 같은 기간 회식을 마친 뒤 문신 시술소에 물건을 놓고 왔다며 피해 여성을 데려가 성폭행하고, 제주시 모텔에 데려가 성폭행을 하려다 피해자가 도망가자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당시 물증이 없어 처벌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 피해자는 문신 시술을 배우게 해준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 무엇보다 피해 사실을 부모가 알면 큰 충격에 빠질 것으로 생각해 형사고소를 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이 일을 겪고 성인이 된 뒤 혼자 서울로 상경해 생활했다. 이후 우울감과 자괴감을 느끼다 2018년 7월 술에 취해 일부 피해 사실을 아버지에게 털어놓았다.

처벌보다는 딸의 트라우마 치료에 집중하던 아버지는 A씨에게 진실한 사과와 반성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결국 피해 여성은 지난해 7월 수사기관을 통해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사건 발생 5년 뒤인 지난 5월 법정에 출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A씨 측은 범죄사실에 대해 “문신 시술 수업을 하다 모 지역 식당 주차장에서 약간의 스킨십을 주고받았지만,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처럼 피해자와 해당 장소에 간 적이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 “피해자 진술 신빙성 인정, 피고인 주장은 모순”

A씨 측은 피해자가 병원을 찾아 임신 반응 검사를 하지 않고, 성폭행을 당한 장소에서 태연하게 아이스크림을 먹은 점, 성폭행 이후에도 시술소에 간 점, 그곳에서 다른 사람과 잘 지낸 점, 서울에 간 이후에도 제주에서 만나 술을 마신 점, 피해자가 머리를 염색하고 화장을 진하게 하는 등 멋을 부리며 잘 지낸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은 ‘피해자다움’의 부족을 지적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죄를 경험한 직후 피해자가 보이는 반응과 대응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특히 성폭력범죄 피해자는 슬픔과 수치심에 휩싸여 일상생활을 전혀 영위할 수 없고, 타인과의 교류를 단절하는 것이 당연하다거나 자연스럽다고 볼 수 없다”며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가해자의 관계 등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 여성의 나이와 성격, 미성년자와 부모의 관계, 아버지에게 피해 사실을 고백한 뒤 트라우마가 발현된 점 등에 비췄을 때 허위사실을 꾸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의 모순된 진술 역시 영향을 미쳤다.

A씨는 피해자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일부 성행위를 인정하는 듯 답한 뒤 다시 만진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또 약간의 스킨십을 한 적이 있다고 진술을 바꿨다.

재판부는 핵심적인 내용이 일관되지 않다며 A씨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수강생 보호커녕 강제 추행”…징역 7년 선고

재판부는 아동 청소년이자 수강생인 피해자를 성폭행해 죄질이 좋지 않고,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는 단계에 있는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쳐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는 현재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고, 피고인이 용서를 받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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