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시민 6백 명 탄 열차에 안전요원도 없었다

입력 2020.12.22 (19:37) 수정 2020.12.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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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저녁 퇴근길에 김포도시철도 열차가 갑자기 멈춰 시민 6백여 명이 철로를 걸어 대피하는 일이 있었고, 저희가 뉴스로 전해드렸습니다.

신속한 안내 방송도 없었고, 원래 있어야 할 안전 요원도 열차에는 없었습니다.

방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퇴근길 시민들을 태운 열차가 갑자기 멈춰 섰고,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1시간 넘게 열차 안에 갇혀야만 했습니다.

결국, 6백여 명의 승객은 선로 한가운데 설치된 대피로를 2킬로미터 가까이 줄줄이 걸어서 인근 역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최윤서/경기도 김포시 : "안에 사람들은 당연히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니까 혼란스러워하고, 저 같은 경우에는 그래서 바로 119에 구조 요청을 했어요."]

김포도시철도는 기관사 없이 무인 자동 시스템으로 운행합니다.

열차를 조종하는 '종합제어장치'에 오류가 생겨 이번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김포시 설명입니다.

제어장치가 고장 나면, 전원 공급이 끊겨 수동 운전을 할 수 없고, 양촌역에 있는 종합관제실에서 원격으로 안내방송을 하더라도 열차에 시시각각 전달될 수 없습니다.

[성욱재/경기도 김포시 : "(방송은 나왔어요?) 한참 있다가 15분 후에 지금 차가 고장 나서 못 간다고 방송밖에 없었어요. 그것도 조그마하게. 별로 들리지도 않게."]

이런 상황에 대비해 모든 열차에 안전 담당자가 각각 1명씩은 타고 있어야 하는 게 계약 당시부터 원칙으로 돼 있지만, 사고 열차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성 때문에 열차 두 편당 1명으로 줄였다는 게 운영회사의 설명입니다.

다른 열차에 있던 안전원이 부랴부랴 달려와 대피 안내를 할 때까지 승객들은 불안감에 떨어야 했습니다.

[이재선/김포도시철도지부 노조위원장 : "(가장 큰 문제는)아무래도 인력 부족이죠. 안전이라는 게 안전 설비도 중요하지만, 안전 인력이 제일 중요한 건데."]

김포시 관계자는 운영사 김포골드라인과의 위탁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며 시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김포도시철도는 하루 평균 6만 명이 이용합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 황종원/영상편집:김형기/화면제공:시청자 이근범 최보라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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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시민 6백 명 탄 열차에 안전요원도 없었다
    • 입력 2020-12-22 19:37:51
    • 수정2020-12-22 19: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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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저녁 퇴근길에 김포도시철도 열차가 갑자기 멈춰 시민 6백여 명이 철로를 걸어 대피하는 일이 있었고, 저희가 뉴스로 전해드렸습니다.

신속한 안내 방송도 없었고, 원래 있어야 할 안전 요원도 열차에는 없었습니다.

방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퇴근길 시민들을 태운 열차가 갑자기 멈춰 섰고,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1시간 넘게 열차 안에 갇혀야만 했습니다.

결국, 6백여 명의 승객은 선로 한가운데 설치된 대피로를 2킬로미터 가까이 줄줄이 걸어서 인근 역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최윤서/경기도 김포시 : "안에 사람들은 당연히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니까 혼란스러워하고, 저 같은 경우에는 그래서 바로 119에 구조 요청을 했어요."]

김포도시철도는 기관사 없이 무인 자동 시스템으로 운행합니다.

열차를 조종하는 '종합제어장치'에 오류가 생겨 이번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김포시 설명입니다.

제어장치가 고장 나면, 전원 공급이 끊겨 수동 운전을 할 수 없고, 양촌역에 있는 종합관제실에서 원격으로 안내방송을 하더라도 열차에 시시각각 전달될 수 없습니다.

[성욱재/경기도 김포시 : "(방송은 나왔어요?) 한참 있다가 15분 후에 지금 차가 고장 나서 못 간다고 방송밖에 없었어요. 그것도 조그마하게. 별로 들리지도 않게."]

이런 상황에 대비해 모든 열차에 안전 담당자가 각각 1명씩은 타고 있어야 하는 게 계약 당시부터 원칙으로 돼 있지만, 사고 열차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성 때문에 열차 두 편당 1명으로 줄였다는 게 운영회사의 설명입니다.

다른 열차에 있던 안전원이 부랴부랴 달려와 대피 안내를 할 때까지 승객들은 불안감에 떨어야 했습니다.

[이재선/김포도시철도지부 노조위원장 : "(가장 큰 문제는)아무래도 인력 부족이죠. 안전이라는 게 안전 설비도 중요하지만, 안전 인력이 제일 중요한 건데."]

김포시 관계자는 운영사 김포골드라인과의 위탁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며 시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김포도시철도는 하루 평균 6만 명이 이용합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 황종원/영상편집:김형기/화면제공:시청자 이근범 최보라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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